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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린스호 침몰 사건

교훈 없는 피해

시프린스호 침몰 사건

1995년 7월 25일 키프러스 국적의 유조선 시프린스호가 중동에서 원유 26만 6천 8백 50톤을 싣고 호남정유 원유부두에서 하역 중 태풍 '페이'의 북상으로 부두에 충돌에 대비, 피항하던 중 여수 앞 남방 해상에서 태풍에 밀려 작도에 좌초, 침몰해 선미와 조타실만이 물 위에 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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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7월 23일 오후 2시 20분, 전남 여천군 남면 작도 부근 해상. 키프로스 국적의 14만 5,000톤급 유조선 시프린스호가 암초에 걸렸다. 갑판 면적이 축구장 3개만 한 거대한 선체의 뒤꽁무니가 바닷물에 잠겼다. 두 시간 후인 오후 4시. 보일러 폭발과 함께 화염이 치솟더니 구멍 뚫린 선체에서 원유가 꾸역꾸역 흘러나왔다.

시프린스호에서 유출된 원유 5,035톤은 204㎞짜리 기름띠를 형성하며 남해안을 덮었다. 어민들과 환경 단체, 시민, 해군과 해양 경찰 등 연인원 16만 6,905명, 선박 8,295척, 헬기 45대가 동원되어 19일간 해상 방제 작업을 벌이고 5개월 동안 해안을 씻어냈으나 청정 해역은 죽음의 바다로 변했다. 양식장 피해 면적 3,826헥타르에 정부 추정 재산 피해액 735억 원.

국내 해양 오염 사상 최악 사고의 원인은 A급 태풍 '페이'와 안전 불감증. 중동산 원유를 싣고 여수항에 입항한 뒤 태풍이 몰아치는데도 비용 절감을 위해 하역 작업을 강행하다 뒤늦게 대피하던 중 화를 만났다. 태풍이 불 때 '소형 선박 입항, 대형 선박 먼 바다 피신'의 원칙을 지켰다면 막을 수도 있었던 사고였다. 유조선 바닥이 홑겹인 단일 선체도 연안의 암초에 쉽게 찢겨져 나갔다.

한 번 오염된 바다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사고 2년이 지나도록 양식장과 어패류, 해조류로 얻는 소득이 사고 전의 절반에 머물렀다. 요즘에도 해저에서 기름이 발견될 정도다. 사고 지역 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시프린스호 사고는 교훈 없는 피해만 안겼다. 2007년 태안 오염 참사는 훨씬 더 큰 피해를 냈다. 백만이 넘는 국민들이 자원봉사로 해안을 씻어냈지만 그때뿐이었다. 연이은 사고에도 한국은 단일 선체 유조선이 입항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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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집필자 소개

영문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서울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증권부 차장으로 일하며 한국기자협회 ‘이 달의 기자상’(2회)과 백상기자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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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의 롤모델 | 저자권홍우 | cp명인물과사상사 전체항목 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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