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무궁화

다른 표기 언어 Rose of Sharon , 無窮花 , ムクゲ木槿
요약 테이블
분류 아욱과
학명 Hibiscus syriacus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는 여름 내내 이어 피기를 계속하는 꽃의 특성처럼 끊임없는 외침을 받아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도 5천 년 역사를 이어온 배달민족을 상징하는 꽃이다. 그러나 ‘무궁화를 국화로 한다’라는 법률이나 조례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나라꽃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1900년경 애국가 가사가 만들어질 때 후렴으로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이 들어가면서부터다. 질곡의 근세를 살아온 세대들은 무궁화가 바로 애국의 상징이었다. 삼천리강산이 무궁화 꽃으로 덮이는 이상향을 그리기도 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나라를 상징하는 꽃으로 무궁화가 선택되었다. 국기봉이 무궁화의 꽃봉오리 형상으로 만들어졌고, 정부와 국회 포장이 무궁화 꽃 도안으로 채택되어 오늘에 이른다. 1963년부터는 무궁화를 감싸고 있는 한 쌍의 봉황새 무늬를 대통령 휘장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한국동란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56년에 화훼연구가 조동화 씨와 식물학자 이민재 씨가 나라꽃으로서 무궁화의 부적격성을 당시 일간지에 지적하기도 했다.

기원전 4세기경에 쓰인 것으로 알려진 《산해경(山海經)》각주1) 에는 무궁화로 짐작되는 ‘훈화초(薰華草)’가 군자의 나라인 우리나라에 자란다고 했다. 우리 문헌에도 최치원이 당나라에 보낸 국서에 ‘근화지향(槿花之鄕)’이란 말이 들어 있다. 《산해경》의 기록대로라면 당시는 삼한시대일 것이고, 또 최치원이 국서를 보낸 시기를 따져보면 적어도 1천 년 이전부터 이 땅에 무궁화가 자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오래전부터 우리 땅에 자라던 무궁화이지만 원산지는 아직도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학명의 종명에 중동의 시리아를 뜻하는 ‘syriacus’가 들어 있으며, 최근 그리스에서 무궁화 꽃을 새긴 은전이 발굴되어 시리아를 포함한 중동이 원산지라는 설에 무게가 실린다.각주2) 또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 왕유(王維, 699?~759)의 〈장맛비 속의 망천장〉이란 시에는 “녹음 짙은 여름 숲엔 꾀꼬리 소리가 들려온다/산속에서 조용히 수양하며 무궁화를 감상하고”란 구절이 나온다.각주3) 무궁화가 중국 땅의 숲속에 자연 상태로 자라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니 중국 남부 원산지설에 귀를 기울일 만하다. 그 외에 우리나라 안에 자연 상태로 분포하는 자람 터가 발견되지 않아 확실치는 않지만 한반도가 원산지라는 주장도 있다.

근화(槿花)나 목근(木槿)으로 불리다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이 꽃은 꽃 피기 시작하면서/하루도 빠짐없이 피고 지는데/사람들은 뜬세상을 싫어하고/뒤떨어진 걸 참지 못한다네/도리어 무궁이란 이름으로/무궁(無窮)하길 바란 것일세”라고 하여 처음으로 무궁화의 어원이 나온다.

무궁화는 보통 사람 키 조금 넘게 자라며 지름이 4~5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나무로 각인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가지를 자르는 등 간섭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중간 키 정도로 자란다.

무궁화의 수명은 30~40년 정도로 짧다. 하지만 동물이나 식물 모두 목숨의 길이는 일정하지 않다. 무궁화도 마찬가지로 100년 전후의 고목이 전국적으로 몇 그루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굵고 오래된 무궁화는 강릉 사천면 방동리 강릉 박씨 제실 안에서 자라는 천연기념물 520호 무궁화다. 키 4미터, 밑동 둘레가 150센티미터(거의 한 아름)이며 나이는 110년으로 짐작된다. 그 외에 백령도 중화동 교회의 천연기념물 521호 무궁화가 있고, 남원 산동면 대상리 및 홍천 고양산 중턱에도 크고 오래된 무궁화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무궁화 잎은 깊게 세 갈래로 갈라지며 어긋나기로 달린다. 다섯 장의 꽃잎이 서로 반쯤 겹쳐져 작은 주먹만 한 꽃이 핀다.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는 양성화이며, 꽃잎의 안쪽 가운데는 품종에 따라 붉은색 무늬가 생기는데, 흔히 ‘단심(丹心)’이라고 부른다. 무궁화는 새벽에 피기 시작하여 정오를 지나면서 활짝 피고, 해거름에는 오므라들어 다음날이면 땅에 떨어진다. 여름에서부터 늦가을까지 거의 3~4개월이나 피는데, 매일 새로운 꽃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무궁화는 세계적인 정원수로서 수많은 품종이 있고, 장려하는 종류만도 20여 종이 넘는다. 색깔로 본다면 붉은색, 분홍색, 보라색, 흰색이 있으며 홑꽃과 겹꽃도 있다. 그중 나라꽃의 표준으로 정한 것은 분홍 꽃잎 가운데 붉은 무늬가 생긴 홍단심과 흰 꽃잎 가운데 역시 붉은 무늬가 들어간 백단심이다.

무궁화는 약재로도 쓰였다. 《동의보감》에 보면 무궁화 껍질은 “장풍으로 피를 쏟는 것과 이질을 앓은 뒤에 갈증이 있는 것을 멈추게 한다. 곳곳에 있으며 달여 먹으면 잠을 자게 한다”라고 하였으며, 꽃은 “적백이질과 장풍으로 피를 쏟는 것을 낫게 하는데, 볶아 쓰는 것이 좋다. 달여서 차 대신 마시면 풍증을 낫게 한다”라고 나온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박상진 집필자 소개

평생 나무를 연구한 학자,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무령왕릉 나무 관 등 나무로 만든 문화..펼쳐보기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우리 나무의 세계 1 | 저자박상진 | cp명김영사 도서 소개

나무의 생태학적인 접근을 넘어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재조명한다. 우리 민족의 삶이 담긴 역사서 속에서 나무 문화재 대한 향기로운 이야기와 비밀을 알아본다.

전체목차
전체목차
TOP으로 이동
태그 더 보기
나무

나무와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멀티미디어 더보기 1건의 연관 멀티미디어 무궁화
다른 백과사전

나무 종류

추천항목


[Daum백과] 무궁화우리 나무의 세계 1, 박상진, 김영사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