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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16 1
2가지 트렌

블루에이프런

다른 표기 언어 동의어 원스톱 집밥 해결 서비스

현대사회에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나 배우자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상을 마주하는 일은, 운이 좋은 몇몇에게만 허용되는 일이 되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지친 몸으로 귀가한 직장인들에게 저녁식사는 그저 허기를 달래기 위해 때워야만 하는 한 끼에 불과하게 된 것이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배달 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웰빙'을 위해 요가 스튜디오로 향하는 뉴요커들은, 이러한 모순을 바로잡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식료품 온라인 쇼핑을 통해 신선한 식재료를 배달시켜 냉장고를 채우고, 큰맘 먹고 요리도 해보지만, 막상 먹어 보면 기대했던 그 맛이 아니다. 결국 요리에 흥미를 잃고 인스턴트 음식을 찾는 사이, 냉장고 속 식재료들은 쓰레기통으로 갈 날만을 기다린다.

건강하고 신선한 가정 음식을 먹고 싶지만, 요리를 못 해서 안 하고, 안 해서 요리를 못 하게 된 소비자들의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탄생했다. 바로 뉴욕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이다. 이들은 특정 요리에 필요한 계량된 양의 손질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고객에게 배달한다. 메뉴를 고민하고, 장을 보고, 식자재를 손질하는 과정을 건너뜀으로써 소비자가 빠른 시간에 쉽고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신선한 식재료와 계량된 양으로 요리할 수 있기에 누구나 어려움 없이 레스토랑 수준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간편함과 웰빙을 추구하는 뉴요커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제공한다.

온라인 식료품 쇼핑과 레디밀 사이의 틈새시장

온라인 식료품 쇼핑과 레디밀(Ready-meal)각주1) 은 이미 미국인들의 보편적인 생활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프레시 다이렉트(Fresh Direct)'와 '피파드(Peapod)'처럼 온라인 쇼핑을 통해 식료품을 배달받는 서비스는 빠른 속도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고, 레디밀의 매출 규모도 239억 달러(한화 약 27조 8,000억 원)에 이른다.

레디밀 시장 규모와 성장 전망(단위 : 100만 달러)

자료원 : 유로모니터

ⓒ 평단문화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블루 에이프런은, 온라인 식료품 쇼핑을 통해 배달되는 파스타면과 데워 먹을 수 있는 레디밀 파스타 사이 중간쯤에 자리한 '레디투쿡(Ready-to-cook)' 배달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주문을 통해 배달되는 블루 에이프런의 박스 안에는 요리의 조리법과 요리에 필요한 신선한 식재료가 손질된 상태로 들어 있다. 조리법에 따라 정확히 계량된 양이 들어 있으므로 요리 실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실패할 확률이 적다.

근래 한국에서 '먹방'이 유행하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피트니스 센터를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요리 방송이다. 범람하는 영양과 다이어트 정보로 인해 먹거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구미에 당기는 요리의 조리법을 찾는 것도 쉽지 않거니와 계량컵과 저울 없이 재료의 양을 가늠해서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요리를 완성한다는 건, 요리 초보자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배달 음식이나 레디밀을 선택해온 소비자들은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해 영양가 없는 음식을 먹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종종 서글퍼지곤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루 에이프런은 요리 초보자들에게 주방의 문턱을 한 단계 낮추어줌으로써 간단한 방법으로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요리를 할 수 있게 도왔으며, 웰빙과 편리함 사이의 딜레마까지 덜어주었다.

도시 직장인을 위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블루 에이프런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을 신청하면, 일주일에 1번, 한 끼 식사 분량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집으로 배송해준다. 신선한 식재료와 멋지게 완성된 요리 사진이 소개된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면, 식재료들이 냉장 포장되어 배달된다. 박스 안에는 각각의 조리 단계를 사진과 함께 설명한 조리법, 계량된 양만큼 손질된 재료가 담겨 있다.

물론, 양파를 썰거나 따로 소스를 만드는 등의 작업은 필요하지만 장을 봐서 요리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쉽게 완성할 수 있다. 요리 실력이 없어도 조리법을 그대로 따르면 매일 먹는 식사부터 손님 초대 음식까지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다.

