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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스리 걸

다른 표기 언어 Page Three Girl
더 선(The sun)

ⓒ Coolguy22468/wikipedia | Public Domain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이 3면에 고정적으로 싣는 가슴을 드러낸 토플리스(상반신 노출) 여성 모델 사진을 이르는 말이다. 『더 선』에 페이지 스리 걸 사진이 실리기 시작한 것은 언론재벌 머독이 『더 선』을 인수한 지 1년 후인 1970년 11월 17일부터다. 페이지 스리 걸이란 말은 1975년부터 널리 쓰였다.

여성의 젖꼭지(nipples)까지 그대로 드러낸 것에 대해 비난이 빗발쳤지만, 『더 선』은 “여체의 신비와 아름다움의 전령사”라고 자처하면서 벗기는 데에 더욱 열을 올렸다. 장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페이지 스리 걸로 『더 선』의 판매부수가 급증하면서 적자에 허덕이던 신문은 흑자로 돌아섰다. 『더 선』은 “Page Three”라는 말을 상표 등록까지 했다.

영국 하원의원 클레어 쇼트는 이 ‘페이지 스리 걸’에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더 선』의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거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1987년에 제출했지만,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서 그녀는 다시 『더 선』을 향해 포문을 열었지만, 『더 선』은 대놓고 쇼트 의원을 향해 ‘질투심 많고, 뚱뚱한’ 여성으로 비아냥거리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3면에 나오는 여성들은 모두 지적이고 활동적이고, 자신의 일을 즐기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우리 신문에 나온다. 그리고 수백만 명의 우리 독자들은 남녀 불문하고 그들을 보고 즐기고 있다.······그러니 쇼트 의원이 더 할 말이 없다면 그냥 달나라에나 가라.”

2015년 1월 16일 『더 선』은 페이지 스리 걸 사진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약 1주일 만에 이를 번복하고 다시 페이지 스리 걸을 부활시켰다. 『더 선』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명과 수정’이라는 제목 아래 상반신 누드 상태로 윙크를 하고 있는 금발 모델의 사진을 실은 3면을 공개하고 “최근 언론 보도를 감안해 이게 우리의 ‘페이지 3’란 걸 명확히 하려 한다”며 “지난 이틀간 우리에 대해 떠들었던 다른 모든 언론과 언론인을 대신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페이지 스리 걸 폐지 소식에 환영 논평까지 냈던 ‘페이지 3 금지(No More Page 3)’ 운동 단체는 “다시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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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Nigel Rees, 『Cassell’s Dictionary of Word and Phrase Origins』(London: Cassell, 2002), p191; John Ayto, 『Movers and Shakers: A Chronology of Words That Shaped Our Age』(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p.195; Wendy Goldman Rohm, 『The Murdoch Mission: The Digital Transformation of a Media Empire』(New York: John Wiley & Sons, 2002), p.253; 한준엽, 「벗은 옷 다시 입어 봐?」, 『시사저널』, 1999년 11월 25일, 66~67면.
  • ・ 김기태, 「영국 일간지들이 타락하는 이유는」, 『기자협회보』, 2012년 11월 28일.
  • ・ 고란, 「‘더 선’ 3면 누드 사진 폐지 3일 만에 재등장」, 『중앙일보』, 2015년 1월 23일; 김태한, 「英 대중지 더 선, 토플리스 사진 중단 며칠 만에 번복」, 『연합뉴스』, 2015년 1월 22일.

김환표 집필자 소개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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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지식사전4 | 저자김환표 | cp명인물과사상사 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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