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난산과 역산을 예방하여 성공적인 자연 분만에 이르도록 도와줄 수 있는 한의학적 방법들엔 무엇이 있을까? ≪동의보감·부인문≫에서는 난산의 원인과 순산에 사용되는 처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기혈이 허약한 임신부가 9~10개월이 된 때에 조리를 잘하지 못하였거나, 너무 지나치게 안일했거나, 너무 살이 쪄서 기혈이 몰리는 이유 등으로 태아가 잘 돌지 못할 때에는, 수태지감산(瘦胎枳甘散), 불수산(佛手散), 익모환(益母丸), 축태환(縮胎丸) 등의 약을 먹으면 쉽게 해산한다.”

우리 조상들에 비해서 임신 중에 활동량이 적고 체중 증가량이 많은 현대의 임신부들이 참고해야 할 이야기이다.

《동의보감》에서 밝힌 것처럼 한방에서는 막달에 달생산, 불수산 등의 순산 처방을 하여 순산을 돕고 있다. 아두골반불균형의 경우에도 산모의 체질에 맞게 달생산 등의 순산 처방을 적절히 복용하면 좋다. 이것은 태아의 부종을 제거해 아두를 약간 줄이고, 산모의 골반이 좀 더 잘 벌어질 수 있게 도와줘 자연 분만을 가능하게 한다.

아두골반불균형: 임신부의 골반이 태아의 머리에 비해 너무 작아서 태아가 산도를 통과하기 어려운 경우로, 대부분 제왕절개 수술을 하곤 한다.

실제 41명의 초산모를 대상으로 달생산을 투여한 필자의 양·한방 협진 연구결과 달생산은 진통시간을 3시간 가까이 줄여 순산을 도왔고, 산모들의 산후비만 예방에도 도움을 주었다.

그러므로 고령 임신, 산모의 비만, 산모의 기력 저하, 아두골반불균형과 같은 이유로 정상적인 자연 분만이 어려운 경우에는 분만 전에 미리 한의사의 진찰을 받는 게 좋다. 원인과 체질에 맞는 적절한 순산 처방을 복용하면, 충분히 난산을 예방하고 성공적으로 자연 분만을 할 수가 있다.

순산 처방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순산 처방은 태아의 신체발육이 모두 끝난 임신 38주 이후 즉, 분만예정일에 임박하여 복용한다. 또한 이미 수백 년간 안전성이 검증된 처방이기 때문에 태아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다. 따라서 한약이 혹여 태아에게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만출력 이상에 의한 난산으로 정상적인 질식 분만이 어려운 경우 중에는 활성기로의 이행이 지연되는 ‘천연 장애’라는 것이 있다. 천연 장애는 자궁경관 개대나 선진부 하강 속도가 정상 분만 과정에 비해 느린 경우를 말한다. 시간당 경관 개대가 초산부에서 1.2cm 이하, 경산부에서 1.5cm 이하이거나 시간당 선진부 하강이 초산부에서 1cm 이하, 경산부에서 2cm 이하인 경우에 천연 장애라고 진단한다. 이러한 천연 장애인 경우에 한의학에서는 ‘여신단(如神丹)’이라고 하는 외용약을 배꼽에 붙여 난산을 치료하는데, 이 방법 역시 필자의 양·한방 협진 연구논문에서 탁월한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한방 순산 처방약
→ 달생산: 임산부의 기혈을 보호하고 양수에 불어 있는 태아를 매끄럽게 해서 쉽게 해산할 수 있게 하는 약으로, 산달에 20여 첩을 복용하면 쉽게 아이를 낳고 병이 없다고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다.
→ 불수산: 《동의보감》에 따르면 산달에 불수산을 복용하면 태아가 작아져 쉽게 아이를 낳을 수 있고, 난산의 우려가 사라진다고 한다.
→ 여신단: 파두, 피마자 등을 짓이겨 고약을 만들어 배꼽에 붙이면 곧 태아가 나온다고 《동의보감》에 소개되어 있다.

또 하나의 예를 살펴볼까? 태아의 위치는 원래 머리가 자궁경부를 향하는 두위(頭位)가 정상이다. 정상이 아닌 위치는 대부분 난산을 불러올 수 있다. 흔히 ‘아기가 거꾸로 있다’는 것이 둔위인데, 둔위는 이상 태위 중 가장 빈도가 높다. 태아의 위치가 올바르지 않은 횡산이나 역산인 경우, 한의학에서는 새끼발가락에 있는 ‘지음(至陰)’이라는 혈자리에 뜸을 뜨거나 침을 놓아서 태아의 위치를 정상으로 돌려 순산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활발히 활용되지 않는 방법이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증명한 논문들을 발표한 바 있다.

원인과 체질에 맞게 분만 전과 분만 중에 순산 처방이나 침과 뜸, 외용제를 적절히 활용하면 난산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성공적으로 자연 분만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분만 시에 ‘삼음교(三陰交)’ 등의 특정 혈자리에 지압이나 자침을 시행해, 통증의 감소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여기에 만약을 대비해 출산 체조, 호흡법 등을 꾸준히 연습한다면 성공적으로 자연 분만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김성준 집필자 소개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겸임교수이며 아토월다산한의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처

행복한 임신, 건강한 출산
행복한 임신, 건강한 출산 | 저자김성준 | cp명시공사 도서 소개

동양 및 서양의학 최고 전문의 11인이 전하는 임신과 출산 정보! 불임에 대비하는 법, 개월별로 알아보는 산모와 태아의 변화, 산후조리, 모유 수유 등 임신과 출산의..펼쳐보기

전체목차
두 번째, 건강한 임신 생활을 위한 맞춤 케어 한눈에 쏙! 개월별로 알아보는 태아와 엄마의 변화 임신 중 생기기 쉬운 피부 트러블 꼼꼼하게 준비하는 구강 관리 터놓고 말하는 변비와 항문 질환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산전 · 산후 운동
전체목차
TOP으로 이동


[Daum백과] 한방순산법행복한 임신, 건강한 출산, 김성준, 시공사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