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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marr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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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을 묶어 부르는 웨딩업계의 속어다.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찍는 앨범 촬영에서 예식 당일 신랑 신부 화장까지 포함하는 결혼 준비의 핵심 과정을 가리키는 말이라 할 수 있겠다. 결혼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스드메 비용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예비부부들이 적지 않다.

웨딩플래너들은 주로 예비부부들에게 스드메 업체를 패키지로 묶어 소개해 결혼 준비를 돕는데, 주로 예비신부들을 공략한다. 한 예비신랑은 이렇게 말했다. “웨딩박람회에 가면 업체 직원들이 예비 신부만 쳐다보고 얘기해요. 대놓고 ‘신랑님은 이런 거 잘 모르세요’ 하기도 하고요. 신랑은 ‘들러리’ 아니면 ‘투명인간’이죠.”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예비신랑들에 비해 예비신부들이 결혼식에 대해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특별한 대우’를 받으려 하기 때문이다. 곽금주는 “신부들이 ‘평생 한 번’이라는 말 때문에 결혼식을 올릴 때는 평소와 다른 판단 기준을 갖게 된다”며 “여자는 남자에 비해서 결혼식에 대한 환상이 크고, ‘결혼하고 나면 고생한다’는 생각 때문에 ‘이번 기회에 미리 보상을 받자’는 심리가 작동한다”라고 말한다.

스드메는 결혼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이 가장 심각한 분야로 꼽힌다. 웨딩플래너가 제시하는 ‘견적서’를 봐도 예비부부들은 드레스나 메이크업 등 각 항목의 구체적인 원래 가격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스드메 패키지를 구입했다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배소진은 “각 항목의 원가가 불투명하다 보니 ‘견적’을 내기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개 웨딩플래너를 통한 ‘스드메’ 패키지 가격은 100만 원~200만 원대에서 형성된다. 그러나 실제로 지불하는 가격은 예측 불가다. ‘패키지’ 계약을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결혼 준비에 들어가면 기타 비용들이 붙기 시작한다. 메이크업 때 원장이 직접 하는 경우 추가비용을 낸다거나 신부의 머리가 짧아 연출을 하기 어려우니 연장을 하라고 권하는 식이다. 스튜디오 촬영 때는 DVD 구입과 사진을 고르는 비용까지 따로 청구하기도 한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드메’ 관련 소비자 피해는 2010년 37건, 2011년 45건, 2012년 43건으로 많아지는 추세다. 이 기간에 접수 처리된 125건 중 76퍼센트(95건)는 계약 해지 거절 관련 피해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2014년 11월 5일자는 신랑·신부·혼주 101쌍을 만나는 동안 “단계마다 추가 비용이 꼭 있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며 “정찰제를 하지 않는 업체가 많아, 자꾸 속는 것 같다”는 말도 여러 사람이 했다고 보도했다.

2014년 10월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결혼을 포함한 관혼상제 분야에 대한 불공정행위가 여전하다고 질타하며 “공정위원장은 ‘스드메’라는 말을 들어봤나”고 물었다. 이어 그는 “서울 강남에만 이런 업체가 3,000여 곳이 넘게 있는데 문제는 웨딩컨설팅 업체와 스드메 업체가 비밀계약을 맺어 가격을 담합해 소비자들이 세 가지를 하나하나 찾아가면 더 비싼 가격을 불러 컨설팅 업체를 찾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취업난으로 젊은 층은 결혼을 기피하고 있는데 반해 웨딩업체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스드메 비용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한 해 결혼하는 사람이 한 세대 만에 10만 쌍 가까이 급감했지만 드레스 빌려주고 웨딩 사진 찍어주는 업체는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출혈 경쟁을 하다 보니 불필요한 추가 항목을 요구하는 업체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웨딩 산업을 20년 가까이 지켜본 한 전문가는 “소비자는 ‘거품이 많다’고 화내는데, 정작 업계에선 ‘거품이 도대체 어디 있느냐’, ‘죽겠다’고 하소연하는 구조가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