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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듯 이야기체로 사건이나 인물의 심층적인 리얼리티를 그려 내는 저널리즘을 말한다. 내러티브 리포트(narrative report)라고도 한다. 내러티브(narrative)는 '알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그나루스(gnarus)에서 온 말로 스토리텔링(storytelling)과는 다소 다르다. 내러티브 저널리즘은 언론을 멀리 하는 대중과의 사이를 좁히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래서 내러티브 저널리즘 예찬론을 펴는 사람들도 많다. 예컨대 남재일은 "스트레이트 기사로 생존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사안에 따라 내러티브 저널리즘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했다. 안수찬은 "내러티브 심층 보도에는 언론이 인간을 이끄는 게 아니라 인간이 필요로 하는 언론을 만드는 힘이 있다"며 "더 많은 발품과 땀은 기사를 근본적으로 바꾼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러티브 저널리즘은 진실의 전모를 이야기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내러티브 기사 작법을 처음 시도한 사람은 이규연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5년 농구 코치를 하다가 루게릭병에 걸려 안구마우스로만 소통할 수 있는 박승일 선수와 4년간 주고받은 50여 통의 이메일을 내러티브 형식으로 보도했다. 내러티브 저널리즘 확산에 크게 기여한 언론은 『한겨레21』이다. 2009년 『한겨레21』 사회팀 기자 4명은 4개월간 난로 공장·갈빗집·가구 공장·대형 마트에서 각각 한 달간 일하며 보고 듣고 느낀 그대로를 기사로 풀어낸 내러티브 연재 기획 '노동OTL'을 선보여 '내러티브 심층 보도'로 "두껍게 기술된 리얼리티"라는 평을 받았다.

『한겨레』 2012년 11월 5일자는 "내러티브 저널리즘은 기획 기사에 단골로 등장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내러티브 방식으로 인물에 대한 기획 기사를 쓸 경우, 그 인물이 사회적인 모순이나 문제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4대강 공사 현장에 대한 기획 기사를 그 사례로 들었다.

"4대강 공사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 19명의 삶을 추적한 『한겨레』의 탐사 기획 보도는 마치 3인칭 시점의 소설 같다. 소설과 다른 점은 등장인물이 가상이 아닌 실존 인물이라는 점, 등장인물이 겪는 사건이 꾸며낸 것이 아닌 실화라는 점이다. 기사는 돌잡이 갓난아기를 남겨놓고 밤샘 작업에 시달리다 콘크리트에 묻혀 사망한 인물의 개인사를 구체적으로 복원했다. 4대강 공사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와 어린 자녀와 함께 홀로 남은 아내의 삶은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웅변한다. 독자들은 전문가들이 논리적으로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기사보다 이처럼 한 가정을 산산조각낸 비극을 들여다봄으로써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체감한다."

내러티브 저널리즘을 시도하는 언론사는 증가하고 있지만 내러티브 저널리즘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뉴스룸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심층 탐사 보도가 추진되어도 팀의 명맥이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고 기존 뉴스룸은 정치적 파워엘리트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안수찬은 "출입처를 벗어나 기자 개인에게 취재·집필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으면 좋은 기사는 나올 수 없다"며 "나아가 각 언론의 이해관계를 떠나 매체·기자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뉴스룸 개방과 공유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