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영국에는 맥주를 예찬하는 노래가 있다. “땅을 사는 사람은 돌멩이를 많이 사고, 육류를 사는 사람은 뼈를 많이 사고, 계란을 사는 사람은 껍질을 많이 사지만, 좋은 맥주를 사는 사람은 알짜배기만 사네.” 영국, 독일 등 유럽인의 맥주 애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맥주 애호가들에게는 동네마다 특유의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영국 여행이 지상 천국을 여행하는 듯한 즐거움이다. 오죽하면 유럽인들은 맥주를 ‘액체빵’이라고 칭하면서까지 즐길까!

맥주는 보리와 호프열매(맥주 향과 쓴맛을 준다)를 물속에서 효모로 발효시켜 만드는데, 역사는 기원전 2000년 내지 35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맥주 예찬론자들은 맥주가 완전식품이라고까지 극찬한다. 물, 탄수화물, 단백질 및 여러 미량 영양소가 들어 있으며, 알코올이 혈액 순환을 도와 심장병 위험을 줄여준다는 맥주는, 대체로 우리 체액과 삼투압이 같은 등장성 용액이기 때문에 다른 독한 술에 비해 인체의 수분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게다가 맥주 속에 녹아 있는 탄산가스가 위산 생산을 자극해 소화와 근육, 뇌, 허파, 콩팥 등으로의 혈액 순환을 돕는다.

맥주 50시시에는 2그램 정도의 단백질이 들어 있으며, 약 7분의 1이 필수 아미노산으로 되어 있다. 아미노산은 인체 효소의 활성화, 체내 산성도 조절, 근육 에너지 제공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엿기름(맥아)이 아미노산의 주 제공원이다. 맥주에는 놀랍게도 수용성 비타민 B류 여러 가지가 녹아 있으며, 그 양이 단백질의 두 배나 된다. 다른 음료와 달리 맥주는 나트륨의 함량이 낮으며,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은 1：4로서 이 비율이 29：1까지 되는 일부 스포츠음료에 비해 훨씬 건강에 유리하다. 또한 맥주에는 카드뮴, 크롬, 코발트, 납 등 독성 금속이 들어 있지 않다. 좋은 물을 사용하는 까닭도 있겠지만 효모 속의 황이 발효 중에 중금속을 제거하는 스펀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맥주는 다른 음료에 비해 오래 보관해도 상하지 않는다. 호프에서 나오는 이소-알파산이라고 부르는 물질이 살균 작용을 할 뿐 아니라, 맥주 속에 들어 있는 알코올 자체가 방부제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이소-알파산이 노인들의 골다공증을 막아준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었다.

맥주는 다른 음료에 비해 오래 보관해도 상하지 않는다. 호프에서 나오는 이소-알파산이라고 부르는 물질이 살균 작용을 할 뿐 아니라, 맥주 속에 들어 있는 알코올 자체가 방부제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 Valentyn75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루에 한두 잔의 맥주를 마시면 혈액 속에 고밀도 리포단백질이 많아져서 심장마비 위험을 줄여준다는 의학적 보고도 있었다. 저밀도 리포단백질 콜레스테롤은 섬유형으로 그물처럼 혈관에 들러붙어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하지만 고밀도 리포단백질 콜레스테롤은 훨씬 단단한 알갱이 모양으로 혈관을 지나가면서 저밀도 리포단백질 콜레스테롤을 밀어 떠내려가게 함으로써 혈관을 깨끗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알코올 섭취가 체내 콜레스테롤 생산을 감소시켜 담석 형성을 줄인다는 보고도 있다.

이렇게 보면 맥주처럼 이상적인 음료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체중이 70킬로그램인 성인의 간이 한 시간에 약 7그램(맥주 약 200시시에 들어 있는 알코올의 양) 정도밖에 알코올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 이 좋은 맥주도 마음 놓고 급히 많이 마실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