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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안전운전

하얗게 눈이 쌓인 예쁜 풍경을 보면서 운전자는 딱 3초 정도 행복하다고 한다. 길도 엄청 막힐 테고 차도 금세 더러워지고 미끄러운 눈길운전에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더구나 초보 운전자라면 눈길운전은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조심운전은 기본이고 위험상황에서의 적절한 요령도 미리 익혀서 안전하게 주행하도록 하자.

쌓인 눈 제거하기

밤새 내린 눈으로 차에 눈이 소복하게 쌓였다면 출발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시야 확보를 위해 눈을 치우는 일이다. 앞유리창은 물론 좌우 유리창과 뒷유리창, 지붕 위의 눈을 쓸어 없애줘야 한다. 야간이라면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를 덮은 눈도 제거해야 한다.

만일 기온이 낮아서 유리창 등에 눈이 얼어붙었다면 자동차용품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성에제거제’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가볍게 치울 수 있는 눈을 최대한 치우고 나서, 눈이 얼어붙은 부위에 성에제거제를 뿌려준다. 잠시 두었다가 플라스틱으로 된 주걱 같이 생긴 끌게로 긁어내면 쉽게 제거된다. 보통 끌게는 성에제거제와 함께 들어 있으며 따로 구입도 가능하다. 성에제거제가 준비가 안 된 경우라면 따뜻한 물로 일단 녹이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 자동차에는 앞유리 하단에 열선이 부착되어 있어 추운 겨울 눈과 함께 유리면에 붙어버린 와이퍼를 쉽게 떼어낼 수 있다. 앞유리 열선 스위치를 작동하고 5분 가량 기다리면 서서히 녹기 시작한다.

눈길 주행법

눈이 오면 곳곳에 길이 막히기 때문에 속도를 높여 주행할 상황은 거의 없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속도를 천천히 해서 차간거리를 평소보다 2~3배 정도 넓게 유지해야 한다. 반드시 서행해야 하며 특히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앞두고는 속도를 천천히 줄여 진입해야 한다. 또 눈길에서 차량을 출발시킬 땐 수동차량의 경우 1단이 아닌 2단으로 출발하는 것이 좋고 오토차량의 경우 수동모드로 바꿔 저단 기어로 출발하는 것이 좋다.

타이어 점검

눈이 쌓인 길을 운행할 땐 앞 차량의 타이어 자국을 따라 운전하는 것이 좋다. 쌓인 눈 사이의 타이어 자국은 차가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고 차가 지나간 길은 눈이 빨리 녹기 때문에 안전운행에 도움이 된다.

브레이크 밟는 법

눈길, 빙판길에서는 당연히 급제동을 삼가야 한다. 눈이 쌓인 도로에서 갑작스럽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쌓인 눈과 얼음 때문에 타이어가 헛돈다. 차가 제동력을 잃고 쉽게 미끄러지는 것으로 이럴 땐 되도록 엔진브레이크를 이용해서 기어의 단수를 천천히 낮추면서 감속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 출시된 자동변속기 차량의 경우 ＋/－ 쪽으로 변속레버를 옮겨서 수동모드로 바꾼 다음 계기판의 기어 단수를 알려주는 숫자를 확인하면서 － 방향으로 변속레버를 내려주면 엔진브레이크가 작동한다.

만약 차가 미끄러진다 싶으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에서 반드시 발을 떼고 저단기어로 변속을 해 엔진브레이크를 이용해 멈춰야 한다. 이때 특히 중요한 것은 핸들의 방향이다. 차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미끄러지더라도 핸들은 타이어의 스핀을 막기 위해 그대로 쥐고 있어야 한다. 당황해서 핸들을 꺾으면 미끄러짐이 심해져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연료와 워셔액

눈이 예상되는 날에는 연료를 가득 채워놓는 것이 좋다. 연료의 무게로 인해 차의 무게가 늘면 타이어의 접지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눈길에 덜 미끄러진다. 또 하나 가득 채워야 할 것이 바로 워셔액. 운행 중에 눈이 많이 내리면 워셔액을 뿌리면서 와이퍼를 작동시켜야 한다. 겨울철에는 얼지 않는 사계절용 워셔액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차 세차 및 언더코팅

