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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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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페리아(feria)는 여전히 ‘박람회(fair)’의 의미로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등 몇몇 로맨스어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이 단어는 ‘성스러운 날’이란 의미도 지니고 있다. 아마도 과거에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고 하면 주로 예배를 위해 모인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이런 의미가 생겼을 것이다. 초기의 교회는 일찍부터 이러한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축제를 열고 박람회를 후원하기도 하면서 교회의 수입원으로 삼았다. 이런 교회의 박람회가 성장하여 마을 박람회가 되고, 이 마을 박람회는 또 지역 박람회로 그 규모가 커지게 되었다. 전미 주 박람회(American state fair)는 미국 주의 숫자대로 거행되는 모든 주 박람회가 하나로 총화되는 민속 박람회이다.

모든 미국 박람회의 원조가 된 박람회는 1765년 노바 스코샤 윈저에서 열린 농업전시회였다. 지금도 여전히 개최되고 있는 이 박람회가 주의 경계를 넘어 개최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한 사람은 뉴잉글랜드의 농부이자 양모 공장의 주인이었던 엘카나 왓슨(Elkanah Watson)이다. 1807년 사업 확장을 노렸던 왓슨은 그가 기르는 메리노 품종의 양 몇 마리를 끌어다가 매사추세츠 주의 피츠필드 광장에 있는 느릅나무 밑에 묶어두었다. 그리고는 양의 목에 철 조각을 매단 다음 종처럼 울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의 이런 행동은 그 지역 사람들에게 메리노 품종의 양 사육을 권하기 위해서였다. 2~3년 후, 왓슨은 ‘버크셔 소품평회’를 열었고, 이 품평회에는 양 386마리, 황소 109마리, 암소 9마리, 암송아지 3마리, 송아지 2마리, 수퇘지 1마리가 참가했다. 이에 다른 이들도 왓슨을 흉내 낸 야외행사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결국 가축을 거래하고 품평을 위주로 하는 마을과 군단위의 ‘박람회’가 전국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날엔 로데오 경기와 가축 품평회, 그리고 경매 등의 행사는 주 박람회와 별도로 개최되지만, 가축 전시회는 대부분의 주 박람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행사이다.

뉴욕 주는 1841년 시러큐스에서 최초로 주 박람회를 개최했다. 미시간 주가 1849년에 뒤를 이었다. 주 박람회에 대한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주 박람회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까지 계속해서 열렸다. 특히 워싱턴, 텍사스, 오클라호마, 미시간 같은 주는 농업의 규모가 크고 재배되는 품종도 다양해서 개최되는 주 박람회 숫자도 2~3개 정도에 이른다.

텍사스 주 박람회처럼 아주 규모가 큰 박람회는 방문객이 300만 명에 이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주 박람회에는 수십만 명 정도의 방문객이 모인다. 박람회 방문객은 주로 농업과 관련된 행사를 살펴보지만, 농업과 관련이 없는 여러 기술들도 둘러본다. 또, 가축전시, 라이브 공연, 요리와 수공예품 콘테스트, 각종 오락게임이나 놀이 기구, 그리고 다양한 거리음식 등을 즐길 수 있다. 꼬치에 끼워 파는 음식의 가지 수를 세어 볼 수 있는 4-H 클럽의 전시는 언제나 가장 인기가 높은 행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