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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티칸 미술
관에서 꼭
봐야 ...
라파엘로 산치오

〈파르나소스〉

요약 테이블
저작자 라파엘로 산치오(Raffaello Sanzio, 1483~1520)
제작시기 1511년

〈파르나소스〉는 ‘예술’을 논하는 그림이다. 고대로부터 파르나소스는 시와 음악의 신인 아폴론과 뮤즈가 사는 언덕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결국 시와 음악의 본향인 셈인데, 지금도 파리에는 이 이름을 딴 몽파르나스(Montparnasse)라는 지역이 있고 수많은 예술가가 모여 활동하고 있다.

라파엘로 산치오 〈파르나소스〉

프레스코 / 하단 길이 670cm / 1511년 제작 / 서명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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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는 위로 툭 튀어나와 있는 실제 출입문 위에 언덕을 그려 넣었다. 월계수 나무는 언덕 위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중앙의 세 군데에 각각 무리지어 있다. 아폴론은 이중 가운데 나무들 아래 앉아 9개의 현이 있는 바이올린(vilola da braccio)을 연주하고 있고, 그의 곁에 뮤즈와 예술가 들이 함께한다. 아폴론은 한때 에로스(큐피트)가 쏜 사랑의 화살에 맞아 다프네라는 여자를 쫓아다녔다. 장난기 동한 에로스는 그녀에게 미움의 화살을 쏴버려 제우스의 아들이자 태양의 신, 궁술의 신, 음악과 시의 신, 의술의 신이라는 대단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그를 한사코 거부하게 되었다. 결국 그녀는 그에게 잡힐 위기에 처하자 자신의 아버지인 강의 신에게 요청하여 나무로 변하게 된다. 바로 그 나무가 월계수이며, 그 이후로 아폴론은 월계수로 관을 만들어 쓰고 다녔다. 그 이후 시와 음악의 신이 쓰고 다니는 월계관은 시인이나 영웅을 칭송하는 하나의 상징물이 되었다.

화면 왼쪽 언덕 위, 중앙을 향해 옆으로 몸을 돌린 채 서 있는 붉은 옷의 남자는 단테, 푸른 옷차림의 눈먼 시인은 호메로스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그 아래 출입문에 기대어 있는 여인은 고대 그리스의 여류 시인 사포(Sappho, BC 612?~?)로 추정된다. 기록에 따르면 라파엘로는 임페리아라고 불리던 고급 창부를 모델로 하여 사포의 모습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출입문의 오른쪽 사포와 대칭점에 있는 이는 시인 핀다로스(Pindaros, BC 518?~BC 438?)로 추정되는데, 사포와 더불어 젊음과 늙음, 여성과 남성의 대립각을 이룬다.

총 18명의 고대와 당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학가들, 그리고 9명의 뮤즈가 등장하는데, 몇몇을 제외하고는 정확히 누구를 그린 것인지 알 수가 없어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여러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하고 있다. ‘문학’ 혹은 ‘시’를 상징하는 이 그림은 천장의 의인화가 내건 ‘신성함으로부터의 영감(NUMINE AFFLATUR)’(라파엘로 산치오 〈서명의 방 천장화〉 항목 참조)과 관련되는 것으로, 하다못해 이 이교의 신들조차도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선물인 영감에 따라 작업했음을 주장하는 르네상스인들의 입장을 잘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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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집필자 소개

서양미술사를 전공했다. <그림수다>, <현대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산책> 등 미술관련 서적을 20여 권 저술하여 대중이 미술에 쉽게 접..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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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바티칸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 저자김영숙 | cp명휴머니스트 도서 소개

바티칸 시국에는 피나코테카를 비롯해 키아라몬티와 브라치오누오보 미술관, 에트루리아와 이집트 미술관 등 총 24개의 미술관과 기념관이 있다. 바티칸 미술관에서 놓치지 말..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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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파르나소스〉바티칸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김영숙,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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