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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라는 이름은 야생 커피나무가 무성한 에티오피아의 카파라는 곳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언제부터 커피를 약재나 음료로 사용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적어도 9세기경에는 이미 커피를 널리 마시게 되었고, 17세기 들어서는 유럽에까지 퍼지게 되었다. 미국에는 신대륙 발견 이후 유럽인들의 이주로 커피가 전파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마도 아관파천(1896년) 당시 고종이 러시아 공사 베베르로부터 커피를 대접받은 것이 처음으로 추정되며, 한일병합 후에는 일본인을 통하여, 그 이후에는 한국전쟁 중에 UN 참전군들에 의해 커피 마시기가 점차 일반화되었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1년에 소비하는 커피 양을 원두로 환산하면 600여만 톤이나 되는 엄청난 양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1이 어떤 형태로든 커피를 소비하고 있다니 정말 커피의 세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커피의 향은 어디서 올까? 커피콩 자체가 향을 가지고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커피콩은 단백질과 지방질, 탄수화물, 섬유질이 대부분이다. 말린 커피열매의 껍질을 벗겨낸 원두를 섭씨 220도 정도에서 볶으면, 녹색이었던 원두가 볶는 정도에 따라 황색→갈색→어두운 갈색으로 변하며, 동시에 커피열매 속의 여러 화학 성분이 열분해하여 커피 특유의 향기를 낸다. 테르페노이드, 알데히드와 케톤, 페놀류, 황 및 질소 함유 물질들이 커피향 잔치의 재료들이다. 낙엽 자체는 별로 냄새가 없으나 낙엽을 태우면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원두커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볶은 정도에 따라 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는 기호에 맞게 여러 가지를 배합한다. 그런데 커피향의 성분은 산화되거나 날아가기 쉬우므로 밀봉해두어야 한다. 커피의 쓴맛은 주로 카페인 때문인데, 녹색 생 커피콩은 보통 1~1.8퍼센트의 카페인을 함유하지만 볶은 후에는 1퍼센트 이하로 떨어진다. 퍼컬레이터로 끓인 커피 한 잔(약 150밀리리터)에는 카페인이 100밀리그램 정도 들어 있다.

원두커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볶은 정도에 따라 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는 기호에 맞게 여러 가지를 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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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스턴트커피는 어떻게 만들까? 인스턴트커피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군이 사용한 후 대대적으로 보급되었는데, 볶은 커피의 원두를 분쇄해서 뜨거운 물로 원액을 추출한 후 물을 증발시켜 만든다. 인스턴트커피는 3~5퍼센트의 카페인을 포함하므로 보통 커피 한 잔의 카페인 양은 60~100밀리그램이다.

카페인에 민감하지만 커피를 끊을 수 없는 사람은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디캐피네이티드 커피)를 즐긴다. 한때는 디카페인 커피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걱정했는데, 그 까닭은 카페인을 추출하여 제거하기 위해 사용한 트리클로로에틸렌이라는 용제가 발암성을 의심받았기 때문이었다. 요즘은 카페인을 제거하기 위해 더 안전한 트리클로로에탄 혹은 액화 이산화탄소(탄산가스)가 사용된다.

카페인의 독성과 중독성에 관한 문제가 이따금 한번씩 제기되곤 한다. 20년 이상 걸린 한 연구에 의하면, 커피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심장병 위험이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커피를 많이 마시면 사람에 따라 불면증, 민감증, 두통, 가슴 두근거림, 배뇨과다증, 설사증 등이 생길 수 있다. 카페인은 간에서 대사되며 체내 반감기가 3~4시간으로 체내에 축적되지 않아 중독성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성인 한 명이 하루에 300밀리그램보다 적은 카페인을 섭취하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커피 외에도 카페인이 상당량 들어 있는 음료들이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마구 마셔댈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여전히 의심스럽다. 어느새 카페인이 우리 식생활을 점령해버렸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