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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두고 갈등도 적잖게 발생한다. 예컨대 2014년 12월 그간 정치와 문학, 예술 등에 대한 장문의 기사를 생산해온 전통의 미국 잡지 『뉴리퍼블릭』 기자들은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크리스 휴즈가 2012년 인수한 뒤 전통적 잡지 독자보다 온라인 독자들을 만족시키는 데 주력하자 디지털 우선 전략에 반발해 대거 사직했다.
새 사장에 임명된 야후뉴스 경영자 출신인 가이 비드라가 인터넷상에서 더 잘 유통되는 ‘스토리텔링’에 주력하겠다고 밝히면서 『뉴리퍼블릭』의 잡지 발행 횟수를 연간 20회에서 10회로 줄이고, 기사 분량도 스마트폰 독자들에 맞게 기존 5,000단어(A4 용지 약 11쪽)에서 대폭 줄인 것에 대한 반발 차원이었다. 이에 로버트 라이시 전 노동부 장관, 피터 베이너트 뉴욕대학 교수 등 『뉴리퍼블릭』의 필진과 전직 편집자들은 성명을 내고 “현 경영진은 시대에 맞게 바꾸겠다고 하지만 이 잡지의 핵심인 지적이고, 문학적이며, 정치적인 임무를 벗겨버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에서도 디지털 퍼스트 전략의 방향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디지털 퍼스트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디지털 퍼스트 전략이 공급자보다는 수용자의 관점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이른바 ‘클릭 수’에만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예컨대 2014년 11월 8일 『한겨레』 기자 13명은 7일자 『한겨레』가 한 기자의 페이스북에 쓴 글을 그대로 옮겨 홈페이지 톱기사로 올린 편집을 문제 삼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온라인에서 다른 형식의 글쓰기를 인정하더라도, 그 글이 『한겨레』가 가장 주요하게 전달해야 하는 콘텐츠인지는 다른 문제다. 우리는 ‘클릭 수 장사’를 염두에 둔 이 같은 콘텐츠 발굴 및 배치가 ‘사실의 확인과 전달’이라는 저널리즘의 대원칙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게 아닌지 우려한다.”
그런 클릭 수 장사에 대한 우려 때문일까? 『뉴욕타임스』는 혁신 보고서에서 기술엔 적응하되 저널리즘의 원칙은 강화하겠다며 모든 플랫폼에서 불편부당의 원칙 지키기, 온라인과 신문 기사의 질적 차이 없애기 등을 구현하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영국 BBC도 2015년 펴낸 「뉴스의 미래」 보고서에서 뉴스 생산과 유통에 모바일, 사회 관계망 서비스, 드론 등의 기술적 도구는 적극 활용하겠다면서도 “정확성, 불편부당함, 의견의 다양성, 뉴스와 공적 서비스에 있어 저널리즘 가치에 대해 어떤 타협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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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손제민, 「100년 전통 미 잡지, ‘온라인 퍼스트’에 무너지다」, 『경향신문』, 2014년 12월 9일.
- ・ 조수경, 「‘디지털 퍼스트’ 전략이 신문사 위기탈출의 해법인가」, 『미디어오늘』, 2014년 11월 12일.
- ・ 이정국 「‘모바일 빅뱅시대’···언론들 적응 안간힘」, 『한겨레』, 2015년 3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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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디지털 퍼스트 갈등 – 트렌드지식사전4, 김환표, 인물과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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