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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능금나무

다른 표기 언어 Apple Tree , 林檎 , チョウセンリンゴ朝鮮林檎
요약 테이블
분류 장미과
학명 Malus asiatica

능금은 배, 감, 복숭아, 자두와 함께 우리의 주요한 옛 과일이었다. 세계적으로는 약 25종이 유럽, 아시아 및 북아메리카에 걸쳐 자라고 있다. 중국의 기록을 살펴보면 1세기경에 임금(林檎)이라 불리는 능금을 재배한 것으로 나와 있다. 또 능금보다 길고 큰 열매를 가진 과일나무를 남쪽에서 들여왔는데, 이것을 ‘내(柰)’라 했다고 한다. 임금은 중국의 과일이고, 내는 오늘날의 서양사과를 말하는 것으로도 추정된다.

대체로 임금은 삼국시대쯤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기록으로는 송나라의 손목이 지은 《계림유사(鷄林類事)》각주1) 에 보면 “내빈과(奈蘋果)는 임금을 닮았으며, 크다” 하였고, 《고려도경》에 보면 “일본에서 들어온 과일에 임금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처음이다”라고 했다. 또 《동국이상국집》의 〈고율시〉에는 “······붉은 임금 주렁주렁 매달렸는데/아마도 그 맛은 시고 쓰리라”고 하여 구체적인 생김새와 맛까지 짐작할 수 있다.

조선조에 들어와서도 태종 12년(1412)과 13년에 종묘에 올리는 햇과일로 임금이 등장한다. 쪼개고 깎아서 쓸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올릴 것인지를 두고 대신들 간의 논란이 있었다 한다. 지금 생각하면 나랏일에 온갖 신경을 써야 할 분들이 정말 하찮은 일을 가지고 쓸데없는 논쟁을 한 것 같다. 그 외에도 《조선왕조실록》에는 엉뚱한 계절에 임금 꽃이 피었다는 기록이 여러 번 나온다.

이처럼 임금은 우리의 주요한 과일로서 명맥을 이어왔으며, 개화기 초기까지만 해도 개성과 서울 자하문 밖에서 흔히 재배되고 있었으나 다른 과일에 밀려 지금은 없어져 버렸다. 오늘날 우리가 능금으로 알고 있는 이 과일이 중국의 임금이 들어와서 능금이 된 것인지, 아니면 경북, 경기, 황해도 등지에 야생상태로 자라는 순수 토종 능금나무의 열매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렇다면 능금과 같은 과일로 흔히 알고 있는 사과(沙果)는 무엇일까? 《훈몽자회》에 보면 “금(檎)은 능금 금으로 읽고 속칭 사과라고 한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벌써 500년 전부터 뒤섞여 쓰인 것 같다. 지금도 능금과 사과의 명칭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나, 1906년 서울 뚝섬에 원예시험장을 개설하고 각종 개량 과수묘목을 보급할 때 선교사나 일본을 통해서 들어온 ‘능금이 달리는 나무’를 일단 사과나무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사과는 유럽인들이 즐겨 먹는 과일로서 이에 얽힌 이야기가 수없이 많다. 성경에 보면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금단의 열매인 사과를 따먹었다가 그곳에서 쫓겨나고 만다. 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불화(不和)의 여신인 에리스가 던진 황금사과 한 개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줌으로서 급기야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분쟁을 가져오는 불씨를 ‘파리스의 사과’라고 한다. 그 외에도 활쏘기의 명수 ‘윌리엄 텔의 사과’, 만류인력을 발견한 ‘뉴턴의 사과’ 등 서양 문화에 비친 사과의 의미는 여러 가지다.

능금나무는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두면 키가 10미터 정도에 이른다. 잎은 타원형으로 어긋나기로 달리며 가장자리에는 잔 톱니가 있다. 꽃은 봄에 분홍색으로 피고 다섯 장의 꽃잎을 가지고 있다. 가을에 노란빛이 도는 열매가 붉게 익으며, 겉에는 하얀 가루가 묻어 있다.

능금과 사과나무는 매우 비슷하여 구분이 어려우나, 능금은 꽃받침의 밑부분이 혹처럼 두드러지고 열매의 기부가 부풀어 있다. 반면 사과는 꽃받침의 밑부분이 커지지 않고 열매의 아랫부분은 밋밋하다. 또 능금은 사과에 비해 신맛이 강하고 물기가 많으며 크기도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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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집필자 소개

평생 나무를 연구한 학자,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무령왕릉 나무 관 등 나무로 만든 문화..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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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무의 세계 1
우리 나무의 세계 1 | 저자박상진 | cp명김영사 도서 소개

나무의 생태학적인 접근을 넘어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재조명한다. 우리 민족의 삶이 담긴 역사서 속에서 나무 문화재 대한 향기로운 이야기와 비밀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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