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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바마(Barack Obama, 1961~) 대통령의 흉상이 3D 프린터로 제작됐다. 2014년 말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3D 디지털팀은 이 작업을 위해 특수 제작한 발광 다이오드(LED) 조명 50개와 광각 카메라 여섯 대 등 첨단 장비를 활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자신의 초상을 3D 프린팅 기법으로 제작한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2013년 연설에서 3D 프린터를 ‘제3의 산업 혁명’이라고 표현하는 등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킬 핵심 기술로 강조했다.

프린터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텍스트나 이미지로 존재하는 데이터를 종이 위에 인쇄하는 기계를 말해왔다. 하지만 3D 프린터는 말 그대로 3차원 설계도를 입체적인 물건으로 만드는 첨단 기계다.

3D 프린터는 이미 30년 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980년대 초반 미국 ‘3D 시스템스사’에서 플라스틱 액체로 3D 인쇄를 하는 프린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러나 3D 프린터의 보편화는 세계 최대 3D 프린터 회사인 스트라타시스가 주도했다. 스트라타시스의 3D 프린터의 발명은 바로 ‘폴리에틸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88년 스트라타시스의 창업자 스콧 크럼프(Scott Crump)는 부엌에서 딸에게 줄 장난감을 만들고 있었다. 그는 폴리에틸렌과 왁스를 섞은 혼합 물질을 글루건에 채워 한 겹씩 덧대면서 모양을 만들었다. 이것이 3D 프린터 방식의 시초가 되었고, 특허를 내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주목할 점은 화학 분야가 3D 프린터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3D 프린터 잉크의 재료는 대부분 폴리에틸렌, 폴리염화비닐, 폴리락틱산, ABS 수지 등의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가 활용된다.

3D 프린터는 크게 ‘쾌속 조형 방식’과 ‘컴퓨터 수치 제어 조각 방식’이라는 두 가지 원리로 3D 설계 도면을 실제의 물체로 만든다. 쾌속 조형 방식이란 아주 얇은 레이어를 한 층씩 쌓아서 모양을 완성해나가는 공법이다. 이때 레이어의 두께가 얇을수록 물체는 정교해진다. 최근 3D 프린팅 기술로는 시간당 2~3센티미터 높이로 쌓아 올릴 수 있다. 레이어를 겹쳐나가는 방식의 프린터에는 파우더, 액체, 실 형태의 잉크가 들어간다. 3D 프린터로 출력된 인쇄물은 경화제에 담군 뒤에 건조 과정을 거쳐 최종 완성된다.

덩어리를 깎아 모양을 만들어내는 컴퓨터 수치 제어 조각 방식은 레이어를 겹쳐서 인쇄하는 방식보다 곡선 부분이 매끄럽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음각 부분 성형이 어렵고, 한 가지 색상으로만 출력된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정교함이 필요한 인쇄는 쾌속 조형 방식을 활용한다.

3차원 프린터의 애초 목적은 시제품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제품 설계와 디자인이 완료되면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기 전에 미리 샘플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이렇게 시제품을 만들면 실제 제품으로 제작되었을 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파악하기 쉽다.

현재는 3D 프린터의 인쇄 결과물이 정교성과 완성도가 진보되고 있어서 단순히 시제품을 위한 샘플 출력물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까지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