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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부당한 심부름을 하는 아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e스포츠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에서 병력을 태우고 운송하는 비행기 유닛 셔틀에서 나온 말로, 운송 수단을 의미한다. 부당한 지시를 하는 학교 폭력을 가리키는 은어로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다. 2010년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른바 '빵 셔틀'이 유행하면서 널리 알려진 말이다. 왕따 당하는 아이들이 매점에서 빵을 사서 바치는 것을 일컬어 빵 셔틀이라 한다.

셔틀의 역사는 깊다. 일진에게 담배를 갖다 바치는 '담배 셔틀', 통화 한도가 다 되어 휴대전화를 쓸 수 없는 일진에게 친구들 휴대전화를 모아 바치는 '핸드폰 셔틀', 망을 봐야 하는 '망 셔틀', 아이팟과 MP3를 매일 빌려줘야 하는 '아이팟 셔틀', 자기 체육복을 빌려주고는 대신 선생님에게 벌을 받는 '체육복 셔틀', 정답을 몰래 적어주는 '시험 셔틀', 숙제를 대신 시키는 '숙제 셔틀', 가방을 들어주는 '가방 셔틀' 등이 널리 알려진 것들이다. 심지어 일진이 시키면 투견처럼 싸워야 하는 이른바 '검투사 셔틀'도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신종 셔틀도 대거 등장했다. 게임 아이템을 바쳐야 하는 '애니팡 셔틀', 자신의 휴대전화 데이터를 주위 친구들이 공유해서 쓸 수 있도록 '핫스팟 기능'을 켜놓아야 하는 '와이파이 셔틀', 친구들이 '데이터를 달라'고 하면 자신의 휴대전화 데이터를 넘겨주어야 하는 '데이터 셔틀' 등이 그런 경우다.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생일 케이크 등을 선물하라고 요구받는 경우도 있다.

셔틀은 학교가 서열 사회이자 계급사회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는 지적이 있다. 심지어 학교에서의 계급 이동은 중세 시대보다 힘들다는 분석마저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신분을 상징하기 위해 기를 쓰고 등골 브레이커에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계급 논리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스스로 셔틀을 자처하는 학생들도 있으며 서열주의를 내면화 하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예컨대 빵 셔틀 학생들이 학교 폭력을 고발하고 서로 의지하고자 만들었다가 폐쇄한 커뮤니티 '대한민국 빵 셔틀 연합회' 창립 기념문은 "세상엔 강자도 있으며 약자도 있다. 서로 그 연쇄의 사슬이 형성되어야, 먹이사슬로서 생물들이 살아가듯 인간의 사회도 성장하고 진화한다"며 "우리 빵 셔틀들은 절대 나약한 생각을 그만하고, 본연의 임무를 무사히 수행함으로써 일진님께 신임을 얻어 평안한 삶을 누리자"라고 했다.

기성세대는 셔틀을 비롯한 학교 현장의 서열주의에 개탄하고 있지만 셔틀을 위계질서와 서열주의에 물들어 있는 한국 사회의 거울로 보는 해석도 있다. 서열과 계급을 중요시하는 어른 세계의 문법이 청소년들에게도 전이되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학교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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