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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와인특강

론 지방의 포도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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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지방은 크게 북부와 남부로 나뉘는데, 두 지역은 지형과 기후에 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대륙성 기후인 북부 론의 포도밭들은 급경사진 언덕에 많이 있고, 지중해성 기후에 가까운 남부 론의 포도밭들은 론 강 양측 연안의 완만한 경사지대에 주로 위치합니다.

대륙성 기후 : 프랑스 동부 내륙 지방의 기후로 자연재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 적은 강수량이 특징이다.

지중해성 기후 :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의 기후로 길고 건조한 더운 여름과 짧은 겨울, 적은 강수량이 특징이다. 빈티지 차이가 적고 항상 비슷한 맛의 와인이 생산된다.

해양성 기후 : 프랑스의 전반적 기후로서 북해와 대서양 연안의 온난한 기후로 연중 온난하고 충분한 강수량이 특징이다. 빈티지 차이가 가장 날 수 있다.

특히 남부 론은 더위에 잘 맞고 토양에 모래와 자갈이 많이 섞여 있는데, 낮 동안 뜨거운 햇볕을 받은 자갈이 밤에 그 열기를 발산하기 때문에 포도밭은 밤에도 기온이 따뜻하게 유지됩니다. 이런 천연 보온장치 덕분에 잘 익고 당도가 높아진 포도들로 만들어진 남부 론의 와인들은 오래 숙성시키지 않고 바로 마시기에 적합합니다. 물론 농축된 당도 때문에 알코올 도수도 높은 편입니다. 또 남부 론에는 알프스의 냉기와 지중해 온기의 온도 차로 생기는 ‘미스트랄(Mistral)’이란 강한 돌풍이 연간 120일 이상 부는데, 이 바람이 포도밭 온도가 너무 뜨겁지 않게 적당히 맞춰주면서 회색 곰팡이병도 예방해준다고 합니다. 아무튼 그렇다 보니 같은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라도 잘 음미해보면 남부 론 와인에서는 북부 론 와인보다 더 온화하고 따뜻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북부 론은 대부분 강렬하고 진한 Syrah(씨라)를 단일 품종으로 세계 최고의 Syrah(씨라) 와인인 〈Côtes Rôtie(꼬뜨 로띠)〉와 〈Hermitage(에르미따쥬)〉를 비롯하여 〈Crozes Hermitage(끄로즈 에르미따쥬)〉 〈Saint Joseph(쌩 조셉)〉 등 소량의 우수한 AOP 레드 와인들을 주로 생산합니다.

남부 론은 더위에 강하고 감미로운 Grenache(그르나슈)를 주품종으로 Syrah(씨라), Mourvèdre(무르베드르), Cinsault(쌩쏘), Carignan(까리냥) 등을 블렌딩해 레드 와인을 만드는데, 테이블 와인(일반급 품질의 와인)도 많이 생산됩니다. 남부 론에서는 〈Tavel Rosè(따벨 로제)각주1) 〉라는 로제 와인과 13가지 레드·화이트 품종을 블렌딩할 수 있는 〈Châteauneuf-du-Pape(샤또뇌프 뒤 빠쁘)각주2) )〉 AOP 와인이 특히 유명합니다.

Grenache(그르나슈)와 Syrah(씨라)를 중심으로 여러 품종을 소량 블렌딩해서 만들어지는 〈Gigondas(지공다스)〉 AOP 와인은, 〈꼬뜨 뒤론〉 AOP 와인 못지않게 일반 지명도가 꽤나 높은 론 와인입니다. ‘가난한 자의 샤또뇌프 뒤 빠쁘’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Gigondas(지공다스)〉는 고가인 〈Châteauneuf-du-pape〉의 대용 와인이기도 한데, 소박한 느낌이지만 진하고 볼륨감이 좋아 추운 겨울철에 마시기 좋습니다.

프랑스 론(Rhône) 지방과 프랑스의 주요 와인 생산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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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992년 1993년 1994년 1995년
북부: 89점
남부: 76점
북부: 79점
남부: 78점
북부: 78점
남부: 80점
북부: 88점
남부: 86점
북부: 91점
남부: 90점
1986년 1987년 1998년 1999년 2000년
북부: 90점
남부: 80점
북부: 88점
남부: 81점
북부: 90점
남부: 97점
북부: 96점
남부: 90점
북부: 88점
남부: 93점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북부: 89점
남부: 94점
북부: 82점
남부: 76점
북부: 94점
남부: 93점
북부: 90점
남부: 93점
북부: 94점
남부: 97점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북부: 92점
남부: 93점
북부: 91점
남부: 95점
북부: 86점
남부: 88점
북부: 96점
남부: 94점
북부: 95~88점
남부: 95~97점
2011년
북부: ―
남부: ―
론 지방의 근래 빈티지 점수 - 출처 : 《Wine Spectator》

씨라(Syrah)

프랑스어 발음으로는 [씨하]에 가깝지만 영어식으로 [씨라]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호주 등에서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인 Shiraz(쉬라즈)와의 중간 형태로 [쉬라]라고 발음하기도 합니다.

