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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소사나무

다른 표기 언어 Korean Hornbeam , 小西木 , イワシデ岩四手
요약 테이블
분류 자작나무과
학명 Carpinus turczaninovii

소사나무는 중부 이남 해안과 섬 지방이 원래의 자람 터다. 다 자라도 키 5~6미터, 지름이 한 뼘 정도가 고작인 작은 나무다. 그것도 똑바로 선 나무가 아니라 비뚤어지고 때로는 여러 갈래가 지는 모양새로 우리와 만난다.

소사나무는 메마름과 소금기에 강하며, 줄기가 잘려져도 새싹이 잘 나오는 등 척박한 조건에 잘 적응하는 나무로 유명하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소사나무는 최소한의 영양분으로 겨우 삶을 이어가는 분재(盆栽)나무로서 흔히 만난다. 분재는 작은 분(盆)에 나무를 심어 고목나무의 모습으로 축소시켜 가꾼 것이다. 소사나무는 너무 빨리 자라지 않고 생명력이 강하며, 달걀모양의 잎은 2~3센티미터 정도에 불과하여 분재재료로 적합하다. 소사나무의 줄기는 회갈색으로 깊이 갈라지지 않으며, 직립하려는 성질이 강하지 않아 나무 모습을 구미에 맞게 조절하기도 쉽다. 또한 갈잎나무인 소사나무는 겨울에 잎이 지고 나면 섬세한 가지 뻗음이 예술적이다. 이래저래 소사나무는 분재나무로 선택될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소사나무 이외에 참느릅나무도 분재나무로 널리 이용된다.

분재는 고려 말부터 기록이 나오며, 강희안의 《양화소록》에는 구체적인 재배방법까지 기술되어 있다. 분재는 작은 분에 고목나무와 어우러진 자연 상태의 풍취를 재현한 예술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나처럼 평생을 나무와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분재나무를 볼 때마다 가엾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몇 년 전 분재를 ‘쇠줄에 묶인 개’에 비유했다가 분재협회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 나무 하나를 두고도 이렇게 보는 눈이 정반대이니,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정치라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해보게 된다.

소사나무란 서어나무의 한자 이름인 서목(西木)에서 온 것이다. 서어나무보다 훨씬 작게 자라는 나무이니 소(小) 자를 넣어 소서목(小西木)으로 불리다가 소서나무에서 소사나무로 변했다. 중국에서는 서어나무를 아이력(鵝耳櫪)이라 하니 우리 이름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일본 이름과 더 관련이 깊다. 임경빈 교수의 해설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소사나무를 포함한 서어나무속의 나무들을 일반적으로 ‘시데(四手)’라고 하는데, 이는 신에게 바치는 비쭈기나무 가지에 매다는 무명실을 뜻한다. 서낭나무에 흰 종이나 흰 실 또는 새끼줄을 치고 천도 시데라고 부르는데, 비쭈기나무 이외에 서어나무(西木)를 뜻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강화도 마니산 단군 제사 터에는 천연기념물 502호로 지정된 소사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이 나무는 키 4.8미터, 줄기둘레 27~84센티미터의 여덟 개 줄기로 타원형의 나무갓을 만들어 민족의 성전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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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집필자 소개

평생 나무를 연구한 학자,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무령왕릉 나무 관 등 나무로 만든 문화..펼쳐보기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우리 나무의 세계 1 | 저자박상진 | cp명김영사 도서 소개

나무의 생태학적인 접근을 넘어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재조명한다. 우리 민족의 삶이 담긴 역사서 속에서 나무 문화재 대한 향기로운 이야기와 비밀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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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소사나무우리 나무의 세계 1, 박상진,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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