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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장애(anxiety disor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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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원인이든 과호흡으로 인해 앞 사례의 주인공 같은 증상을 경험하는 것을 과호흡증후군^각주1) 이라고 합니다. 폐의 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같은 호르몬 이상 또는 약물 부작용으로도 나타날 수 있기에, 처음 나타났을 때는 내과적인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 사례처럼 명확한 스트레스가 있고, 두근거리는 심계항진 증상과 손저림, 두통, 불안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운동으로 인해 증상이 소실되는 경우라면, 내과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문제인 경우가 많죠. 여기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과호흡증후군에 대해서만 알아보겠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아 흥분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스트레스호르몬이 분비되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됩니다. 스트레스호르몬은 생존을 위해 도망치거나 움직여야 한다는 신호를 매개하는 호르몬으로, 호흡을 빨리 하도록 유도합니다.(갑자기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 엄습해 응급실에 내원하였습니다 참조) 심장근육과 달리 호흡근은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근육이므로, 스트레스호르몬과 활성화된 교감신경은 우리가 조급함을 느껴 호흡운동을 빨리 하게 합니다.

급한 마음에 너무 빨리 호흡운동을 하게 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와 이산화탄소는 농도가 적당한 비율로 유지되어야 하는데, 실제 몸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호흡만 오르게 되면 산소의 농도가 올라가고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내려가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초래되죠. 이러한 비정상적 농도는 전신에 영향을 미쳐 손발 저림, 어지러움, 감각 이상, 가슴 통증, 시각 이상, 근육 긴장 소실, 두통, 실신 등의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장면으로 애지중지 키운 재벌집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며느릿감을 데리고 왔을 때 어머니가 뒷목을 부여잡고 기절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로 발생하는 증상인 것입니다.

과호흡증후군은 불안해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선 아무리 급한 마음이 들고 호흡에 대한 압박감이 느껴지더라도 천천히 호흡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호흡을 잠깐 멈추는 것이 증상 호전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한 유명만화에서는 과호흡증후군 상황에서 키스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호흡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할 수 있으므로 낭만적이고 효과적인 응급처치가 될 수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호흡을 늦추는 것이 힘들다면, 마스크를 쓰거나, 손으로 입을 막거나, 비닐봉지에 대고 호흡하는 방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비닐봉지에 대고 호흡하면 자신이 내뱉은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함으로써 낮아진 이산화탄소 농도를 정상화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너무 오랜 시간 비닐봉지를 대고 있거나 봉지 주변의 압박을 심하게 하면 저산소증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이때 급한 마음에 손발을 마사지하는 조치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인공호흡을 하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과호흡증후군이 여러 번 반복된다면,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의 관리에 대해 고려해야 합니다. 반복되는 증상을 방치하면 상황은 악화되게 마련이죠. 증상이 심해져 과호흡증후군이 공황발작이 되고, 결국 공황장애(Panic Disorder)^각주2) 로 진행되는 경우도 흔히 관찰되곤 하거든요.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는 약물치료는 효과가 좋은 편으로, 환자가 여유를 가지고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게 해줍니다. 평소 복식호흡이나 명상, 요가 등에 관심을 가져 능동적으로 느리고 여유 있는 호흡을 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