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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 194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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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 미국 |
대표작 | 「Breezin'」(1976) |
아티스트와 엔터테이너의 지위는 많은 경우 서로 충돌을 일으킨다. 아티스트에는 존경과 경의의 의미가 담겨있는 반면 엔터테이너에서는 그것들이 거세된 채 우리식 표현으로 하면 소위 '딴따라' '광대'의 의미만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쩌면 인기와 성공에 대한 질시어린 반대급부일 수도 있겠다.
조지 벤슨은 바로 그 점에서 가장 큰 논란을 야기했거나 가장 크게 평가절하된 뮤지션이다. 그는 아티스트라는 칭호를 얻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는 재능과 실력을 갖춘 인물이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의 능력이 상업성 또한 놓치지 않았던 탓에 평단으로부터는 대체로 박한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협소한 분야에서 일로매진하며 아티스트의 영역에 머물기에는 너무나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신이 그에게 내린 축복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신이 그의 재능을 시기한 저주이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은 이렇게 말했다. "그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나는 그저 '놀라운'(Amazing)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내가 하나를 가진 뮤지션이라면 그는 모두를 가진 뮤지션이다. 그의 기타리스트로서의 재능은 아무리 질투하지 않으려 해도 그럴 수가 없는데, 게다가 그는 보컬리스트로서의 능력까지 갖추었다. 내가 아는 한 그와 같은 뮤지션은 없다."
팝과 R&B, 소울, 재즈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폭넓은 음악성을 구현한 전천후 아티스트로서, 뛰어난 기타리스트이자 스캣 싱잉에 능한 유능한 보컬리스트로서, 또 수많은 명곡을 써낸 탁월한 송라이터로서 반세기 넘게 그가 펼쳐온 활약상은 그야말로 눈이 부시다.
아무리 질투하지 않으려 해도 그럴 수가 없는 재능
조지 벤슨은 1943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 때 아버지가 선물한 우크렐레를 처음 잡았고 여덟 살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열 살 때 이미 뉴욕의 RCA-빅터사에서 첫 번째 싱글인 〈She Makes Me Mad〉를 녹음했을 만큼 그의 천재성은 일찍부터 번뜩였다.
찰리 크리스천, 웨스 몽고메리(Wes Montgomery, 1923~1968), 케니 버렐(Kenny Burrell) 등 초창기 재즈 기타의 명인들이 그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다. 하지만 그는 머무르지 않고 영역을 넓혀갔다. 오르간 연주자 잭 맥더프(Jack McDuff)와 교류하며 재즈 연주법을 확장해 나갔고, 컨트리 재즈 기타리스트 행크 갈란드(Hank Garland, 1930~2004)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행크 갈란드는 초창기 그의 기타 영웅 가운데 한 명이었다.
조지 벤슨은 스무 살 무렵 이미 '보스 기타'(Boss Guitar)라고 불리던 재즈 기타의 거장 웨스 몽고메리의 뒤를 이을 정통 재즈 기타의 계승자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사람들은 그 기대를 모아 그에게 '뉴 보스 기타'(New Boss Guitar)라는 칭호를 부여했다. 스물한 살 때인 1964년 처음 자신의 리더작으로 발표한 앨범의 제목도 「The New Boss Guitar of George Benson」이었으니 그만큼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1968년 웨스 몽고메리가 세상을 떠나자 조지 벤슨에게 거는 재즈계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그해 조지 벤슨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앨범 「Miles in the Sky」의 녹음에 참여해 탁월한 감각과 뛰어난 테크닉을 뽐냈고, 1974년에 발표한 앨범 「Bad Benson」이 빌보드 재즈차트에 오르면서 대중적으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진 앨범 「Good King Bad」(1975)와 조 패럴(Joe Farrell, 1937~1986)이 함께 한 「Benson & Farrell」(1976)이 거둔 소소한 성공을 지나 1976년 조지 벤슨은 마침내 최고의 순간에 도달했다. 바로 「Breezin'」이다. 「Breezin'」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플래티넘을 달성한 재즈 앨범으로 기록되면서 그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이 앨범에서부터 조지 벤슨은 기타리스트로서 뿐만 아니라 보컬리스트로서도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수록곡인 〈This Masquerade〉로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 부문을 수상하면서 생애 첫 번째 그래미 트로피를 품에 안기도 했다. 인지도가 급상승한 조지 벤슨은 1976년 미니 리퍼튼(Minnie Riperton, 1947~1979)의 투어에 기타리스트와 백업 보컬리스트로 동행했고, 스티비 원더의 앨범 「Songs in the Key of Life」 녹음에도 참여하며 활동반경을 넓혀갔다.
