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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marriage)

ⓒ toanmda/Pixabay | Public Domain

결혼 시장에 떠도는 학력이 가장 좋은 여성과 학력이 가장 나쁜 남성은 결혼하기 어렵다는 속설을 말한다. 결혼 적령기의 남녀를 학력 등 조건에 따라 각각 A, B, C, D로 등급화한다고 가정할 때 A급 남성은 B급 여성과, B급 남성은 C급 여성, C급 남성은 D급 여성과 결혼하기 때문에 결국 시장엔 A급 여성과 D급 남성만 남는다는 것이다. ABCD론은 결혼 상대로서 남성이 여성보다 조금은 사회적 지위가 나아야 한다는 전통적인 관념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서울시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경제활동인구 조사’를 분석한 ‘통계로 본 서울 남성의 삶’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 비중은 남성의 경우 저학력, 여성은 고학력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서울에서는 ABCD론이 80퍼센트 정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0년 35~49세 미혼 남성의 학력은 ‘고졸 이하(52.4퍼센트)’가 가장 많았고, 미혼 여성은 10명 중 6명이 ‘대졸 이상(61%)’이었다. 결혼정보회사인 명품커플메이커 비에나래 손동규 대표는 고학력의 여성은 자신보다 우수한 배우자를 찾으려 하지만 쉽지 않아 “유럽·미국·일본 등 외국인과 결혼을 하거나 아예 결혼을 포기하기도 한다”면서 저학력의 남성은 “국내에서 배우자를 찾지 못하다 보니 베트남, 필리핀 등 국제결혼으로 눈을 돌린다”고 했다.

ABCD론은 이른바 잘나가는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이중적 시선에서 기인한다는 견해도 있다. 비슷한 연령대의 남성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을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다. 여행작가 송지연은 “내 또래의 남자들은 어리고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일류 대학을 나와 의사로 일하고 있는 김수연(35)은 “주변 사람들에게 괜찮은 사람 좀 소개해달라고 부탁하면 너와 마땅히 맞는 남자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온다”고 하소연했다.

여성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마케팅팀 이재목 과장은 “30대 여성에게 눈을 낮추라고 조언하는 것은 무식한 발상”이지만 시각을 다양화해야 하는 것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봉이나 키, 외모와 같이 단편적 기준으로 무조건 자신보다 나은 조건의 남자를 찾기보다 동반자적인 생각을 가지고 남편감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톱스타 이효리와 인디 밴드 기타리스트 이상순 커플을 그 예로 들었다. 이 둘은 남들이 보기엔 외모도, 스펙도 하늘과 땅 차이지만 남부럽지 않게 연애를 하고 결혼에 성공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