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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가족심리백과

분석심리학

심리분석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우칠 수 있을까요

심리상담 참고사례
가끔은 돈 벌고 자식 낳고 사는 것 외에 좀 다른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막연하게 우울하고 공허한 느낌이 듭니다. 종교와는 좀 다른 포괄적인 무언가를 알고 싶습니다.

젊은 시절 목표한 바에 따라 바쁘게 열심히 사는 청춘들의 경우 대부분의 에너지가 외부세계를 향합니다. 이 시기는 의존적이고 무력한 어린아이에서 독립적인 어른이 되어 정글 같은 사회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고 노력하는 때입니다. 앞 사례의 주인공은 사회에 적응하려는 노력의 과정에서 잠시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것인데, “좀 더 포괄적인 무언가를 알고 싶다”라는 그의 소망은 분석심리학의 관점에서 자기실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융이 정립한 분석심리학에는 페르소나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페르소나는 ‘탈’이나 ‘가면’으로 번역될 수 있는데, 외부세계를 향한 행동양식이자 세상 속에 자리매김한 개인의 위치와 역할을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가 아니고 타인에게 ‘보여지는 나’를 더 크게 보는 것이 페르소나입니다. 우리는 각자 ‘여자’ ‘남자’ ‘직장인’ ‘남편’ ‘엄마’ ‘아들’ 같은 여러 페르소나를 만들어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참 성장하는 시기에는 자신의 페르소나를 만들어나가느라 여념이 없지만, 지나치게 페르소나에 빠져 그것에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면 중년에 들어서 점차 지치고 회의에 빠집니다. 사례의 주인공은 사회에서 부여된 역할에 빠져 사느라 자기 내면의 세계를 방치했던 것이고, 무의식은 이것을 보상하기 위해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의미로 우울증에 빠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무의식은 자율성이 있어서 자신만의 법칙대로 흘러가는데, 의식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칠 경우 무의식이 경고하거나 여러 가능성을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무의식이 우리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찾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죠.

인간은 하나의 완전한 존재로 살아가기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서, 지나치게 페르소나에 치우치면 무의식 속에 들어 있는 완전체로서 존재하려는 힘이 작용합니다. 이것이 바로 자기원형의 기능인데, 누구나 무의식에서는 전체로 존재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전체로서의 나’는 딱 떨어지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논리적이면서도 비논리적인 대극의 합일 같은,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이렇듯 자아가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전체로서의 나를 실현하는 과정을 분석심리학에서 자기실현이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는 의식과 무의식을 통합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치 종교에서 말하는 득도의 과정처럼 느껴지겠지만, 실제 분석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실현은 그저 보통사람이 되는 길입니다. 평범하고 단점 많은 보통의 인간으로 보일지 모르나 자기가 하나로 일치되어 있다는 면에서 강한 존재가 되는 것이죠. 그렇다고 완전한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상대적으로 온전한 상태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다른 정신분석이론에 비해 융의 분석심리학은 동양의 음양설을 닮아서 친숙합니다. 융은 무의식과 인간심리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종교나 신화와의 관련성과 그것들의 중요성을 밝히게 되었고, 공시성 등을 연구하면서 예지나 점성술까지도 포괄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론에는 종교적인 색채나 신비주의 경향이 많이 보입니다. 그의 이론은 실제 종교나 신화학, 문화인류학 및 여러 문화 현상 등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흔히 쓰이는 MBTI라는 심리검사가 바로 분석심리학의 이론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MBTI는 융의 심리유형론에 근거해 일상생활에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자기보고식 성격유형지표인데, 인간의 다양한 행동이 무질서해 보여도 각자가 인식(Perception)하고 판단(Judgement)하는 과정에서 특정경향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일관된 특성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분석심리학에서는 반드시 심리분석을 통해서만 자기실현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며, 지나치게 페르소나, 즉 외적 세계에서의 역할에 매몰되지 않고 무의식의 내용을 의식화함으로써 자기실현이 가능해진다고 봅니다. 무의식 속에는 자아의 짝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림자가 존재합니다. 자아의 어두운 측면이죠. 지나치게 선하고 올바른 자신을 강조하면 악한 그림자 또한 강해져서, 어느 틈에 악한 충동에 사로잡혀 행동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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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히 살아왔다고 자만할 필요도 없고, 편협하게 살아왔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열심히 자기실현을 향해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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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심리백과 | 저자송형석 외 4인 | cp명시공사 도서 소개

정신과의사 10명이 수십 년간 진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내담자들의 다양한 고민거리들을 생애 단계별로 나누어 구성했다. 특히 부모로서 자녀에 대해 갖게 되는 걱정..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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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가족심리백과 1장. 어린아이와 부모의 문제
2장. 초등학생자녀의 문제
3장. 중고생 자녀의 문제
4장. 청년의 문제 5장. 중장년의 문제
6장. 노인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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