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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가족심리백과

사춘기가 되니 아이에게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중고생자녀 심리상담 : 가족과의 관계

사춘기(adolesc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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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문의내용
큰딸과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왔습니다. 여자애라 나름대로 거리를 두며 존중해주려고 하는데도, 아빠가 하는 말이라면 괜히 심술을 부리고 짜증을 내서 당황스럽습니다. 저도 가끔은 화가 나고, 이러다가 딸과 사이가 멀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사춘기에 진입할 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신체적 발육과 함께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으로, 이 시기에는 남자도 여자도 생식이 가능한 육체로 변하게 되어 성적 충동과 호기심이 증가합니다. 뇌의 변화, 정서적 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성적 성숙이 일어나고 성욕을 자각하는 시기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성욕의 발달은 이성과 자신의 몸에 대한 호기심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때 청소년들은 여태껏 자연스럽던 부모와의 신체적 접촉도 쑥스러워하게 됩니다. 이는 부모에 대한 자신의 애정이 성욕과 겹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에서 오는 것입니다. 부모와 거리를 두려는 시도는 자아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혹시나 모를 근친상간적 감정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동물의 경우 성적 발달이 일어나면 부모에게서 분리되어 독립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인간은 오랜 시간을 군집하여 사는 동물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사춘기에 진입했을 때 부모들은 성적 연상이 가능한 가슴, 배, 등, 엉덩이 등의 신체부위 접촉은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다 아이가 자신의 성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하면, 부모와의 신체접촉에 다시 안정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만약 사춘기 초기에 부모가 이런 감정을 무시해버리거나 부모가 아이의 행동이나 감정을 일일이 조절하려고 들면, 당장은 아이가 부모와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청소년기 아이는 근친상간적 불안에서 벗어나고자 자신의 성욕을 억압하게 되므로, 성적으로 자신이 없는 성인으로 자라나거나 아니면 성욕이 없는 아이 같은 상태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어머니가 극성으로 성인기까지 간섭한 남자나, 위에 누나가 많은 막내 남동생이 쉽게 결혼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을 겁니다. 근친여성들과의 지나치게 가까운 관계가 남성으로서의 성적 태도를 억압하게 되는 것이죠. 여성의 경우에도 독선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나 자아정체성이나 성적인 면이 모두 억압되어 불감증이 있거나 평범한 결혼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연스러운 포옹, 손잡기, 볼에 하는 입맞춤 등의 신체접촉 모두를 성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신경증적 반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에는 어릴 때처럼 부모와 뽀뽀하고 포옹하고 싶다는 생각과, 독립심이 커지면서 신체접촉을 하려고 하지 않는 생각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이에 따라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는 부모와의 스킨십을 원하지 않지만 집에서는 원하는 이중적 감정을 가지기도 합니다. 부모의 사랑과 애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 청소년은 사랑에 몹시 굶주려서 애정욕구가 지나친 사람으로 성장할 수도, 반대로 냉담해져서 배우자나 자녀에게 애정표현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는 격려, 이해, 신뢰, 사랑 같은 내적 지지와 함께 포옹, 외식, 선물 등의 외적 지지가 모두 필요합니다. 부모는 어렵더라도 아이의 감정을 잘 읽고 적절하게 접근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또 앞서 잠깐 얘기했듯이, 사춘기의 특성은 반드시 신체적 변화에서만 오는 것은 아닙니다. 아동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중간자로서 부모에게 의존하고 싶은 욕구와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는 데서 오는 정체성의 혼란이 이 시기의 심리적 특성입니다.

혼자 힘으로 걸으려는 아기가 부모의 손을 뿌리치고 발걸음을 떼는 것처럼, 사춘기 아이들은 혼자 힘으로 생각하고 느끼려고 부모의 정서적인 지지나 조언을 뿌리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아이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도록 사적인 영역을 인정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부모의 인내가 필요한데, 부모가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덩달아 화가 나기도 하고, 아이를 어떻게 통제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그럴수록 부모로서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의나, 성실, 정직 같은 주제들을 구체적이고 단순명확하게 설명하고, 자신들도 그것을 엄격히 지키는 것을 보여주면, 아이들의 반항적 행동이나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제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부모·자식 간의 가치관이 일치될 수 있기 때문에 서로의 갈등에 제약을 거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춘기 초반에 부모의 인내와 통제가 균형을 잘 이룬 경우, 늦어도 10대 중반 이후 관계가 긍정적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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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심리백과
가족심리백과 | 저자송형석 외 4인 | cp명시공사 도서 소개

정신과의사 10명이 수십 년간 진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내담자들의 다양한 고민거리들을 생애 단계별로 나누어 구성했다. 특히 부모로서 자녀에 대해 갖게 되는 걱정..펼쳐보기

전체목차
2부. 가족심리백과 1장. 어린아이와 부모의 문제
2장. 초등학생자녀의 문제
3장. 중고생 자녀의 문제
4장. 청년의 문제 5장. 중장년의 문제
6장. 노인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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