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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호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이유

역사 사건 미스터리

타이타닉호가 어떻게 침몰했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한 학자들은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그야말로 우연에 우연이 겹쳤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우선 타이타닉호가 빙산과 충돌할 당시인 1912년 4월 14일은 달이 뜨지 않았다. 만약에 달이 떠 있었다면 해면 감시원 두 명이 배 옆에 떠다니는 유빙 조각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바람이 불었다면 빙산에 부딪혀 파도가 부서질 때 생기는 거품이 희미하게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하늘엔 달도 없었고 바다는 죽은 듯이 고요했다.

둘째, 추운 날씨임에도 해면 감시원들이 임무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해면 감시원 플리트는 빙산을 발견하고 선교에 비상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이것이 불운한 일이었다. 학자들은 선교에 비상 연락을 취하지 않았더라면 타이타닉호는 빙산에 정면충돌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정면충돌했다면 피해는 격실 두 개 정도가 부서지는 선에서 그쳤을 것이다. 타이타닉호는 훨씬 덜 기울어짐으로써 격벽이 물에 잠기지 않았을 것이다. 다소 부상자와 사망자가 생겼을 수는 있었겠지만 적어도 침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셋째, 선체를 유황 함량이 낮은 철판으로 만들었다면 구부러지거나 늘어나기는 했겠지만 깨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쇠못이 느슨해지고 이음새가 벌어지면서 물이 쏟아져 들어왔을 것이다. 또한 철판이 거대한 에너지를 흡수해 배는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거나 빙산에 튕겨 나왔을 것이다. 이 충돌로 타이타닉호는 거의 치명적인 피해를 당했겠지만 구조선이 도착할 때까지는 가라앉지 않았을 것이다. 빙산은 배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부서지기 쉬운 철판에 손상을 입혔다. 우연하게도 빙산이 타이타닉호의 가장 취약한 지점을 건드린 것이다.

타이타닉호 중앙부를 자른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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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타이타닉의 침몰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발표됐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이유는 선원들의 착각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주 좋다(Good as Gold)』라는 책을 보면 타이타닉호 생존자인 이등 항해사 찰스 라이틀러는 “배가 빙산을 발견한 뒤에도 충분히 피할 수 있었지만 조타수의 조종 실수로 충돌했다”라고 말했다.

치명적인 실수는 시대 상황과도 관련된다. 당시는 범선에서 증기선으로 옮겨가는 항해의 전환기였다. 이에 따라 조타 체계가 바뀌는 상황이었다. 구식 범선에서 쓰는 ‘틸러(Tiller) 명령법’에서 “우현으로”라는 지시는 ‘운전대를 왼쪽으로 돌리라’는 뜻이었지만 신식 증기선에서 쓰는 ‘러더(Rudder) 명령법’에서는 ‘오른쪽으로 돌리라’는 의미였다.

우려했던 상황이 타이타닉호에 닥쳤다. 사고 당시 일등 항해사는 약 3.2킬로미터 앞에서 빙산을 발견하고 틸러 명령법으로 “우현으로”를 외쳤다. ‘왼쪽으로’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긴장한 조타수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 바람에 배가 빙산에 부딪혀 구멍이 났다. 이런 사실은 침몰 직전 열린 고위 승무원 회의에 라이틀러가 직접 들은 말이지만 회의 참석자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그는 사실을 숨겼다. 선주가 배상 책임에 내몰려 파산하면 동료들도 직장을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달되지 않은 열쇠가 타이타닉호의 비극을 초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망루에 있던 선원이 망원경 없이 근무했는데, 2등 항해사 데이비드 블레어가 출항 직전에 망원경이 든 사물함 열쇠를 후임자에게 전달하는 걸 잊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망루에 올라간 선원은 맨눈으로 바다를 살펴야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문제의 열쇠 예상 가격이 무려 7만 파운드나 된다는 점이다.

선원들이 망루에서 사용할 망원경이 들어있던 사물함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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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호의 명성은 영화 〈타이타닉〉의 성공 등에 힘입어 더욱 높아졌다. 특히 밸라드가 예상한 대로 타이타닉에서 회수한 유물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자 타이타닉 발굴팀은 타이타닉호에 있는 유물을 로봇으로 회수하겠다는 계획을 수정해 타이타닉호 동체 자체를 인양하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침몰한 타이타닉호와 똑같은 대형 여객선을 건조하겠다는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타이타닉이 인간에게 준 충격이 얼마나 거대했는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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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로버트 개넌,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비밀」, 『리더스다이제스트』, 1995년 10월.
  • ・ 전병근, 「타이타닉 침몰, 빙산이 아닌 조타수 실수 탓」, 『조선일보』, 2010년 9월 25일.
  • ・ 김화영, 「타이타닉 열쇠, 이 열쇠만 있었어도 침몰 막았다」, 팝뉴스, 2007년 8월 29일.

이종호 집필자 소개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페르피냥 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Dr. Ing.)와 '카오스 이론에 의한 유체이동 연구'로 과학국가박사(Dr. d..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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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와 진실, 전설편
미스터리와 진실, 전설편 | 저자이종호 | cp명북카라반 도서 소개

에덴동산에서 타이타닉까지 고대 전설에 얽힌 세계 미스터리의 진실과 거짓을 밝힌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에 입각하여 동서양을 넘나들며 신과 인류가 남기고 간 수많은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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