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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티 없는 하얀 피부를 일컫는 말인 '뽀샤시'와 미국의 어도비시스템이 개발한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 포토샵의 합성어로, 포토샵을 통해 사진과 이미지 등을 보정한다는 뜻을 담은 조어다. 포토샵으로 사진 수정이나 합성 등을 하는 행위를 일러 '뽀샵질'이라고 한다. 뽀샵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 때문이지만 생존경쟁 차원에서 뽀샵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취업 준비생들이다. 이들에게 이력서에 붙이는 사진을 뽀샵하는 일은 필수가 된 지 오래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른바 '페이스펙'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페이스펙은 얼굴을 뜻하는 페이스(Face)와 학점·학력을 뜻하는 스펙(Spec)의 합성어로, 얼굴도 스펙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포토샵을 활용하거나, 얼굴형, 눈, 코, 입의 크기와 모양을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직접 뽀샵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문적으로 뽀샵을 해주는 곳도 많다. 사진 수정방(修正房)을 따로 운영하는 취업 정보 인터넷 카페나 뽀샵을 위한 사진관 등이 그런 경우다. 비슷비슷한 뽀샵 사진이 일반화되면서 포란성 쌍둥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포토샵과 일란성 쌍둥이의 합성어다.

화장품·패션·다이어트 모델의 얼굴은 대부분 뽀샵을 통해 이미지 보정을 하는데, 시민사회와 광고계 일각에서는 뽀샵 보정을 거쳐 재탄생한 광고 속 '미인'이 여성 건강과 미의 기준을 왜곡시킨다는 이유를 들어 '디지털 미인'을 만드는 뽀샵을 규제하자고 말한다. 실제 유럽은 뽀샵을 통한 디지털 미인 만들기를 규제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 정부가 뽀샵 사용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자 2011년 영국광고규제기구는 이 법안에 따라 배우 줄리아 로버츠와 모델 크리스티 털링턴이 등장한 로레알사의 화장품 광고를 금지했다. 2011년 미국의 국립광고부(NAD)도, 내츄럴럭스 무스 마스카라의 커버걸 광고가 과도한 뽀샵질을 통한 이미지 조작으로 소비자를 현혹한다는 이유를 들어 광고를 금지했다. NAD 이사 안드레아 레빈은 "여자의 얼굴을 변형시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포토샵을 사용하면 안 된다"면서 다시는 이 광고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뽀샵의 대중화로 이미지 조작도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예컨대 음식점에서 대가를 받고 음식 맛이 뛰어난 것처럼 포스팅을 하는 파워 블로거들은 뽀샵을 통해 허구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으며, 일부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공간이 넓어 보이도록 실제보다 작은 가구를 들여놓고 밝은 색상으로 인테리어를 꾸미기도 한다. 『한국일보』는 2014년 7월 1일자 「보이는 대로 믿습니까?」라는 기사에서 "이미지 조작은 이제 더 이상 놀랍거나 충격적이지 않다"면서 "디지털 영상 기술의 발달로 이미지를 쉽게 합성하고 수정할 수 있게 되면서 이미지 조작을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판결문을 위조하고 송달료 등을 가로챈 사건, 불법 건축물 사진을 정상인 것처럼 조작해 단속을 면해주고 뒷돈을 받다 적발된 사건, 네티즌의 관심을 끌기 위해 특정 연예인의 얼굴을 누드 사진과 합성해 유포한 사건 등이 뽀샵을 활용한 이미지 조작 사건의 대표적인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