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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서 꼭
봐야 ... 페터 벤첼
〈사자와 호랑이의 싸움〉 외
저작자 | 페터 벤첼(Peter Wenzel, 1745~1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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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사자와 호랑이의 싸움〉 18세기경 제작 〈표범과 얼룩말의 싸움〉 18세기경 제작 〈아담과 이브가 있는 에덴동산〉 18세기경 제작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피나코테카의 여정을 마감하고 나오는 길, 마지막으로 들르게 되는 전시실에는 신과 위대한 성인 들이 자취를 감추고 본능만 오롯이 남은 동물의 세계가 펼쳐진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화가 페터 벤첼(Peter Wenzel, 1745~1829)은 ‘동물 그림 화가’로 알려져 있다. 〈사자와 호랑이의 싸움〉이나 〈표범과 얼룩말의 싸움〉 같은 그림을 보면 그가 맹수들의 외견만 꼼꼼히 관찰한 것이 아니라 습성과 행태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도의 자연주의적 기법으로 인해 그가 그린 동물 그림들은 그림이 아니라 거의 사진, 나아가 실제의 현장에서 살아 숨 쉬는 그들을 목격한 듯 생생하다.
〈아담과 이브가 있는 에덴동산〉은 관람자로 하여금 살아서는 결코 가보지 못할 공간을 현실 속에서 체험하게 하는 힘이 있다. 화가는 이 그림을 위해 세계 각처에 흩어져 사는 무려 200여 종이나 되는 동물들의 모습을 연구, 관찰한 뒤 스케치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의 내용을 조사한 뒤 그에 등장하는 동물들을 조사해 그림에 반영했다. 먼 산과 굽이쳐 흐르는 강, 푸른 신록으로 고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에덴동산, 나무에 기대어 앉은 아담은 자신을 향해 선악과를 건네는 이브를 올려다보고 있다. 이브의 오른손 끝에 뱀의 얼굴이 닿아 있다. 밝고 환하게 내리쬐는 빛에 드러난 동물들은 비교적 온순하여 인간이 가까이하는 가축류가 대부분인 반면, 사나운 동물들은 먼 거리 혹은 어두운 그림자 속에 배치하여 그림 분위기를 평화롭게 이끈다.
죄의 대가로 추방의 역사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아름다운 에덴동산은 신앙이 있건 없건 관람자에게 이상적이고 아름답고 평온한 공간을 갈망하게 만든다. 벤첼의 동물 그림들에 감동한 교황 그레고리오 16세(Gregory XVI, 1831~1846 재위)는 1831년에 교황궁 회의실을 꾸미기 위해 그의 그림을 20여 점을 구입하였고, 현재 이곳으로 이전해 전시되고 있다. 범접하기 힘든 신과 위대한 성인, 영웅적인 인간 군상으로 가득 찬 그림 앞에서 한껏 숙연해진 관람자들은 갑자기 너른 초원과 그 속을 활보하는 동물들과 대면하면서 더불어 살도록 신이 허락한 생명들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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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출처
바티칸 시국에는 피나코테카를 비롯해 키아라몬티와 브라치오누오보 미술관, 에트루리아와 이집트 미술관 등 총 24개의 미술관과 기념관이 있다. 바티칸 미술관에서 놓치지 말..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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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사자와 호랑이의 싸움〉 외 – 바티칸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김영숙,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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