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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카시니(Cassini) 우주선이 촬영한 타이탄의 대기이다. 뒤편으로 토성의 남극이 보인다. (출처: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태양계의 많은 행성과 위성들은 대기를 갖고 있으므로 기상 변화를 겪는다.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가스상 거대 행성들에는 폭풍과 번개까지 나타나는 매우 두꺼운 대기층이 존재한다. 번개는 목성, 토성 그리고 이오(Io) 위성과 타이탄(Titan) 위성에서 관찰된 적이 있으며 금성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된다. 목성은 ‘대적점(大赤點)’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소용돌이로 유명한데, 이것은 너비 14,000km, 길이 26,000km의 바람 폭풍으로 적어도 400년간 계속되어 왔다고 천문학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토성 또한 결정화된 암모니아 구름으로 덮인 두꺼운 대기층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도 ‘대백점(大白點)’이라고 불리는 폭풍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 폭풍은 약 한 달 정도 지속되다가 잦아들며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천왕성은 주로 수소(83%)와 헬륨(15%)으로 구성된 청록색의 뚜렷한 대기층을 갖는다. 해왕성은 수소-헬륨-메탄 대기로 인해 파란색을 띤다[로마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Neptune)의 이름을 딴 이유]. 해왕성의 경우에는 상층 대기 밑에 암모니아, 결정질 메탄, 이온수 등으로 구성된 하층 대기도 존재하는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들 행성에서는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것으로 추측된다. 예를 들어 해왕성의 바람 속도는 시속 1,100km에 달한다. 해왕성에는 지구의 달 크기만 한 폭풍인 ‘대흑점(大黑點)’과, ‘스쿠터(Scooter)’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상대적으로 작고 하얀 폭풍이 나타난다.

지구 안쪽의 행성들인 화성, 금성, 수성 또한 모두 대기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화성의 대기는 매우 얇아 기압이 지구 기압의 1%에 불과하다. 화성이 대기를 잃은 이유와 관련하여 거대 소행성이 행성에 충돌하면서 대기가 사라졌다는 가설, 판구조가 존재하지 않아 충분한 열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가설, 행성이 자기권을 잃어버렸다는 가설 등 다양한 가설들이 존재한다. 화성의 경우 대기층이 두껍지 않으므로 기상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수성 또한 화성과 비슷하게 실질적으로 대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마치 우주 속에서 이동하는 하나의 거대한 암석 덩어리에 가깝다. 금성은 화성이나 수성에 비해 훨씬 흥미롭다. 이 행성의 경우에는 매우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존재함에 따라 아연, 주석, 납 등을 녹일 수 있을 만큼 500℃ 정도로 행성 표면이 달궈지는 ‘무한 온실 효과’가 나타난다.

행성에서 미행성(微行星, planetoid)으로 지위가 격하한 명왕성은 질소, 메탄, 일산화탄소 등을 포함하는 얇은 대기층을 갖고 있다. 태양계에 존재하는 위성들 또한 대기를 갖는다. 토성의 타이탄 위성이 아마도 가장 흥미로울 것이다. 이 위성의 조밀한 대기층(지구의 대기에 비해 밀도가 50% 정도 높음)은 질소(98.4%)와 메탄(1.6%)으로 구성된다. 천문학자들은 타이탄 위성에 액화 메탄과 액화 질소로 채워진 바다와 호수가 존재하며, 메탄으로 이루어진 소나기도 내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탄화수소로 이루어진 오렌지색 연무가 대기를 둘러싸고 있다. 해왕성의 트리톤(Triton)과 목성의 가니메데(Ganymede)와 같은 위성에는 얼음층으로 덮여 있는 바다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