블루 에이프런의 코코넛 커리 연어 요리 재료와 예시

ⓒ 뉴트리셔니스트 잇츠(A Nutritionist Eats) 홈페이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블루 에이프런은 애초부터 뉴욕 도시의 직장인들에게 적합한 비즈니스로 시작됐다. 자가용을 운전해서 퇴근하는 길에 여러 슈퍼마켓을 지나치게 되는 미국의 대다수 지역과 달리, 뉴욕에서는 많은 직장인들이 사람들로 붐비는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무거운 짐을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퇴근한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 좁은 주방에서 요리를 한다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대도시 소비자들이 높은 물가에 익숙해 식비 지출에는 비교적 관대한 편이라는 점을 블루 에이프런은 주목했다.

블루 에이프런을 통해 일주일에 2인분 분량의 세 끼 식사를 배달받는 데는 59.94달러가 드는데, 1인당 약 10달러 정도의 비용이다. 직접 슈퍼마켓에서 장을 봐서 요리하는 것에 비하면 꽤 큰 비용이지만, 한 끼 저녁식사 비용으로 비싸다고는 볼 수 없다.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와 완벽한 조리법을 별도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 없이 배달받아 요리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사한 수준의 레스토랑 음식과 비교해도 결코 비싸지 않다.

블루 에이프런의 박스 안에는 모든 식재료가 한 끼 식사 분량에 맞추어 손질되어 있으므로 버리는 부분이 없어서 오히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예를 들면, 요리에 한 스푼의 바닐라 시럽이 필요할 경우, 바닐라 시럽 한 병을 구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온라인 식료품 시장, 레디투쿡 시장을 견인하다

식료품은 의류나 전자제품과는 달리 물건마다 질이 제각각이고 쉽게 상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여전히 오프라인 마켓이 강세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시대에도 식료품은 아날로그 영역에 가장 많이 남아 있었으나 이제 본격적으로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약 10년 전 온라인 식료품 쇼핑이 처음 등장했을 때, 온라인에서는 직접 보고 좋은 상태의 물건을 골라서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한계로 지적돼, 많은 이들이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식료품 시장도 온라인에서 완벽히 자리를 잡고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의 식료품 시장이 연평균 3.1%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중 온라인 식료품 시장은 연평균 21.1% 성장해, 2018년에는 규모가 180억 달러(한화 약 2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식료품 시장의 성장 전망(단위 : 10억 달러)

자료원 : 〈비즈니스 인사이더〉 홈페이지

ⓒ 평단문화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레디투쿡 시장은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긴 힘들지만, 식자재를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감이 점차 높아지면서 온라인 식료품 시장을 이끌어나가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식품산업 전문 컨설팅기업인 테크노믹(Technomic)은 향후 10년 내에 레디투쿡 시장의 규모가 30억~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밖에도 1인 가구 증가와 일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적은 노력만으로도 양질의 식사가 가능한 방법을 찾는 이들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므로, 식품 분야 온디맨드 서비스 관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더욱 많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서는 요리 학습과 손님 초대에 초점

우리나라 역시 맞벌이 가정과 1인 가구의 증가로 레디투쿡 서비스에 대한 잠재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IT 강국이자 이미 배달 문화가 발달해 있는 덕분에 한국인들은 온라인 주문 방식의 레디투쿡 서비스를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한국인이 '배달의 민족'이기에 배달을 잘한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한국은 미국에 비해 맛있고 신선한 음식을 간편하게 배달해서 먹을 수 있는 방법이 훨씬 많다. 따라서 편리성과 짧은 조리시간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레디투쿡 서비스가 큰 차별성을 가지긴 힘들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블루 에이프런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인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요리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스타 셰프와 요리 방송에 대한 폭넓은 인기는, 요리를 잘하는 사람에 대한 부러움으로 이어지고 있기에 레디투쿡 서비스의 시장성과 잘 맞아 떨어진다. 특히 끼니 해결을 위한 목적보다는 친구나 연인을 초대해 집에서 맛있는 요리를 해서 먹는 재미있고 특별한 이벤트 위주의 메뉴 구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서비스의 성격을 한국 실정에 잘 맞춘다면, 레디투쿡 서비스야말로 한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을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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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현 집필자 소개

KOTRA 뉴욕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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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가지 트렌드
2016 12가지 트렌드 | 저자KOTRA | cp명알키 도서 소개

전 세계 85개국에 흩어진 KOTRA의 주재원들이 2015년 한 해 지구촌 곳곳에서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생생한 정보들을 12가지 트렌드로 분류하여 담은 책이다. 각..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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