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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가옥

한옥의 여성성을 읽다

요약 테이블
소재지 충청남도 서산시 음암면 유계리 465(한다리길 45)
이용 시간 10:00 ~ 17:00
김기현가옥

ⓒ 농민신문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한옥은 사람을 닮는다. 함께한 이의 성품을 닮아 한옥은 여성이 되기도 하고 남성이 되기도 한다. 오밀조밀함이 느껴지는 김기현가옥에는 다감한 여성성이 숨어 있다. 김기현가옥이 국가 문화재로 지정된 데에는 아마도 이 여성성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한옥의 여성성은 한옥 역사의 숨은 흔적이 드러난 모습이기도 하다. 그 흔적을 따라가는 것도 결코 작지 않은 재미다. 남성적인 한옥, 정순왕후생가가 이웃해 있어 보는 재미가 두 배다. 해미읍성, 서산 마애여래삼존상, 개심사가 인근에 있어 1박 2일의 주말여행도 괜찮다. 창호지의 은은한 불빛을 맛볼 수 있는 한옥 민박도 가능하다.

솔 향 가득했던 마을

한옥은 자신과 세월을 함께한 사람의 성품을 닮아서 포근하기도 하고 무뚝뚝하기도 하다. 김기현가옥은 어떤 감성을 품고 있을까?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국도를 벗어나는 순간 마음이 철렁한다. 길모퉁이 어귀길이 백 도 이상 크게 꺾여 들어가면서 차가 심하게 출렁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짧은 언덕길이 완만하게 돌아들며 놀란 가슴을 감싸 안는다. 포근한 어귀길이 일품이다. 오래전 마을을 떠나 상처투성이가 된 사람들도 이 길로 접어드는 순간 지난 세월의 설움을 깨끗이 위로받을 것만 같다. 아마도 사람들이 품고 있는 고향의 이미지에는 이런 어귀길이 하나씩 있지 않을까. 나지막한 언덕 위에 오르니 언덕 아래로 펼쳐진 마을도 그만큼 아늑하다.

김기현가옥의 코앞까지 왔지만, 김기현가옥은 쉬이 제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 처음 방문하는 이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러나 고택을 지나쳤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아니, 오히려 슬쩍 지나치는 것도 좋다. 고택을 지나 백여 미터를 내려가면 마을의 젖줄 대교천이 흐른다(대교를 풀어 쓰면 '한다리'다. 이곳에 모여 살던 경주 김씨를 한다리 김씨라고 하는데, 추사 김정희와 정순왕후가 모두 이곳 한다리 김씨다). 흐르는 물이 있고, 갈대의 은빛 물결도 좋다. 멀리 가야산이 보이고, 마을의 당산이 눈앞에 잡힌다. 이렇게 마을 전체를 조망하는 것은 고택 감상에 즐거움을 더한다. 굳이 청룡과 백호를 불러내지 않아도 왜 집터가 좋은지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방향을 돌려서 오던 길을 되돌아가면 오른쪽에 김기현가옥이 나타난다. 숨은 듯 도로 안쪽으로 난 대문과 김기현가옥임을 확인해 주는 작은 팻말이 보인다. 이렇듯 먼저 마을을 돌아보고 집 앞에 서야만 바람을 막자고 조성한 숲에 가려 보이지 않던 마을의 이미지가 그려진다. 숲 너머에 있는 산이며 들이며 내(川)까지, 그리고 허공을 서늘하게 내달리던 겨울바람까지. 자연 속의 집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김기현가옥의 얼굴인 대문은 보기에 따라서는 작고 허술해 보이지만, 이렇듯 아늑한 자리를 차지한 것을 보면 집을 지은 이의 당시 위세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벌써 삼 년여가 지났지만 솔 향 가득했던 마을 이미지가 아직도 선명하다. 인근을 지나다 정순왕후생가라는 안내판에 이끌려 무심코 들른 적이있는데, 당시 울창하던 소나무 숲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숲이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확인하니 태풍이 이 마을을 관통해 지나가면서 적지 않은 소나무가 쓰러졌다고 한다. 물론 지금처럼 나무가 하나도 없지는 않았다. 부러진 나무를 처리한다고 트럭이 다닐 길을 내면서 남아 있던 소나무를 모두 베어 내고 말았던 것이다. 살다 보면 우화(寓話)처럼 어처구니없는 일이 실제 벌어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오솔길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맨살을 드러낸 산 여기저기 바퀴 자국이 상처처럼 벌겋다. 벼룩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운 꼴이다. 정작 산을 황폐화시킨 것은 태풍이 아니라 사람이었던 셈이다. 건축이 자연과 함께한다는 점을 생각했다면 이런 참극은 면했을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아름다움의 절반을 잃은 가옥의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산이 제 모습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김기현가옥 배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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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하던 숲이 황폐화되어 을씨년스럽다. 오른쪽을 차지한 우람한 건물이 정순왕후생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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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에서 시작하는 여성성

