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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도발해 분노를 유발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영어 ‘aggressive(공격적인)’에서 유래했다. 어그로는 원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쓰이던 말로 몬스터를 공격할 때 가장 많은 데미지를 준 캐릭터에게 가는 몬스터의 ‘위협 수준’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다가 인터넷과 SNS에서 짜증나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지칭하는 말로 발전했다. 주로 ‘어그로를 끈다’는 식으로 쓰이는데, 어그로를 끄는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을 일러 ‘어그로꾼’이라고 한다. 어그로는 주로 악플 형태로 나타난다. 최서윤은 “어그로를 끄는 개인 또는 세력에는 두 부류가 있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어그로에 걸려든 사람을 보며 즐거움을 느끼고 심지어 자존감을 확인하기 때문에 의도를 가지고 온 힘을 다해 어그로를 끄는 사람. 또 한 부류는 진심으로 해맑게 ‘개소리’하는 사람. 의도의 유무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둘 다 ‘개소리’를 한다는 데에 공통점이 있다.”
어그로를 온라인 인정투쟁의 산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어그로꾼을 ‘공격적인 관심종자’로 보는 시각이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수정은 어그로는 “평소에도 생길 수 있는 공격성, 폭력성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고 즉각적으로 표출하려는 현상”이라면서 “비판을 받으면서도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그러면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효정은 “정보를 조작해 관심을 받거나 ‘어그로’를 끌어 주목받는 ‘관심종자’들의 행위는 결국 특정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생하는 것이다”면서 이런 ‘관심종자’와 ‘관심글’은 집단 양극화 현상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행위라고 말했다.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자신의 저서 ‘루머’, 공저 ‘불편한 인터넷’ 등을 통해서 ‘루머는 정보의 폭포 현상(information cascades)을 통해서 전파돼 집단의 논의를 양극화시킨다’고 말했다. 일정 수 이상의 사람이 허위 정보를 믿게 되면 더 많은 사람이 그것을 따라 믿게 된다. 만약 다른 정보가 들어와도 자기 합리화를 위해 정보를 무시하는 자기 검열을 하고, 다른 사람과 뜻을 같이하게 된다. 이러면서 몇몇 정보는 삭제되고 의견은 극단적으로 흐르는데, 이것이 집단으로 부딪치면 집단 양극화(group polarization)로 번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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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황인선, 「악플 게임 ‘어그로’」, 『한국경제』, 2013년 10월 30일.
- ・ 최서윤, 「‘어그로 끄는’ 말들의 풍경」, 『시사IN』, 제322호(2013년 11월 21일).
- ・ 김효정, 「홍가혜 사례로 본 ‘관심종자’ ‘어그로꾼’···무엇이 그들을 움직이나」, 『주간조선』, 2014년 4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