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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예덕나무

다른 표기 언어 Japanese Mallotus , 野桐 , アカメガシワ赤芽槲 赤芽柏 동의어 야동, 꽤잎나무
요약 테이블
분류 대극과
학명 Mallotus japonicus

여름이 조금씩 짙어가는 6월 말에서 7월 초쯤 남해안을 여행하다 보면 좀 색다른 모습으로 꽃을 달고 있는 예덕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노랑을 바탕으로 초록색이 많이 섞인 녹황색 꽃들이 나무 위를 덮고 있다. 가까이 가보면 가지 끝에서 꽃대가 위로 쑥쑥 올라와 마치 꽃방망이를 줄지어 세워둔 것 같다. 손바닥을 펼친 것처럼 커다란 잎을 밑에 깔고 총총히 들어서 있다.

예덕나무는 흔히 바닷가에서 잘 자라는 생태특성과 더불어 주변 환경과의 어울림이 편안하고 자연스럽다. 빨강이나 노랑의 원색 꽃이 너무 강렬한 인상을 주는 반면에 초록과 노랑이 섞인 간색(間色) 꽃은 편안함과 안정감을 준다. 나른한 더위로 몸은 지치고 골치 아픈 일로 머리가 지끈거릴 때, 남해안 해안도로로 달려가면 예덕나무가 꽃과 함께 편안하게 맞이해줄 것이다.

예덕나무는 따뜻한 땅을 찾아 우리나라 남해안은 물론 일본 남부, 중국, 타이완에 걸쳐 자란다. 키 10여 미터, 지름이 한 뼘 넘게 자라지만 아름드리가 되는 나무는 아니다. 또한 나이를 먹어도 갈라지지 않는 회백색 줄기를 가지고 있다. 좋아하는 곳은 햇볕이 잘 드는 해안가다. 도로를 내느라 큰 나무들을 잘라내 버리면 가장 먼저 찾아오는 손님이다. 그래서 ‘선구식물(pioneer plant)’이란 별명도 있다.

예덕나무는 봄에 갓 돋아나는 잎 표면이 짧은 털로 덮여 있는데, 털 자체의 색깔이 진한 붉은색이라 새잎은 빨갛게 보인다. 일본 사람들은 이런 특징을 두고 ‘붉은 새싹 나무’란 이름을 붙였다. 붉은 털은 자라면서 차츰 없어지고, 밑의 녹색이 드러나면서 원래의 초록 잎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예쁜 애송이 잎들이 어른 잎이 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봄날의 예덕나무는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커다란 예덕나무 잎은 셋으로 얕게 갈라지거나, 그냥 타원형의 잎이 섞여 있어서 단조롭지 않다. 잎자루는 한 뼘이 넘으며 붉은색을 띠고 있다. 잎 아래쪽의 잎자루와 주맥이 만나는 지점에는 마주보는 꿀샘 두 개가 달려 있어서 개미들이 줄지어 찾기도 한다. 잎을 보고 중국 사람들은 요즈음 말하는 그 이상한 ‘야동’이 아니라 야동(野桐)이라고 했다. 깊은 숲속보다 인가 근처의 들판이나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며, 잎의 생김새가 오동나무와 닮았다. 예덕나무란 이름도 야동의 중국식 발음인 ‘에통’과 관련이 있지 않나 짐작해본다. 예덕나무는 원래 중국에서 소화불량 등에 쓰인 약 나무다. 거친 먹을거리에 고생하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소화계통 약재는 언제나 소중한 자원이었을 터, 중국 이름인 야동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약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

암수가 다른 나무이며 가을에 열매는 삭과로 열린다. 둥근 세모꼴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으면 활짝 갈라져 콩알 굵기만 한 새까맣고 반질반질한 씨앗이 얼굴을 내민다. 씨앗은 기름성분이 많아 환경이 나쁠 때도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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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집필자 소개

평생 나무를 연구한 학자,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무령왕릉 나무 관 등 나무로 만든 문화..펼쳐보기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우리 나무의 세계 1 | 저자박상진 | cp명김영사 도서 소개

나무의 생태학적인 접근을 넘어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재조명한다. 우리 민족의 삶이 담긴 역사서 속에서 나무 문화재 대한 향기로운 이야기와 비밀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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