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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 염색

ⓒ Dean Wissing | CC BY-SA

얼굴과 몸에 하는 화장과 마찬가지로 모발 염색 역시 원시 문명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초기 문명 중에서도 기원전 1500년경에 지금의 이라크(Iraq) 북부에서 살았던 아시리아인(Assyrian)들은 뛰어난 헤어 스타일리스트들이었는데, 그들의 미용기술 중 하나가 염색이었다. 몇 백 년이 지난 후, 그리스인들 역시 길고 곱슬곱슬한 머리를 밝은 컬러로 염색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들은 모발을 황금빛으로 만들기 위해 노란 꽃가루, 밀가루, 그리고 사금을 뿌렸다. 더욱 선명한 금발로 만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일광욕을 하기도 했다. 기원전 4세기 아테네의 극작가인 메난드로스(Menander)는 남자들이 특별한 연고로 머리를 감은 후에 “아무것도 쓰지 않고 태양빛 아래에 앉아서 자신들의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금발로 변하기를 기다리는데, 실제로 그렇게 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 무렵 로마의 남성들은 자신들의 어두운 색 모발에는 만족했지만, 모발이 하얗게 세기 시작하면 염색을 시작했다. 검은 모발로의 염색을 위해서 부추의 일종으로 짐작되는 풀과 호두 껍데기를 끓여서 만든 염료를 사용했다. 서기 1세기에 접어들자, 적어도 여성들 사이에서는 유행이 바뀌었다. 여성들은 너도밤나무의 재와 염소 유지(油脂)로 만든 비누로 머리를 감아서 마치 프랑스인들의 모발처럼 아마색으로 탈색했다. 그런데 이런 조야한 처치로 인해 탈모가 일어나곤 했다.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Ovidius)의 《사랑의 기교(Ars amatoria)》에서는 그 시대에 염색으로 인해 일어나는 전형적 결말인 ‘탈모’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한 사내가 그의 정부에게 말하기를, “그대, 내가 ‘염색을 그만하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제 그대에게는 더 이상 물들일 머리카락조차 남아 있지 않았구나.”라고 했다.

다른 문화권에서도 독특한 모발 염색을 즐겨했다. 색슨족은 가끔 모발을 밝은 붉은 색, 녹색, 오렌지색, 혹은 푸른 하늘빛으로 염색했다. 골족은, 그들의 노란 머리에서 은은한 붉은 빛깔이 감돌게 염색을 했는데,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처럼 로마인들의 부러움을 사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16세기 영국에서 단연 인기를 끌었던 모발 염색은 엘리자베스 1세의 자연스러운 빨간 머리였다. 이는 이탈리아의 궁정에서 식물성 원료의 염료로 색을 낸 노란빛의 금발이 유행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의 모발 염색용 도구들은 모발 관리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1960년대 이전에는 단지 7% 정도의 여성들만이 모발을 염색 했던 반면, 오늘날에는 그 비율이 75%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