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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가족심리백과

아이가 자꾸 화를 내서 매번 다투게 됩니다

중고생자녀 심리상담 : 가족과의 관계

노인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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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문의내용
아이와 크게 싸웠습니다. 온종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뒹굴어서 “너 이런 식으로 하려면 차라리 집을 나가라”라고 했더니 갑자기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욕을 하더군요. 어릴 때부터 말 잘 듣고 순종하며 자라온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이자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춘기라고 넘어가기엔 너무나 괴롭습니다.

10대들은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분노하곤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어떤 논리적 이유가 있어서 그럴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불만이 있는지, 고민이 무엇인지 자꾸 묻게 되지만, 언어능력이 잘 발달되지 않은 아이 입장에서는 그 질문조차도 짜증이 날 뿐이죠. 아이가 이러한 충동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사춘기가 되면 성인의 신체상태를 갖추기 위해 호르몬에 변화가 생기는데, 특히 성호르몬의 변화가 급격해서 남자아이의 경우 남성호르몬 분비량이 100배나 증가할 정도입니다. 이 테스토스테론이 영향을 주는 부분 중 하나인 편도체는 분노와 공포를 담당하는 곳으로, 남자아이들은 이 부분이 너무 과활동되어 별일 아닌 일에도 쉽게 공격적 태도를 취합니다. 여자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이런 점은 덜하지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자극하여 자신에게 상처가 된 한마디를 잊지 못하고 기억한 채 공격적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됩니다.

사춘기에는 호르몬 외에도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큰 변화가 일어나, 기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세로토닌, 활력과 에너지를 주는 노르에피네프린, 기분 좋은 감정을 주는 도파민 등이 급격하게 변동하며,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이 아직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순간의 판단이 미숙한 경우도 많습니다. 사소한 자극이나 변화에도 극단적인 분노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부모들은 아이들의 특성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고, 분노 뒤에 있는 어떤 의도나 부정적인 감정을 과도하게 상상할 필요는 없습니다.(우울증에 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참조)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아이가 크게 분노하는 경우 가장 적절한 대처법은 ‘화내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의 평정은 모든 종류의 분노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들이 분노할 때는 분노 자체보다는 그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부모가 꾸짖을수록 아이는 분노한 상대방이 자신에게 화내는 것을 보면서 ‘역시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라고 생각하거나, ‘엄마, 아빠가 나를 미워하니까 나는 이제 내 마음대로 살겠다’라는 정당성을 부여하게 되어, 아이의 잘못된 의도가 더 강화되고 사태는 더 악화되기도 합니다.

상대가 분노할수록 이쪽은 침착하게 대응하여 상대방의 페이스를 누그러뜨려야 합니다. 분노 자체가 약자가 강자에게 대항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흥분상태에 빠지는 것이므로, 부모가 강자로서 아이를 이기려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찬찬히 상대를 설득하려고 해야 합니다.

만약 아이의 분노가 너무 심해 도망치는 경우에도 “너 거기 서지 못해? 오늘 집에 못 들어올 줄 알아!” 같은 말은 삼가야 합니다. “화가 풀리면 들어와라. 너를 괴롭히려는 게 아니니까” 정도가 좋습니다. 임상에서도 다혈질의 아버지가 화를 내면 낼수록 아이는 “아버지가 무서워서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라며 가출에 가출을 반복해서 1~2년 뒤에는 부자, 부녀 관계가 회복되기 어려워지는 수준으로 악화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분노가 해결된 직후에는 아이에게 짧지만 단호하게 어떤 방식으로 감정을 처리했으면 좋겠는지 조언을 하고, 부모도 감정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을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약간의 경고를 덧붙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후 아이의 여러 가지 사전신호에 예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는 행동, 말투 등에서 사전에 불쾌한 감정을 자주 여러 번 표현하고 있으나, 부모가 그를 무시하고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부모도 사람이기에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아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분노는 자신이 예측하지 못한 불합리한 상황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아무리 기분 나쁜 상황이라도 미리 예측하고 있다면 인내하는 것이 아주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는 심리적 훈련 같은 것으로 아이가 나에게 어떻게 행동할지, 나는 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평소에 상상으로 대비를 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춘기는 부모가 감정조절하는 법을 가르치는 시기이기도 한데, 부모가 온화한 통제를 통해 모범을 보이게 되면 처음에는 직접적 효과가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아이가 이를 모방하고 학습하게 될 것입니다.(짜증이 많아지고 화가 나면 분노조절이 안 돼요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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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심리백과
가족심리백과 | 저자송형석 외 4인 | cp명시공사 도서 소개

정신과의사 10명이 수십 년간 진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내담자들의 다양한 고민거리들을 생애 단계별로 나누어 구성했다. 특히 부모로서 자녀에 대해 갖게 되는 걱정..펼쳐보기

전체목차
2부. 가족심리백과 1장. 어린아이와 부모의 문제
2장. 초등학생자녀의 문제
3장. 중고생 자녀의 문제
4장. 청년의 문제 5장. 중장년의 문제
6장. 노인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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