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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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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지(bridge)는 4명의 사람이 진행하는 게임으로 17세기 초반의 휘스트(whist), 혹은 휘스크(whisk)라는 게임으로부터 발전한 것이다. 영국의 시인 존 테일러(John Taylor)는 그가 1621년에 쓴 시에서 이 게임을 언급하고 있으며, 또 다른 시인 찰스 코튼(Charles Cotton) 역시 그의 1674년 작품인 〈능숙한 플레이어(Compleat Gamester)〉에서 이 게임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전통적인 카드놀이인 러프(Ruff)와 아너스(Honors, 일명 slamm), 그리고 휘스트(Whist)는 영국 전역에서 매우 폭넓게 알려져 있는 게임이었다. 그래서 심지어 어린 아이들조차도 대부분은 그 게임에 관해서 알고 있다.

휘스트는 원래 서민계층에서 즐기던 놀이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18세기 초에는 휘스트가 사교계에서 새로운 놀이로 각광받았다. 이후에는 영국에서 유럽 전역으로, 그리고 대서양 너머 식민지의 선술집과 가정에까지 아주 폭넓게 전해졌다. 휘스트는 네 사람이 진행하는 게임인데, 마주 앉은 두 사람이 한 팀이 되고, 나머지 두 사람이 다른 팀이 되는 것이다. 52장의 모든 카드를 사용한다. 두 팀은 모든 수법을 동원해 서로를 누르기 위해 경쟁하는데, 라운드마다 이긴 사람이 카드를 가져가도록 되어 있었다. 이 게임이 19세기 후반에 ‘브리지’, 즉 모든 카드의 숫자를 연결해 손에서 카드가 다 없어질 때까지 하는 게임으로 바뀌었다.

1870년대에는 휴가철이 되면 유럽 전 지역의 귀족들이 카드 게임을 하기 위해 프랑스 리비에라(Riviera)의 살롱으로 모여 들었다. 가장 인기 있었던 카드 게임 가운데 하나가 터키의 헤디브(khedive), 혹은 비리치 게임이었다. 딜러가 결정적인 패(최상의 패)를 지정할 수 있다는 것과 이 특권을 파트너에게 넘길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게임의 방식은 휘스트와 비슷했다. 1880년 무렵에는 이 게임이 브리지(bridge)로 알려지게 되었지만, 몇 년 후에 생긴 옥션 브리지라는 새로이 변형된 브리지 게임과 구분하기 위해 브리지 휘스트(bridge whist)로 불리게 되었다. 1926년 요트 선수권 보유자이며, 철도업계의 거물 코넬리우스 밴더빌트(Cornelius Vanderbilt)의 손자인 해롤드 밴더빌트(Harold S. Vanderbilt)가 서부 해안에서 뉴욕으로 항해하는 동안에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 콘트랙트 브리지이다. 뉴욕의 휘스트 클럽(The Whist Club of New York)에서는 이 새로운 규칙을 수용했으며, 1920년대 말에는 콘트랙트 브리지가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

이처럼 콘트랙트 브리지가 일순간에 인기를 끌고,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 그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 게임이 동료의식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1920년대~1960년대에는 집에 손님을 초대하면 오늘날과 같이 텔레비전, VCR과 DVD 플레이어, 비디오 게임, 그리고 다양한 음악 등 모두가 함께 즐길만한 오락 거리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4명의 인원이 참가할 수 있는 이 게임은 카드 게임에 대한 재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였을 뿐만 아니라, 뉴스와 소문을 따라 잡고,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콘트랙트 브리지에서는 같은 조를 이룬 두 사람이 잡을 최선의 패를 선언하고, 똑같이 점수를 나누기 위해서는 매번 딜을 할 때마다 서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콘트랙트 브리지는 교외 주택의 거실에 놓인 녹색의 천을 깐 테이블에 둘러앉은 네 사람으로 참가자 수를 제한하지는 않는다. 이런 형태의 브리지 게임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토너먼트 경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수의 참가자들이어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50년에 창설된 세계 브리지 선수권 대회인 버뮤다 볼(Bermuda Bowl)에서 월드 올림피아드(World Olympiads)에 이르는 모든 대회에서 열광적인 브리지 참가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만큼 많은 게임에 참가할 수 있다.

브리지는 1970년대 사람들이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른 오락거리들이 생기면서 그 인기를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포커와 마찬가지로 이 게임도 사이버 세계로 진출했다. 그곳에서는 전 세계의 브리지 애호가들이 서로 만나서, 서로의 전략을 공유하고, 또 온라인상에서 실제로 게임을 한다. 또한 이동이 불가능하거나 주변에서 브리지 게임을 하는 친구를 찾을 수 없는 사람들도 인터넷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들은 게임을 시작하는 시간, 게임 진행 시간, 그리고 적용할 규칙 등을 자유롭게 조정하여 ‘가상의 카드 살롱’에서 편리하게 실시간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