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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드라이아이스를 처음 접하면 무척 신비로운 느낌이 들 것이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뿌연 연기가 피어오르는 듯 하늘거리며 공기 중으로 사라져가는 현상이 얼마나 신기하게 보일까? 드라이아이스는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직접 기체가 되어 없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처럼 고체가 직접 기체로 바뀌는 현상을 승화라 한다. 드라이아이스는 어떻게 이런 현상을 보일까?

물은 대기압에서 0도일 때 얼음이 되고, 100도로 끓이면 수증기가 된다. 추운 겨울날 마당 빨랫줄에 동태처럼 얼어 있던 빨래가 며칠 후엔 잘 말라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얼음이 녹지 않고 바로 기체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공기 중에 수분이 적으면, 다시 말해 습도가 매우 낮으면 얼음도 물이 되지 않고 직접 기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화장실에 걸어놓은 나프탈렌이 다 없어지는 이유도 고체인 나프탈렌이 기화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물을 얼린 얼음과 달리 드라이아이스는 액체가 되지는 않으면서, 다시 말해 주변을 적시지 않고 승화해 없어지면서 훌륭한 냉동제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적시는 성질을 가진 보통의 얼음과 구별하기 위하여 드라이아이스(마른 얼음)라고 부른다. 미국에 있을 때 보통 얼음은 웨트 아이스(젖은 얼음)라고 부르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드라이아이스는 탄산가스(이산화탄소) 덩어리에 불과하다. 대기압 하에서 탄산가스를 영하 79도로 냉각시키면 드라이아이스가 되고, 이것을 영하 78도 이상으로 데우면 바로 탄산가스가 된다. 액체 이산화탄소를 얻으려면 기체 이산화탄소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 압력을 73기압으로 가하면 31도에서 액체가 되는데, 이 온도를 흔히 임계온도라 부른다. 왜냐하면 이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아무리 높은 압력을 가해도 액체 이산화탄소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험실에서는 종종 100도, 300기압에서 이산화탄소를 사용한다. 이런 조건에서 이산화탄소는 액체도 기체도 아닌 상태에 있는데 이를 초임계 유체 상태라 부른다.

이산화탄소는 냄새와 맛이 없고 불에 타지 않으며 공기보다 무거워 불을 끄는 소화제로 쓰인다. 액체 이산화탄소는 기화해도 나쁜 잔류물이 없으며 값이 싸고 화학 반응에 별로 참여하지 않는다. 또한 점성도가 매우 낮고 기름, 지방, 카페인, 향료 및 기타 식물성분을 잘 용해시켜서 이들을 용출하는 데 많이 사용된다.

초임계 유체 상태 이산화탄소는 약용식물, 꽃, 양념 등에서 유용 성분을 추출하는 데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 유체 이산화탄소와 액체 이산화탄소는 커피에서 카페인을 추출해 디카페인 커피를 만드는 데도 사용한다. 또 포테이토 칩 표면에 있는 기름을 액체 이산화탄소로 닦으면 표면의 지방 함량이 크게 줄어든다. 요즈음은 염색공업에도 액체 이산화탄소를 사용하자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염색공업에서 나오는 폐수는 처리가 힘들지만 액체 이산화탄소를 사용한 후 폐액에서 이산화탄소를 날려 보내면 다루기 쉬운 고체 찌꺼기만 남기 때문이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쇼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안개는 이산화탄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드라이아이스를 기화시키거나 액체 이산화탄소를 증발시키면 주위의 열을 많이 빼앗아서 공기 속에 있는 습기가 작은 물방울로 엉기거나 얼어 허옇게 안개를 만든다. 우리는 기체가 된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이런 물방울과 미세한 물 얼음을 볼 따름이다.

드라이아이스는 영하 78도 이하에서만 존재하므로 우리가 보는 드라이아이스 덩어리나 가루는 상상도 못할 만큼 차가운 얼음이다. 종종 드라이아이스가 날아간 자리에 축축한 자국이 남는데 이는 드라이아이스 때문이 아니라 드라이아이스가 승화할 때 그 표면에 공기 중의 수분이 엉겨 얼어붙어 있다가 생긴 젖은 얼음(물 얼음)이 드라이아이스가 모두 승화한 뒤 녹기 때문이다.

드라이아이스는 영하 78도 이하에서만 존재하므로 우리가 보는 드라이아이스 덩어리나 가루는 상상도 못할 만큼 차가운 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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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이산화탄소가 온실 효과를 일으켜 지구 온난화현상을 초래하므로 항상 공해와 연결시켜 생각하고 있다. 그 기체가 고체가 되면 드라이아이스가 되니 상태 변화란 참으로 재미있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