눈길, 빙판길에 뿌려지는 염화칼슘은 운행에 도움을 주지만 차체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차체의 철판에 들러붙으면 녹이 슬거나 부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길주행 후에는 차 아래쪽 세차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너무 춥거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으면 가까운 셀프 세차장에서 차 아랫부분을 고압세차기로 간단하게라도 청소해주어야 한다. 특히 차량 하단의 부식은 기계장치의 수명과 관계있는 중요한 부분이라 눈길주행 후엔 반드시 세차를 해줘야 오래 탈 수 있다. 염화칼슘이 뿌려진 눈길을 달린 날엔 차체에 염분제거제를 뿌려놓고 5~10분 정도 두었다가 고압세차기에서 나오는 물로 충분히 씻어 헹구어주도록 하자.

참고로 현대 기아차에서는 눈이 많이 내리는 국가로 수출하는 차량에 부식을 방지하는 전체 방청작업을 기본적으로 한다. 하지만 내수용 차량에는 차량 바퀴와 가까운 부분과 차체 이음매 부분만 부식방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제조사에서의 보완이 어렵고 차체부식이 염려된다면 개인적으로 비용을 들여 언더코팅 시공을 따로 할 수도 있다. 언더코팅은 새 차 출고 직후나 부식이 차츰 시작되는 주행거리 1만km 이전에 시공하는 것이 좋다.

빗길 안전운전

빗길운전은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내외부 온도차로 김까지 서리면 앞도 잘 안 보이고 여러 가지 버튼 조작하느라 너무 바쁜 데다 보행자나 다른 차들이 잘 안 보여 긴장하며 운전을 하게 된다. 실제 빗길에는 핸들이나 브레이크 기능이 떨어지고 타이어와 도로의 마찰력도 떨어져서 제동거리가 길어진다. 또 수막현상이라고 해서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이 생겨 타이어가 바닥에 닿지 않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는 안전운행을 위한 여러 가지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차간 거리 확보

눈길 못지않게 빗길에도 타이어가 미끄러지기 쉽다. 빗물로 인해 타이어와 노면 간의 마찰력이 떨어져서 제동거리가 2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 차의 속도를 늦춰 천천히 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앞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안전운행에 도움이 된다.

전조등 켜기와 감속운행

비 오는 날에는 어둡기 때문에 야간주행과 마찬가지로 생각해야 한다. 전조등을 켜서 시야를 확보하고 주변 차량에게 내 차의 위치를 확실히 알려줘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 도로에 웅덩이가 있거나 물이 고여 있는 경우, 앞 차량이 지나가면서 빗물이 내 차의 앞유리로 튀면 순간적으로 시야를 가릴 수 있다. 밤에는 앞차의 후미등 불빛이 도로 바닥에 반사되어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비가 오는 날에는 무조건 20% 감속운행을 해 돌발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김 서림 방지 및 제거법

비가 오는 날에 실내는 따뜻하고 외부는 차갑기 때문에 유리창에 김이 자주 서린다.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은 자동차의 문을 조금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자동차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이 때문에 생기는 것이므로 온도차를 줄여주면 된다.

너무 덥거나 추워서 창문을 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에어컨을 작동해 실내 공기를 차갑게 만들고 습도를 낮춰주면 습기가 없어진다. 에어컨을 최대한 세게 틀고 앞유리 방향으로 바람이 나오도록 버튼을 조작해보자. 그래도 계속해서 생기면 에어컨 온도를 중간으로 설정하고 바람의 방향을 앞유리로 한 다음 약하게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김 서림을 방지할 수 있다. 후면의 김 서림도 열선 버튼을 눌러서 제거한다. 장마철에는 김 서림 방지제로 미리 유리창을 코팅해두면 한 달간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퐁퐁과 같은 주방세제를 물에 조금 녹여서 뿌려주는 방법도 있지만 그런 준비성이라면 마트에서 성능 좋은 김 서림 방지제를 준비하는 편이 낫다.

안개길 안전운전

날씨에 따라 안개가 끼는 경우도 있지만 상습적으로 자주 안개가 발생하는 지역이 있다. 이런 곳에는 ‘안개 잦은 지역’이라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 운전자에게 미리 경고한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안개길은 무조건 감속을 하고 전조등, 안개등을 모두 켜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또 비상등을 켜고 전방을 잘 살펴가며 천천히 운전하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두고 차선을 주시하며 주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