김기현가옥의 작은 대문에 들어서면, 굉장히 낯설고 묘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설명하기 힘든 이 복잡한 감정의 단초는 아무래도 대문을 등지고 앉은 사랑채에 있는 듯하다. 외면당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지난번에 정순왕후생가만을 둘러보고 김기현가옥에는 들어오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린 데에는 분명 발길을 저어하게 하는 심리적 저항감이 있었다. 용기를 내서 대문에 들어서도 그런 느낌은 달라지지 않는다. 들고 나는 이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듯 사랑채는 시치미를 떼고 먼산바라기를 한다. 오히려 낯선 남자를 슬쩍 무시하는 여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옥의 중심 건물은 '정침(正寢)'이라고 불리는 안채지만, 조선 중기가 지나면서 한옥의 실질적인 중심은 사랑채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사랑채에서는 대문으로 들고 나는 사람을 한눈에 살필 수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안채로 드나드는 사람 역시 사랑채의 눈길을 피하기 어려웠다. 19세기 중엽으로 추정되는 건축 연대를 생각하면 이 집 사랑채 역시 집 전체를 관장할 만한 자리를 차지해야 맞다. 그러나 이 집의 사랑채는 대문을 등지고 있어 그럴 처지가 못 된다. 따라서 처음 집을 지었을 때에는 대문이 지금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대문을 이곳에 다시 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대문을 막아선 벽이 가옥에 들어서는 발길을 주춤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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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하듯 몸을 틀고 앉은 사랑채가 방문객을 잠시 혼란에 빠뜨린다. 서먹해하지 말고 안으로 들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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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을 건축한 이의 후손이 대문을 옮겼든 옮기지 않았든 대문이 구석진 자리를 차지하면서 김기현가옥은 전체적으로 매우 창의적인 공간이 되었다. 대문이 이곳에 없었다면, 이 집은 국가지정문화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대문으로 인해 김기현가옥은 어떤 한옥보다 여성성이 도드라지게 되었다. 이웃한 정순왕후생가에서 느껴지는 남성성과 대비되어 훨씬 강렬하다. 정순왕후생가의 높고 큰 기둥이 근육질의 남성을 연상시킨다면, 김기현가옥은 전체적으로 오밀조밀한 모습이어서 다감한 여인을 떠올리게 한다. 김기현가옥의 특징을 좀 더 잘 느끼려면 이쯤에서 정순왕후생가를 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순왕후생가의 대청 모습

대들보는 요즘은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적송이다. 구릿빛 사내를 연상시키는 대들보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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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왕후생가와 김기현가옥을 잇는 일각문

정순왕후생가 쪽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일각문의 운치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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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왕후생가는 최근 앞에 커다란 솟을대문을 세워 남성성을 더욱 강조했다. 중문을 통해 안채로 들어서면 건물에 둘러싸인 마당이 나오는데, 꽉 막힌 마당과 우물 때문에 비좁다는 느낌이 들어 여느 한옥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대청 쪽을 돌아보면, 건장한 사내를 마주한 느낌이 든다. 주눅이 들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크기의 기둥과 높이를 가진 안채가 순간적으로 당황스럽다. 이런 느낌은 대청으로도 이어지는데, 천장을 받친 대들보는 크기만 우람한 것이 아니라, 잘 다듬어진 사내의 가슴을 연상시킨다. 구릿빛 사내의 몸뚱이를 연상시키는 대들보는 현재는 구할 수조차 없는 적송(赤松)이어서 그것만으로도 볼거리가 된다. 하지만 정순왕후생가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없고 대체로 무뚝뚝하다. 안채 이외에 크게 변화를 줄 만한 건물조차 없어서, 대청 뒤로 이어지는 장독대의 정감까지 없었다면 집은 그 자체로 무뚝뚝한 사내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정순왕후생가의 솟을대문을 보고 온 뒤라면, 김기현가옥의 대문은 더욱 왜소해 보인다. 다소곳하기까지 한 대문채의 지붕은 모임지붕(정자처럼 중앙에 지붕면이 모이는 지붕)에 가까워 여인의 잘록한 허리에 걸쳐진 짧은 치마 같기도 하다. 일부러 비워 버린 듯한 대문채 천장의 허전함은 이 집의 여성성을 강조한다. 잔뜩 허리를 굽히고 지붕을 받는 종도리(용마루 밑에 있는 부재)에서 대문을 이곳에 앉힌 이의 겸허한 마음을 읽어 낼 수 있다. 대문은 집을 짓고 마지막에 설치하는 것이니, 그림으로 따지자면 용의 눈에 해당된다. 대문을 허투루 만들지 않는 까닭이다. 그래서 대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집주인이 집에 대해 가지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행랑채에 있어야 할 대문이 이곳에 앉은 것만으로도 이 집은 전혀 다른 집이 된 것이다.