1978년 앨범 「Weekend in L.A.」의 수록곡 〈On Broadway〉로 다시 한 번 그래미 트로피를 손에 넣은 그는 1980년에 발표한 앨범 「Give Me the Night」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히트메이커로서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했다. 앨범은 빌보드 재즈 앨범차트와 R&B 앨범차트 정상에 올랐고, 퀸시 존스(Quincy Jones)가 프로듀스한 타이틀곡 〈Give Me the Night〉는 R&B 싱글차트 1위와 싱글차트(Hot 100) 3위에 오르는 호성적을 거두었다. 조지 벤슨은 〈Moody's Mood〉로 최우수 재즈 보컬상을 받는 등 「Breezin'」에 이어 다시 한 번 그래미 3관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조지 벤슨은 재즈에 머무르지 않고 나아갔다. 팝을 향한 구애의 몸짓도 멈추지 않았다. 초반기의 작품 가운데 비틀스의 작품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앨범 「The Other Side of Abbey Road」(1970)을 비롯해 〈White Rabbit〉과 〈California Dreamin'〉의 창의적인 리메이크가 실려 있는 「White Rabbit」(1973)은 록과 팝에 대한 그의 열린 자세를 잘 보여준다.
1980년대에는 컨트리 기타리스트 쳇 앳킨스의 앨범 「Stay Tuned」(1985)에 참여하고 퓨전 재즈 기타리스트 얼 클루와 함께 한 앨범 「Collaboration」(1987)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공동작업을 벌였다.
최근작으로는 2008년 알 재로(Al Jarreau)와 함께 발표한 「Givin' It Up」과 2011년 앨범 「Guitar Man」이 주목할 만하다. 「Givin' It Up」에는 알 재로의 히트곡을 조지 벤슨이 연주한 〈Mornin'〉을 비롯해 홀 & 오츠(Hall & Oates)의 원곡으로 폴 영(Paul Young)이 1985년에 빅 히트시킨 바 있는 〈Everytime You Go Away〉의 리메이크가 실려 있고, 그밖에도 실스 앤 크로프트(Seals and Croft), 마일스 데이비스, 샘 쿡,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 1915~1959), 존 레전드(John Legend) 등의 곡들이 리메이크되어 있는데, 이 앨범으로 조지 벤슨은 그래미 최우수 팝 듀오 협연상과 재즈 앨범상을 수상해 28년 만에 다시 그래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Guitar Man」 역시 장르를 가리지 않는 그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잘 보여주는 앨범인데, 여기에는 존 콜트레인의 〈Naima〉부터 비틀스의 〈I Want to Hold Your Hand〉, 스티비 원더의 〈My Cherie Amour〉,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 등이 재해석되어 실려 있다.
존경받아 마땅한 아티스트
조지 벤슨의 음악은 융합과 총화를 특징으로 한다. 재즈와 블루스의 기본은 물론 소울과 R&B에서 팝과 록, 힙합과 테크노, 라틴과 월드뮤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그의 음악 안에 담겨 있다. 명징한 기타 톤과 아름다운 멜로디 라인, 리드미컬한 스윙감은 조지 벤슨 기타의 핵심이다. 그는 리드 기타리스트로서도 뛰어나지만 리듬 기타리스트로서도 탁월하다.
만만치 않은 스피드로 펼치는 그의 솔로 애드립은 자유분방하다. 그의 기타 연주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옥타브 주법이다. 조지 벤슨은 유연한 옥타브 프레이즈로 솔로 연주를 진행하곤 하는데 이는 웨스 몽고메리에게 직접 영향을 받은 주법으로 멜로디컬한 맛을 살리는데 강점을 발휘한다.
조지 벤슨은 오랜 시간 아이바네즈 기타와 아주 특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아이바네즈는 이를 기념해 GB 시그너처 기타를 만들었고, 관계를 맺은 지 30주년을 기념해서는 GB 30주년 기념 특별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서 GB는 물론 George Benson의 약자이다.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1963~2012)의 히트곡 〈Greatest Love of All〉과 글렌 메데이로스(Glenn Medeiros)의 히트곡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가 조지 벤슨의 원곡이라는 것은 그의 팬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진정한 그의 팬이라면 그것이 그의 전부가 아니며 그의 본령이 재즈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가 진정 존경받아 마땅한 아티스트라는 사실에 흔쾌히 동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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