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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건물의 간판을 비롯한 과도한 인공조명으로 밤에도 낮처럼 밝은 상태가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법률적으로는 인공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해 과도한 빛이 생기거나 정해진 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이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는 상태를 지칭한다. 빛 공해로 밤이 사라지고 잠을 도둑맞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빛 공해가 층간 소음만큼이나 이웃 간 '생활 갈등'을 불러오자 한국에서는 2013년 1월부터 '인공조명에 의한 빛 공해 방지법'이 시행되었다. 빛 공해 방지법은 광역자치단체별로 빛 공해 방지 계획을 수립하고 시·도지사는 빛 공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정도에 따라 1~4종 조명환경관리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2014년 10월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은 환경부가 제출한 빛 공해 민원 사례 조사를 분석한 결과,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접수된 빛 공해 민원 9,199건 중 8,453건(92퍼센트)이 2010년 이후에 접수되었다고 밝혔다. 2000년 1건에 불과했던 빛 공해 민원은 2010년 1,030건으로 급증했고 2012~2013년엔 6,326건으로 치솟았다.

임동욱은 빛 공해는 크게 다섯 가지의 피해를 준다고 말한다. 첫째, '하늘 밝아짐' 현상으로, 어린 시절에 쉽게 보던 은하수를 더 이상 관측할 수 없게 된 것도 빛 공해와 관련이 있다. 둘째, '눈부심' 현상으로, 빛이 너무 밝으면 순간적으로 시각이 마비되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셋째 '빛 뭉침' 현상으로, 조명이나 광고물이 밀집되어 강한 빛을 내면 시선을 분산시키고, 판단력을 저하시켜 사고 위험을 높인다. 넷째 '빛 침투' 현상으로, 애초 의도한 범위를 벗어나 빛이 넓게 퍼지면 동물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주택 거주자의 취침을 방해한다. 다섯째 '과도한 빛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필요 이상의 조명을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수밖에 없으며, 인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빛 공해는 암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의 조사에서는 빛 공해가 심한 지역에 사는 여성은 유방암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73퍼센트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우리나라의 상황도 비슷하다. 고려대 의대가 전국 각 지역 유방암 유병률과 빛 공해 수준을 조사해 2014년 5월 한국조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빛 공해 건강 영향 연구'에 따르면, 야간 조명이 유방암 증가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이은일은 "지나치게 밝은 빛이 생체리듬을 교란해 호르몬 변화를 일으키고, 이 때문에 유방암이 늘어난다는 기존 이스라엘의 선행 연구 결과가 우리나라에서도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사단법인 빛환경연구센터 관계자는 "선진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빛 공해를 심각한 공해로 인식하고 건물 간판 조명 등의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아직 빛 공해의 심각성과 개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만큼 지자체 등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밤거리

ⓒ Diliff/위키피디아 | CC BY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