행랑채의 중앙을 차지하는 여느 대갓집의 대문과는 달리 김기현가옥의 대문은 집 모퉁이에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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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의 여성성은 대문을 비스듬히 등지고 곁눈질하듯 앉은 사랑채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대문이 이곳에 없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다. 대문이 가지는 여성성은 사랑마루의 난간에서도 읽어 낼 수 있다. 난간을 높이 세우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처리했다. 애초에는 용트림하는 형상의 자연목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보수하던 목수가 대충 깎은 나무를 걸쳐 놓아 조잡하기까지 하지만 말이다. 사랑채 앞마당에 덧대 지은 차양은 대문을 등지고 앉은 여인의 양산쯤이라고 해야 할까? 최근에 거의 모든 부분을 다시 만든 듯한데, 고택의 여성성을 살리는 데는 대체로 실패했다.

차양을 쓰고 앉은 사랑채에는 방문객이 머물 수 있는 방이 있다. 하루를 묵으며 오래된 한옥의 내밀함을 느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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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세를 떨어 대는 다른 사랑채 난간과 달리 있는 듯 없는 듯 처리한 난간에서 또 다른 여성성을 볼 수 있다. 여성성은 김기현가옥의 중요한 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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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의 기단, 댓돌, 마루, 처마 선이 나란히 수평선을 이루고 있어 편안하다. 댓돌 위의 신발이 고택에 체온을 더한다. 오른쪽의 열린 문은 안채에서 가장 은밀한 초가로 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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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로 들어서다 이상하다 싶은 문 때문에 발을 멈춘다. 안채로 들어가는 중대문 옆에 초가로 들어가는 작은 문이 있다. 자료를 살펴보니 이곳에는 문 대신 담장이 있었는데, 1948년에 문을 들였다고 한다. 이곳이 담장이라면 초가는 안채로 들어가 다시 부엌을 지나야 도달할 수 있는 여인들의 가장 은밀한 곳이다. 이 문 때문에 가장 깊은 곳으로 밀려나 있던 여성의 공간이 대문에 바투 붙고 말았다. 이제 여인도 언제든 대문을 나설 수 있게 되었다. 1948년이면 이미 시대가 변한 것이다. 집은 그렇게 사회를 담아낸다.

안채에서 초가로 이어지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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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중인 김기현가옥의 여성성

