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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키위

다른 표기 언어 Kiwi Fruit , キウイ , 猕猴桃
요약 테이블
분류 다래나무과
학명 Actinidia chinensis

19세기 중엽 ‘아편전쟁’과 ‘태평천국의 난’ 등으로 거대한 봉건제국이었던 청나라는 밀려오는 서양문물을 감당하지 못하고 멸망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중국 땅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남경을 비롯한 양쯔강 유역에는 서양인들이 많이 살았다.

이들은 넓은 터에 정원 가꾸기를 즐겨 하여 여러 가지 중국 식물들로 정원을 채웠다. 이때 그들의 눈에 띈 덩굴나무가 바로 키위다. 덩굴을 올려 그늘을 만들고 때로는 담장을 덮는 재료로 키위는 제격이었다.

정원에 심으면서 그들이 처음 붙인 이름은 ‘차이니스 구스베리(chinese gooseberry)’로 아마도 이들은 갈색 털북숭이 열매를 거위나 먹는 과일쯤으로 생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톡 쏘는 맛이 너무 자극적이라 열매를 먹을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다. 단순히 그늘을 만들어주는 덩굴나무 정도로 이용했을 따름이다.

이렇게 서양인들과 차츰 친해진 키위는 1910년경부터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이삿짐에 얹혀 뉴질랜드 북섬과 미국의 캘리포니아 등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이 중국에서 보아온 대로 그늘을 만드는 나무나 담장을 장식하는 쓰임일 뿐이었다.

1930년경에 뉴질랜드 원예가들은 이 열매를 식용으로 바꾸기 위한 개량을 하기 시작했다. 먹을 때 입속에 남는 깨알 같은 씨앗의 씹힘과 신맛이 들어간 단맛의 그 미묘함과 더불어 에메랄드빛을 띤 과육도 고급스러워 과일로서 차츰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뉴질랜드는 세계시장을 겨냥하여 북섬에 키위나무를 대량으로 심었다. 과일이 인기를 끌면서 점차 미국 캘리포니아까지 재배가 확대되었지만, 뉴질랜드가 여전히 생산 1위를 점하고 있었다.

새로운 과일로 알려지면서 차이니스 구스베리라는 처음 이름은 아무래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열매의 모양이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키위 새와 닮았다는 것에 착안하여 ‘키위프루트(kiwi fruit)’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사실 키위 새와 과일 키위를 연관 지우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뉴질랜드가 가장 아끼는 국조(國鳥) 키위의 이름에서 따온 것 자체가 이 과일을 얼마만큼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물론 이름 바꾸기는 세계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어 대성공을 거두었다. 새 과일 키위(kiwi)는, 1970년대 말쯤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어 널리 심기 시작했다.

키위는 갈잎 덩굴나무로 키가 약 8미터까지 자란다. 오래된 줄기는 적갈색의 얇은 껍질로 덮인다. 어린 가지에 털이 촘촘히 나지만 차츰 없어진다.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손바닥을 펼친 정도의 크기까지 자라며 잎 끝은 둥글거나 오목해진다.

초여름에 하얀 꽃이 피고 열매는 가을에 익는데, 갸름하고 크기는 거의 달걀만 하다. 암수가 다른 나무이므로 대체로 암나무 5~10그루에 수나무 한 그루 정도를 두는 것이 좋다. 과일은 표면에 갈색 털이 촘촘하며, 과육은 말랑말랑하고 색깔은 연초록으로 가운데에 깨알 같은 씨앗이 들어 있다.

과육에는 비타민 C의 보고로 알려진 자몽, 귤, 유자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이 들어 있다. 열매 한 개만으로도 성인 한 명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의 하루 양이 충분하다고 한다. 향기가 좋아 날것으로 먹기도 하며, 잼이나 아이스크림 등에도 사용한다. 또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있어서 고기의 연육제로도 널리 쓰인다.

우리나라에 키위가 들어오면서 붙여진 첫 이름은 ‘참다래’다. 그러나 이는 적합하지 않은 이름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산에서 수만 년 동안 자라오던 진짜 다래가 자칫 참이 아닌 가짜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서다. 그래서 키위나 양다래로 부르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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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집필자 소개

평생 나무를 연구한 학자,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무령왕릉 나무 관 등 나무로 만든 문화..펼쳐보기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우리 나무의 세계 1 | 저자박상진 | cp명김영사 도서 소개

나무의 생태학적인 접근을 넘어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재조명한다. 우리 민족의 삶이 담긴 역사서 속에서 나무 문화재 대한 향기로운 이야기와 비밀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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