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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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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Kid)

ⓒ cherylholt/Pixabay | Public Domain

매우 소중한 아이라는 뜻으로, ‘골드 키즈’라고도 한다. 저출산으로 자녀를 한 명만 낳은 가정이 증가한 가운데, 이들을 왕자나 공주처럼 키우려는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생긴 말이다. 백화점과 아웃렛,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패션업계와 식음료업계 등은 VIK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데, 왜 그럴까? 이지성은 이들이 VIK 마케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아이들의 10년 후를 겨냥한 전략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VIK(Very Important Kids)’ 마케팅의 대상은 경제력이 없는 어린이다. 하지만 단순한 상품이 아닌 경험과 추억을 함께 판매해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를 구매의사 결정주체로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다. 부모 손에 이끌려 처음 접한 상품과 서비스는 아이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고 이는 자연스레 기업의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어린 시절 축구교실에서 코카콜라를 마신 아이는 어른이 돼서도 펩시콜라가 아닌 코카콜라만 찾게 된다는 얘기다.”

VIK의 등장으로 엔젤 산업은 갈수록 고급화하고 있는데, 이는 ‘골드 키즈’를 위해 부모·친조부모·외조부모·삼촌(외삼촌)·고모(이모) 등 8명이 주머니를 여는 이른바 ‘에잇 포켓(eight pocket)’ 소비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력은 있지만 만혼(晩婚)의 영향으로 결혼 시기가 늦어진 30~40대의 삼촌·고모 등은 실용성을 따지는 부모와 달리 고가의 최신 제품 구매도 서슴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VIK 소비의 고급화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컨대 새 학기마다 큰 장이 서는 어린이 책가방 시장의 사례를 보자. 신정선은 2015년 1월 “평범한 가방은 인기가 없다. 업체별로 차별화에 분주하다. 기능성 승부는 기본이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가방 무게는 2009년 800~900g이었으나 2012년부터 500~600g(빈폴키즈 기준)으로 더 가벼워졌다. 고급 합성피혁을 쓰고, 흘러내림 방지 벨트, 고탄성 스펀지, 어른 등산 배낭에 쓰는 통기성 소재를 쓴다. 가방 색깔은 30가지가 넘는다. 휠라코리아는 미국 디즈니사의 라이선스를 얻어 겨울왕국과 아이언맨 주인공 얼굴을 전면에 새겨 넣고, 14K 금장식을 달았다.······특히 초등학교 입학 가방은 하나뿐인 아이의 첫 출발 선물이기에 비싼 가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책가방과 신주머니 세트가 15만~20만 원 정도면 중가(中價)다. 20만~30만 원대가 프리미엄급이다. 일본 수입 브랜드는 60만 원대를 호가하기도 한다.”

호텔 업계도 VIK 마케팅에 합류하고 있다. ‘우리 아이만의 특별한 생일’을 원하는 부모를 겨냥한 럭셔리 이벤트나 고가의 공연을 유치하는 것 등이 그런 경우다. 이와 관련 심희정은 2015년 2월 “돈벌이에 혈안이 된 호텔업계가 아이들을 앞세워 ‘그들만의 리그’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 아이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고 싶은 부모의 심리를 파고들어 동심을 유혹하는 상술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는 모습이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이만큼은’을 바라는 어른들의 욕심과 호텔의 상술이 빚어낸 작품은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된 결과물로 결국 이웃 간, 지역 간, 계층 간의 갈등을 야기하고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또한 가난의 대물림, 부의 세습 지표가 됨은 물론 좀 더 과장해서 말한다면 사회적 병리현상의 단초를 제공하는 한편 사회 불만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럭셔리 아이스링크 파티에 초대 받지 못한 아이들은 일찌감치 사회의 불합리를 느낄 것이다. 반면 호화판 생일파티 주인공은 남과 다른 자신의 특별함을 돈 잔치 때마다 습득하며 성인이 돼서도 ‘있는 자들만의 리그’를 계속해나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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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이지성, 「[토요 Watch] “동심 잡아라” VIK 마케팅이 뜬다」, 『서울경제』, 2014년 6월 6일.
  • ・ 신정선, 「[Why] 14K 금장식·고급 소재까지···명품백 아닙니다, 책가방입니다」, 『조선일보』, 2015년 1월 5일.
  • ・ 심희정, 「[시각] 그들만의 리그」, 『서울경제』, 2015년 2월 2일.

김환표 집필자 소개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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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지식사전4 | 저자김환표 | cp명인물과사상사 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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