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사 속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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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 기요미즈데라(清水寺)

교토에서 한국 관광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이자 가을에 단풍이 아름다운 사찰인 기요미즈데라는 과거 백제에서 건너간 도래인(渡来人, 외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사람을 뜻함)이 건축한 사찰이다. 교토를 일본의 천 년 수도로 만든 장본인인 간무 천황(桓武天皇)은 아버지는 일본 사람이었지만 어머니는 백제의 무녕왕의 자손인 다카노노니이가사(高野新笠)였다. 이 간무 천황의 오른팔 역할을 한 일본 최초의 쇼군,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坂上田村麻呂) 역시 백제 귀족 출신의 도래인이었다. 이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가 간무 천황의 명을 받아 798년 기요미즈데라를 건축하였다. 기요미즈데라는 절벽 위에 전각을 세우면서 그 구조물과 지지대에 못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그 당시 기술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 건축물은 백제인의 풍부한 상상력과 기술이 만들어 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절벽에서 10m 정도 밖으로 튀어나온 부타이에서 바라보는 교토의 자연은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기요미즈데라(清水寺)

오사카 - 시텐노지(四天王寺)

시텐노지는 쇼토쿠 태자(聖徳太子)가 건립한 7대 사찰 중 하나이자 현존하고 있는 일본 최초의 사찰로 스이코 천황(推古天皇) 원년에 설립되었다. 스이코 천황은 일본의 첫 번째 여성 천황으로, 쇼토쿠 태자를 섭정으로 임명하였다. 쇼토쿠 태자는 불교를 융성하게 하였고 고구려의 혜자와 백제의 혜총 스님을 스승으로 모셨다.

시텐노지는 백제 기술자 3명을 일본에 데려와 지은 사찰이라 우리에게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남대문, 5층탑, 금당을 일렬로 배치한 것을 시텐노지 양식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백제의 건축양식이다. 시텐노지에는 2가지 볼거리가 있는데, 바로 금당과 오쿠텐(奥伝) 지하에 있는 2만 2천 개의 작은 불상들이다. 금당 바로 앞에 높이 약 40m의 5층탑이 있으며 과거에는 이 5층탑 꼭대기에서 오사카 시내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시텐노지(四天王寺)

나라 - 도다이지(東大寺)

불교 화엄종의 총본산이자 세계 최대의 목조건물인 다이부쓰덴이 있는 곳으로 쇼무 천황(聖武天皇)에 의해 743년 건축되었다.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일본 대표 건축물인 도다이지는 백제계 도래인의 후손인 양변(良辯), 승정(僧正)이 사찰 건설에 크게 공헌을 하였으며, 백제의 고승 행기(行基) 스님은 다이부쓰덴의 15m의 비로자나불상 건설을 위한 기금을 모으기 위해 전국을 다녔다. 현재 행기 스님의 동상이 긴테츠 나라 역(近鐵奈良驛) 앞에 위치하고 있어 도다이지 건설을 위해 동분서주한 행기 스님의 공헌을 인정하고 있다. 도다이지는 나라를 대표하는 사찰이자 관광지로 일본인의 오랜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관광객도 나라를 방문할 때 꼭 들를 정도로 인기 사찰이다. 백제인의 지혜와 열정이 담긴 곳이라고 생각하니 더 애착이 가는 사찰이다.

도다이지(東大寺)

오사카 - 쓰루하시(鶴橋)

오사카 속 작은 한국이라 불리는 쓰루하시는 우리나라 근대사의 아픈 역사와 맥을 같이 하는 곳이다. 1920년대 쓰루하시 부근의 히라노(平野) 운하를 건설할 때 강제 징용되어 끌려온 사람들이 광복이 되어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에 정착하여 터전을 잡으면서 작은 코리아 타운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광복 후에도 오사카에서 무역을 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쓰루하시 역 옆의 쓰루하시 시장에서는 한국 음식 그대로를 맛볼 수 있어서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현지 일본인들도 이곳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에서 시작되었지만 한국 관광객들이 관광 코스로만 알고 있고, 이곳에 서린 아픈 역사는 점점 잊혀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