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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 Phronimoi | CC BY-SA

우리가 조직적인 체계를 갖추고 아픈 사람을 돌보고 치료를 하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고대 이집트에는 치료에 집중하는 신전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 장소에서 이루어진 치료는 아마도 신에게 비는 것이 고작이었을 것이다.

오늘날과 같지는 않더라도 치료가능한 과학적 수단을 이용해서 환자를 치료한 최초의 시설은 기원전 4세기 판두카바야(Pandukabhaya) 왕의 재임 시절에 시작되어 기원전 2세기경까지 지속된 싱할라족(Sinhalese)의 미힌탈레(Mihintale) 불교 병원과 마차(Macha)공주가 아일랜드에 설립한 ‘슬픔의 집’이란 뜻을 가진 브로인 베어그(Broin Bearg)였다. 황실의 찬조금이 아닌 국가의 기금이나 예산을 사용해 병원을 설립하기 시작한 것은 서기 1세기경 중국에서 였으며, 최초의 의학교육시설은 서기 6세기에 페르시아 제국에서 설립한 군디샤푸르(Gundishapur) 아카데미가 최초였다.

병원이 처음으로 만들어진 시기와 당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낯선 이와 환자에게 호의를 베풀어야 하는 기독교의 지상명령은 곧 기독교에 의해 병원이 생겼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비록 기독교적 신앙으로 병원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적인 사고로 인해 사람들의 병원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은 어느 정도까지는 사실인 측면이 있다. 악귀나 ‘나쁜 신’의 농간으로 환자가 병에 걸렸다고 믿는 대신 질병이 물질적인 것이며, 잠재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인식을 바꾸게 만든 것이 바로 기독교이기 때문이다. 중세 초기의 병원은 주로 종교기관이 운영을 맡았다. 이러한 전통은 영국의 일부 지역에서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는 간호사에게 ‘수녀(Sister)’란 호칭을 사용한다.

북아메리카에서 처음으로 생긴 두 병원은 각각 1524년 멕시코시티와 1639년 퀘벡 시에 설립된 병원으로써 이 두 병원은 종교 자선단체의 회원(hospitalers)들이 운영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교 자선단체란 종교적 자선과 군사적 규율이 결합된 단체를 의미한다. 18세기에는 윌리엄 펜(William Penn)이 필라델피아에 최초로 비영리 병원을 설립했다. 미국 병원의 치료와 행정구조는 남북전쟁 전까지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전쟁당시에 청결하고 조직적인 병동식 병원이 생김으로써 전후에 더 향상된 시설의 병원 설립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