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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에너지원, 태양 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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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언제까지 석유를 사용할 수 있을까? 우리가 어렸을 때 들은 예측대로라면 석유는 20세기가 다 가기 전에 고갈되어 지금쯤 인류는 전멸의 공포에 떨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런 날이 곧 올 것 같지는 않으며, 한 세기 정도는 더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여기저기서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고, 대체 에너지 개발로 가급적 석유 사용량을 줄이려는 노력이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석유와 석탄, 그리고 천연가스를 합쳐 화석 연료라 부르는데,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소량의 석탄만 생산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은 현재 전 세계 석탄의 총매장량이 연료적 가치로 볼 때 석유의 10배나 된다는 점이다. 또한 아직 미미한 정도이지만 풍력, 조력, 태양 에너지 등 대체 에너지에서 태양 에너지의 사용이 점차 증가되리라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집열판에 모은 햇빛으로 물이나 공기를 데워 난방 에너지를 절약하는 소위 솔라하우스(태양열 주택)를 쉽게 볼 수 있고, 집열판이 태양의 방향을 추적하여 받은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어서 발전하는 시설을 비교적 쉽게 건설할 수 있다. 그밖에도 무궁무진한 태양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의 하나가 바로 태양 전지다.

무궁무진한 태양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의 하나가 바로 태양 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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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전지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전지와 근본적으로 원리가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전지는 화학 작용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지만 태양 전지는 화학 작용이 관여하지 않는다. 화학에서는 전자를 잃으면 산화되었다고 하고, 전자를 얻으면 환원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환원제와 산화제를 섞으면 전자가 자발적으로 환원제에서 산화제로 옮겨간다. 이때 전자가 도선을 통해 옮겨가면 갈바니 전지가 되고, 전자가 흘러가는 에너지를 사용해 회중전등을 켤 수 있다. 이런 갈바니 전지를 직렬로 연결하면 배터리가 되는데, 자동차 배터리도 이런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간단한 경우를 보면 태양 전지는 실리콘 반도체 두 개 층으로 되어 있다. 두꺼운 중심층은 아르신(비소)이 조금 들어 있는 n형 반도체이고, 이 중심부를 싸고 있는 얇은 층은 붕소를 조금 갖고 있는 p형 반도체이다. 여기서 n은 네거티브, p는 포지티브를 의미한다. n형 반도체 부분에는 전자가 풍부하고, p형 반도체 부분에는 전자가 모자라서 이 부분으로 전자가 흘러 들어가려고 하는데, 외부에서 1000볼트 전압을 걸어주어도 이 전자의 흐름을 막을 수 없으니 실로 엄청난 힘이라 하겠다. 이때 전기회로를 통해 전자를 흐르게 하여 그 에너지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장치가 바로 태양 전지다. n형 반도체는 느슨하게 붙들려 있는 전자가 많아서 햇빛을 쬐어주면 이들 전자는 p형 반도체 쪽으로 향하는데 이때 이동하는 전자들에 의해 생성되는 전류를 에너지로 이용하는 것이다.

태양 전지는 우주선 내의 동력원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재래 전지에 비해 몇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즉 완전한 고형 전지로 액체 성분이 없으며, 부식성 화학 물질이 들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햇빛이 있는 동안에는 무한정 전기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태양 전지는 몇 가지 단점도 있다. 제조 비용이 많이 들고, 전력을 많이 생산하려면 전지를 크게 만들어야 하며, 앞에서도 말했듯이 햇빛이 있는 동안만 작동한다는 점이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비용이 적게 들고 실리콘 반도체보다 햇빛에 더 민감한 반도체를 찾고 있는데, 황화카드뮴과 비소화갈륨이 그 대표적 예다.

매년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는 실로 막대해서 2×1021J(줄) 정도라고 한다. 이는 현재 추산되고 있는 세계 석유 매장량을 에너지로 환산한 값의 300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이 가운데 아주 적은 양만이 지상의 수분을 증발시켜 구름을 만들고 비가 오게 하여 수력 발전을 가능하게 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우리가 지구상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의 1만 분의 1만 사용할 수 있어도 인류의 에너지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다고 한다. 앞에서 말한 태양 전지의 경우, 전지에 햇빛이 닿으면 태양 에너지의 10퍼센트 정도를 전기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고효율성을 보여준다. 앞으로 효율성이 더 높고 값이 싼 태양 전지가 개발되어 대규모 전기 에너지를 얻음으로써 인류가 에너지 문제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랄 뿐이다. 언젠가 우주에 떠 있는 발전소가 보내는 전기로 지구를 밝힐 수 있는 날이 오리라는 기대는 너무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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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일 집필자 소개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화학과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치고 1969년 미국 뉴욕시립대학교에서 고분자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5년간 미국 스타우퍼케미컬사 연구소에서 연구생활을 한 후 1974년부터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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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밖 화학 이야기
교실밖 화학 이야기 | 저자진정일 | cp명궁리 도서 소개

일상 속 화학 이야기와 친해지는 시간! 방사선 처리 식품의 안전, 현대인의 생활을 점령한 카페인, 페트병으로 만든 등산용 재킷 등 일상생활 속에 화학이 얼마나 깊이 자..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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