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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꾸지뽕나무

다른 표기 언어 Chinese Silkworm Thorn , , ハリグワ針桑 동의어 굿가시나무, 활뽕나무
요약 테이블
분류 뽕나무과
학명 Cudrania tricuspidata

구지뽕나무가 원래 이름으로 생각되나 부르기 쉽게 꾸지뽕나무라고 한다. 누에를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사람들로부터 대접을 받는 뽕나무가 부러워 굳이 뽕나무를 하겠다고 우겨서 꾸지뽕나무가 되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황해도에서는 아예 활뽕나무라고 부르는데 활의 재료로 오히려 꾸지뽕나무가 더 우수하다고 하니 그럴듯하기도 하다.

그러나 꾸지뽕나무란 이름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단단하기가 박달나무와 맞먹을 정도로 비중(比重)이각주1) 0.9에 이르는 이 나무는 뽕나무와 거의 같은 쓰임새이나, 마음을 단단히 먹는 것을 ‘굳이’라고 하듯이 뽕나무보다 더 단단하다는 뜻으로 ‘굳이뽕나무’라고 하였고, 이것이 변하여 꾸지뽕나무가 된 것이다.

《이아(爾雅)》각주2) 에 보면 “꾸지뽕나무로 누에를 칠 수 있고 나무는 황적색으로 염색할 수 있어서 자황(柘黃)이라 부른다”라고 하였는데, 실제로도 나무의 속살이 샛노랗다. 한자로 자목(柘木)이라 하여 옛 문헌에는 상자(桑柘)로 뽕나무와 함께 기술하고 있다. 《천공개물(天工開物)》각주3) 에는 “꾸지뽕나무 잎을 먹고 자란 누에의 실로 활시위를 만들면 더욱 단단하고 질기다”라고 했다. 대체로 누에치기에 쓰이는 나무는 뽕나무(桑)이며, 활을 만드는 용도로 쓰인 것은 꾸지뽕나무(柘)라는 해석도 있다. 《물명고》에는 “궁간(弓幹)으로 꾸지뽕나무를 쓰고 이것으로 만든 활을 오호(烏號)라고 했다” 한다.

《훈몽자회》에 보면 염(檿), 또는 자(柘)라 하고 산뽕나무라고 훈을 달았다. 이것으로 보아 꾸지뽕나무의 옛 이름은 산뽕나무, 혹은 메뽕나무 등으로 불렸음을 알 수 있다.

꾸지뽕나무는 중부 이남에서 주로 자라며, 양지쪽 인가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숲속에는 자연 상태로 거의 남아 있지 않으며 대부분이 심은 나무다.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갈잎나무이고, 한 뼘 남짓한 굵기면 큰 나무에 속한다. 다만 음성군 생극면 임곡리에서 자라는 꾸지뽕나무는 나이 400년, 둘레가 두 아름이 넘는 거목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하여 문화재청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보상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린 가지에는 험상궂은 가시가 있으며, 동네와 가까울수록 가시가 더 많다. ‘제발 좀 자르지 말아 달라’고 빌어보다가 그래도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으니 가시로 무장하여 사람들에게 저항을 하는 것이다. 용케 낫질을 피하여 큰 나무가 되면 가시는 없어진다.

잎은 어릴 때나 새로 나온 가지에서는 주로 세 갈래로 얕게 갈라진 것이 달리고, 나이를 먹으면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달걀모양인 잎이 대부분이다. 같은 나무에 전혀 다른 모양의 잎이 달려서 나무를 알아내는데 조금은 혼란스럽다. 꽃은 암수 딴 그루이고, 늦은 봄에 둥근 공모양의 꽃차례를 이루며 핀다. 열매는 육질의 작은 알갱이 수십 개가 모여 만들어지며, 가을에 붉게 익는다. 까막까치의 밥이 되기도 하며, 사람도 잼을 만들거나 생으로도 먹을 수 있고 술을 담그기도 한다. 나무껍질과 뿌리는 말려서 약으로 쓴다. 《동의보감》에는 “몸이 허하여 귀먹은 것과 학질을 낫게 한다”라고 했다. 그 외에 민간약으로는 부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항암제로도 쓰인다. 껍질에는 질기고 긴 인피섬유(靭皮纖維)가 풍부하여 닥나무 대신에 종이의 원료로 쓰이기도 한다.

꾸지뽕나무는 뽕나무에 접두어가 붙어 있어서 서로 무척 가깝게 느껴지지만 둘 다 뽕나무과에 들어간다는 것 이외에는 속(屬)이 다를 정도로 거리가 있다. 우리의 동네 이름 중에 흔히 ‘구지말’이나 ‘구지리’가 있다. 이것으로 보아 옛날에는 꾸지뽕나무를 여기저기에서 많이 심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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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집필자 소개

평생 나무를 연구한 학자,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무령왕릉 나무 관 등 나무로 만든 문화..펼쳐보기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우리 나무의 세계 1 | 저자박상진 | cp명김영사 도서 소개

나무의 생태학적인 접근을 넘어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재조명한다. 우리 민족의 삶이 담긴 역사서 속에서 나무 문화재 대한 향기로운 이야기와 비밀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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