론 지방의 Syrah(씨라) 와인은 스파이시하면서 진한 타닌의 느낌이 들며 여기에 흙이나 가죽 향도 곁들여집니다. 제라늄 이파리 향미가 가장 큰 특징이라고도 합니다. 이에 비해 전혀 다른 떼루아에서 만들어지는 호주의 Shiraz(쉬라즈) 와인은 농익고 진한 과일잼 같은 느낌에 타닌이 더 부드럽습니다.

Syrah(씨라)는 그 원산지를 프랑스 론 지방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원래는 이란의 Schiraz(쉬라즈)라는 마을이 최초 산지인데 13세기 십자군 원정 때 유럽으로 건너왔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론 지방에서는 이 품종을 Syrah(씨라)라고 부르고, 다른 와인 생산국에서는 Syrah(씨라)와 Shiraz(쉬라즈)라는 명칭을 혼용해서 사용합니다. 대신 원산지는 아니지만 이 품종을 자기 나라 레드 와인의 대표 품종으로 내세우고 있는 호주에서는 예외 없이 Shiraz(쉬라즈)라고 부릅니다. 와인을 많이 생산하지 않는 이란은 경쟁국이 아니므로 자기 나라 와인의 주력 품종의 원산지가 프랑스가 아니고 이란의 쉬라즈 마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반대로 프랑스가 ‘Syrah(씨라)’라는 명칭을 쓰는 걸 탐탁치 않아 해서 그리 됐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에 비해 칠레는 호주와 같은 신흥 와인생산국이지만 포도품종과 양조기술 등을 대부분 프랑스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Syrah(씨라)’라고 부릅니다. 사부님 국가에 대한 예우 차원인 것 같습니다. 가는 정이 고우면 오는 정도 곱다고 했던가요?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산다는 서울의 서래마을에 있는 와인샵에서 는 호주 Shiraz(쉬라즈) 와인보다 〈Montes Folly(몬떼스 폴리), Syrah〉 〈Arboleda(아르볼레다), Syrah〉 등 칠레의 Syrah 와인이 상대적으로 훨씬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이 기갈(E. Guigal)사의 꼬뜨 로띠 AOP 와인인 〈라 뛰르끄(La Turque)〉

Syrah 100%. 같은 회사의 〈라 물린느(La Mouline)〉, 〈라 랑돈느(La Landonne)〉와 함께 ‘꼬뜨 로띠 라.라.라. 3총사 와인’으로 불리며, ‘북부 론 최고의 와인’ 타이틀을 에르미따쥬 AOP로부터 꼬뜨 로띠 AOP로 바꾸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 세 와인의 2003년, 2005년 빈티지들은 로버트 파커로부터 모두 100점 만점을 받았다. 새 오크통에서 42개월간이나 숙성시켜 출시되는데, 가격은 70만 원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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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뤽 꼴롱보사의 〈끄로즈 에르미따쥬〉 AOP 와인

Syrah 100%. 6만 원선. 론 와인 중 가장 수명이 긴 에르미따쥬 AOP 와인의 경우 적정 음용시기가 최소 7~8년 이후이며, 뛰어난 빈티지의 경우 15~30년 이후가 되기도 하지만, 끄로즈 에르미따쥬 AOP 와인은 빈티지로부터 5년 이내에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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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멘 드 라 자나쓰사의 〈샤또뇌프 뒤 빠쁘, 바에이유 비뉴(Vielles Vignes)〉

남부 론 최고의 〈샤또뇌프 뒤 빠쁘〉 AOP 와인 중의 하나인 도멘 드 라 자나쓰사가 만들었다. Grenache 85% : Syrah 10% : Mourvèdre 3% : 기타 2%. 40만 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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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유명한 도멘 몽띠리우스사의 〈지공다스〉 AOP 와인

Grenache 80% : Mourvèdre 20%. 5만 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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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께라스 AOP 와인으로 만든 〈레 크리스땡〉

최고의 샤또뇌프 뒤 빠쁘 AOP 와인을 만드는 샤또 드 보스까뗄의 자회사격인 뻬랭&피스사가 만들었다. Grenache 80% : Syrah 25%. 5만 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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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나슈(Grenache)

남부 론 지방에서는 Grenache(그르나슈)각주3) 품종이 많이 재배되는데, Syrah(씨라)를 비롯해 Mourvèdre(무르베드르), Cinsault(쌩쏘), Carignan(까리냥) 등과 블렌딩하여 와인을 만듭니다.

황갈색 포도인 Grenache(그르나슈)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타닌, 산도, 색상이 옅은 반면 알코올 도수가 높고 딸기잼, 자두, 월계수, 가시덤불 향이 납니다. 숙성이 되면 향신료와 허브 향도 느껴집니다.

