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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광명점

ⓒ 최광모/위키피디아 | cc0

2015년 2월 19일 방문객들이 너도나도 가져가는 바람에 해외 가구 브랜드 ‘이케아’ 광명점에 비치된 연필이 일시적으로 동이 나는 일이 발생하자 네티즌들이 연필을 무더기로 가져간 사람들에게 붙여 준 이름이다. 이케아 연필은 방문객이 전시 가구를 둘러본 뒤 구입 할 가구가 창고 어느 지점에 있는지 메모하는 데 쓰라고 비치한 것으로, 이케아 연필 거지 때문에 이케아 광명점은 매점 개장 두 달도 안 돼 2년치 몽당연필이 동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10일 오전 인터넷 중고 매매 사이트에 ‘경기 광명시에 있는 이케아 매장에서 가져왔다’는 연필을 3,000원에 판다는 게시 글이 올라오자, “전 세계 이케아 매장 중 연필 물량이 동나는 일이 벌어지는 건 한국뿐이다. 나라 망신이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논란이 일자 이 판매자는 “한국 소비자들의 행동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며 ‘시민 의식’에 대한 공론화를 의도해 일부러 올린 글”이라고 해명했다.

이케아 연필 거지 논란을 접한 유통업체나 숙박업소 관계자들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들은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시는 몰염치한 일부 국내 고객들의 행태는 낯 뜨거울 정도” 라고 말했다. 몇 가지 사례를 보자. 한 대형 할인점은 증정품이 붙은 상품을 계산한 뒤 증정품만 떼고 반품하는 사람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장 직원 오 모(57) 씨는 “믹스커피 160개짜리에 증정품으로 믹스커피 20개나 머그컵이 붙어 있는 상품을 계산한 뒤 증정품만 똑 떼어내 챙기고는 반품하는 사람들이 하루 3명꼴”이라고 말했다.

서울 모 여대 주변 모텔 촌에선 “투숙하러 온 학생들이 객실에 있는 물건들을 훔쳐가는 통에 장사 못해 먹겠다”는 업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P모텔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샴푸, 보디클렌저, 빗 등이 없어져 방을 정리할 때마다 물건을 새로 넣는 게 일상이 되었다. 모텔 주인은 “대학가 주변에 자취하는 사람이 많아 그런지 생활용품을 알뜰히 챙겨간다”며 슬리퍼, 침대 이불 위에 올려놓는 고급 장식 천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없어지고, 컴퓨터 마우스와 본체 안에 있는 내부 장치까지 뜯어가는 사람도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양심우산 대여 서비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메트로는 120개 역사 가운데 27개 역에서 이름과 연락처만 적으면 비 오는 날 우산을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우산을 반납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예컨대 지하철 3호선 녹번역은 2013년부터 2년 간 우산 330개를 비치했지만 회수율은 0퍼센트다. 권동호 서초역 장은 “돌려달라고 연락하면 ‘집이 멀어서 힘들다’고 하거나, 아예 틀린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주는 사례도 있어 찾을 수 없다” 며 “기증받은 우산이 돌아오지 않으니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허탈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