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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시점에 유럽은 동양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통상로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런 새로운 통상로의 개발은 의외의 선물을 유럽 세계에 안겨주었는데 다름 아닌 신대륙의 발견이었다. 통상로를 찾기 위한 항해에서 지도상에 나타나 있지 않은 뜻밖의 대륙을 발견해낸 것이다.

콜럼버스가 발견한 아메리카 대륙을 필두로 아프리카, 대서양과 태평양의 크고 작은 섬들이 새롭게 유럽에 귀속되면서 유럽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새로운 영토, 그리고 풍부한 노동 인력을 확보했고, 이를 토대로 급속하게 발전해나갔다.

그렇다면 왜 이런 지리상의 발견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요인일 것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동방에서 주로 생산되는 향신료나 보석, 금과 은, 면 등에 대한 수요가 급속하게 늘고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통상로는 위험이 많을 뿐 아니라 이마저 이탈리아 상선들이 독점하고 막대한 중간이득을 취하고 있었다.

몰루카 제도를 그린 1529년의 지도

왼쪽은 포르투갈, 오른쪽은 스페인의 세력권을 묘사한 것이다. 마르코 폴로의 책은 새로운 항로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망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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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자기 나라만이 알고 있는 또 다른 항로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그러자 국가적 차원에서 항로 개척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졌으며 수많은 모험가와 항해가들이 이런 지원을 받아 신항로 개척의 길에 올랐다. 특히 스페인, 포르투갈 등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국가들은 영토 확장과 자원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꾀했다.

그러나 신항로 개척이 가능했던 것은 이런 욕구를 뒷받침해주는 제반 여건이 성숙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리학의 눈부신 발전과 항해술의 진보였다. 이런 발전을 통해 지도와 해도(海圖)를 정확하게 그릴 수 있게 되었으며 나침반을 이용한 장기 항해도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범선의 조선 기술이 발전하여 보다 크고 빠르며 안전한 범선이 만들어졌다.

특히 지구의 형태에 대한 오랜 잘못된 관념들이 깨지면서 적극적으로 원양 항해가 가능해졌다. 과학의 발달로 지구구형설(地球球形說)이 널리 퍼지면서 육지가 아닌 해로를 통한 여행의 가능성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예전까지 지구가 사각의 형태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지구의 끝에 도달하면 모두가 지구 밖으로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런데 지구가 둥글다는 것이 증명되어 계속 항해하면 자신이 목적한 곳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이다. 이렇게 신항로 개척에 대한 욕구가 팽배해진데다 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제반 여건들이 발전함으로써 유럽 각국은 지리상의 발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