Syrah(씨라)와 블렌딩되면, Syrah의 스파이시하고 진한 복합적인 맛과 Grenache의 과일 향미와 편안한 느낌이 적절한 조화를 이룹니다. 또 여기에 Mourvèdre(무르베드르) 품종은 깊고 스파이시한 맛과 타닌을, Cinsault(쌩쏘)는 과일 향과 당도를, Carignan(까리냥)은 산도를 보완해줍니다.

또 Grenache는 로제 와인 양조에 가장 적합한 품종으로, 단독 혹은 Cinsault(쌩쏘)를 제2품종으로 블렌딩하여서 남부 론 지방 최고의 드라이 로제 와인인 〈Tavel Rosé(따벨 로제)〉를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Syrah(씨라)와 Clairett(끌레레뜨) 품종이 소량 섞이기도 하지요.

예전에는 보르도 블렌딩이 대세였지만, 근래에는 미국, 호주, 칠레 등에서 론 블렌딩 스타일도 유행합니다.

장 베르또사의 꼬뜨 뒤 론 AOP 와인

Syrah 80% : Grenache 15% : Mourvèdre 5%. 27,000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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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론 지장의 명가 폴 자불레 애네사의 꼬뜨 뒤 론 AOP 와인인 〈빠랄렐 45〉

Grenache 60% : Syrah 40%. 알코올 도수 14도. 유명 생산자가 만든 가격대비 품질이 뛰어난 와인으로 추천한다. 28,000원선. 꼬뜨 뒤 론 AOP 와인은 전체 론 지방 와인의 60% 가까이를 차지한다. 남부 론, 북부 론 어디에서 재배된 포도든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 남부 론 포도가 사용된다. 그르나슈의 비율이 씨라보다 같거나 높은 경우가 많으며, 무르베드르, 쌩쏘, 까리냥 품종이 약간씩 섞이기도 한다. 적정 음용시기는 빈티지로부터 3년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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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니에(Viognier)

론 지방이 원산지인 화이트 품종으로, 알코올 도수가 높으면서(13도 전후) 살구, 황도, 버터의 그윽한 맛과 함께 이국적인 진한 꽃향기가 풍기는 와인을 만듭니다. 북부 론 지방의 〈Condrieu(꽁드리외)각주4) 〉〈Château Grillet(샤또 그리예)〉가 Viognier(비오니에)각주5) 품종으로 만드는 고급 AOP 화이트 와인들입니다.

Condrieu(꽁드리외) 포도밭 인근 비엔느 마을에는 아주 최고의 셰프들을 배출한 유명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그 레스토랑의 고객이었던 영국 수상 처칠과 소설가 장 콕토가 훌륭한 요리와 함께 나오는 맛있는 화이트 와인을 마셔보고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를 함으로써 〈Condrieu(꽁드리외)〉 와인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미셸 라로슈사의 비오니에 품종 100% 화이트 와인

32,000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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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싼느(Marsanne) & 루싼느(Roussanne)

남부 론에서는 레드, 화이트 와인 모두 비교적 다양한 품종들이 사용되지만, 북부 론의 경우 레드 품종은 Syrah(씨라) 1가지, 화이트각주6) 품종은 Viognier(비오니에), Marsanne(마르싼느), Roussanne(루싼느) 3가지 품종이 사용됩니다. 주로 단독으로 사용되는 Viognier(비오니에)와는 달리, 아몬드 향에 오일리하고 바디감이 뛰어난 Marsanne와 화려한 향에 맛이 진하고 단 Roussanne는 서로 좋은 블렌딩 파트너입니다.

북부 론의 〈화이트 에르미따쥬(Hermitage Blanc)〉 AOP 와인도 Marsanne(마르싼느)를 중심으로 Roussanne(루싼느)가 일부 블렌딩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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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헌 집필자 소개

1965년 서울 출생. 경복고등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보험사 및 재무컨설팅회사에서 20여년간 근무했다.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와인 관련 외부활동도 왕성하게 하..펼쳐보기

출처

와인특강
와인특강 | 저자전상헌 | cp명예문 도서 소개

와인, 알고 마시면 더욱 즐겁고 맛있다! 쉽고 재미있는 와인특강으로 와인의 맛과 풍미를 제대로 즐겨보자. 포도와 와인에 관한 전반적인 상식을 소개한다.

전체목차
Lesson 1. 아는 만큼 맛있는 와인 1. 와인의 분류 2. 와인 에티켓 3. 와인 상식 4. 와인과 음식
Lesson 3. 세계의 와인 1. 프랑스 와인 2. 이탈리아 와인 3. 미국 와인 4. 호주 와인 5. 칠레 와인 6. 아르헨티나 와인 7. 뉴질랜드 와인 8. 스페인 와인 9. 포르투갈 와인 10. 독일 와인 11. 남아프리카공화국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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