문을 지나 안채로 들어서면 정면에서 사람을 맞이해야 할 안채가 보이지 않는다. 다른 고택과 달리 안채가 대문 옆으로 숨은 까닭인데, 대문을 완전히 들어서야만 나타나는 안채는 정숙한 여인처럼 수수하다. 높이가 강조된 정순왕후생가와 달리 상대적으로 낮은 건물 때문에 공간이 넉넉하게 느껴져 중문을 밀고 안채로 들어섰을 때의 정감이 정순왕후생가와 많이 다르다. 말하자면 공간적인 정서가 훨씬 따뜻하다. 숨은 듯 내색 없는 안채지만, 안채의 따뜻함은 다른 건물의 뿌리가 된다. 아기자기한 대문 역시 여기서 시작한 여성성을 이어받고 있다. 마치 뿌리에서 가지가 나오듯 안채에서 모든 건물이 가지가 되어 나오는 형상이다. 대문에서 시작한 김기현가옥의 여성성은 자궁처럼 큰 안채에서 완성되고 있다.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남성의 성격에는 역사적으로 조금씩 쌓여 온 여성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이것을 '아니마(anima)'라고 불렀다. 간단히 말하면, '남성이 가진 여성성'을 아니마라고 정의했다. 한옥은 유학의 세례를 받아 강한 남성성을 가지고 있지만, 한옥이 지나온 역사는 다분히 여성적이다. 부뚜막에서 시작한 구들, 그리고 집안일의 중심인 마당으로 이어지는 한옥 구조의 발전 근저에는 여성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 여성성이 극적으로 나타난 한옥이 김기현가옥이다. 정순왕후생가의 강한 남성성이 한옥의 이념적 특성이라면, 강한 여성성이 드러난 김기현가옥은 한옥의 아니마, 그러니까 생활 역사의 흔적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한옥의 겉모습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대개 다른 나라는 건물을 일자형으로 짓는다. 시멘트가 아닌 나무로 집을 짓자면 아무래도 그것이 편하고 유리하다. ㅁ자집으로 알려진 중국의 전통 살림집 사합원도 일자집 4채가 중정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 단호하게 선을 강조한 사각형 사합원은 남성성이 강하다. 그러나 한옥은 ㄱ, ㄴ, ㄷ 등 꺾임집 형태로 건물이 한 몸을 이룬다. 선이 끊임없이 휘어지며 공간을 낳고, 공간이 또 다른 공간을 낳는 풍부한 여성성이 특징이다. 이는 부뚜막에서 발달한 구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집집마다 차이가 나는 팔색조 한옥 지붕도 꺾임집 때문에 가능하다. 집이 꺾이며 집의 크기와 높이가 달라지는데, 지붕 모습도 그때그때 달라진다. 팔작지붕도 아니고 맞배지붕도 아닌 매우 복합적인 지붕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지붕이 겹쳐지는 곳에서는 건물의 밀도가 커지면서 특별한 공간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때로는 이것이 생각지도 못한 건축적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한옥의 지붕 속에는 부뚜막에서 출발한 생활의 미, 즉 건강한 여성성이 숨어 있는 셈이다.

고택이지만 새롭게 꾸민 부엌이 마음에 든다. 부뚜막을 감싼 흙이 주는 질감이 좋다. 부뚜막의 가마솥은 그대로 장식이 되어 세월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안쪽에 입식으로 식당을 꾸며서 현대 생활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만들었는데, 어둡고 지저분하기 쉬운 부엌을 환하게 만들어 경쾌하다. 문화재에 이처럼 과감하게 현재의 생활을 담아낸 건물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고택 속에 오늘을 무리 없이 담아낸 모습이 보기 좋다. 김기현가옥의 여성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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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기둥의 멋

살림집 창호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불빛, 마을에 어둠이 깔리면 한옥은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충만하다. 여기에 그윽한 독경 소리가 더해지면, 때로 평생의 추억거리가 되기도 한다. 김기현가옥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개심사가 있다. 개심사로 오르는 운치 있는 길은 먼 길을 달려온 사람에게 안겨 주는 개심사의 보시다. 건축 기행을 하는 이에게 개심사가 유명한 이유는 범종루와 심검당 때문이다. 범종루는 기둥을 거의 다듬지 않은 자연목을 써서 자못 위태로워 보인다. 사찰의 살림집인 심검당에도 그런 기둥이 있다. 기둥으로 가져다 쓴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곳에서 자란 나무는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천연덕스럽다. 전통 건축이 추구한 자연스러움이 돋보인다. 독특한 화장실도 재미를 더한다.

서산에 내려온 이상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을 비켜 갈 수는 없다. 은은한 미소가 일품인 여래상을 가운데에 두고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반가사유상과 보살상이 조각되어 있다. 마애여래삼존상을 만나기 전 해미읍성에 잠깐 들르는 것도 좋다. 김기현가옥에서 십 분 거리에 있어 부담도 적다. 해미읍성은 조선 초기의 대표적인 석성(石城)으로, 조선 시대 관아 시설 여러 개가 복원되어 있다.

개심사 → (22분) → 김기현가옥 → (8분) → 해미읍성 → (27분) → 서산 마애여래삼존상

김기현가옥 인근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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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집필자 소개

서울시립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들어가면서 '집'이라는 공간에 빠져들었다. 현재 한옥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고, 다양한 활동으로 한옥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출처

이야기를 따라가는 한옥 여행
이야기를 따라가는 한옥 여행 | 저자이상현 | cp명시공아트 도서 소개

저마다 고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살림집 한옥 17곳과 성당, 절집, 서원 등 24곳의 개성 넘치는 전통 건축물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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