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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NBIC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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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로봇

영화 〈터미네이터 4〉에 등장하는 마커스 라이트는 지뢰 폭발로 부상당한 자신의 몸이 로봇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고 절규하고, 이를 지켜보는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는 ‘너는 인간인가 로봇인가?’라 하며 혼란스러워 한다. 마커스 라이트는 스카이넷에 의해 인간의 뇌와 심장을 기계에 이식하여 만들어진 터미네이터지만 사람의 자아의식을 갖추고 인간미를 느끼게 한다.

영화 〈터미네이터 4: 미래 전쟁의 시작〉의 한 장면

터미네이터는 인간과 로봇의 모호한 경계를 다룬 대표적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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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공장에서만 사용되던 로봇들이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즐거움과 도움을 주는 인간과 로봇의 공생시대가 10년 이내에 펼쳐질 것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은 되지 못하여 로봇 제품화의 큰 어려움으로 부각되고 있다. 로봇 과학자들은 자율적인 인지, 추론, 판단을 위한 신뢰성 높은 인공지능을 어떻게 구현할 지, 방대한 인공지능을 로봇에게 어떻게 부여할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이 고민을 극복하고 지능형 로봇의 상용화를 실현하는 국가는 자동차와 정보통신 산업 이후 미래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령화 사회를 위한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체에 전극을 삽입한 후 뇌파 혹은 근전도를 사용하여 로봇을 움직이는 연구를 하고 있으며, 손, 팔, 다리, 장기 등 신체의 일부를 로봇으로 대체하여 인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스타워즈 혹은 터미네이터와 같은 영화에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생활이 로봇 기술과 NBIC 기술의 융합을 통해 실현될 것이다. NBIC 융합이란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통신기술(ICT), 인지과학(CT) 등과 기존 기술의 융합을 통해 그 한계점을 극복하고 혁신적 방향을 찾아가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미래 기술발전 메가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시대가 되었을 때 우린 몇 가지 근본적인 질문에 답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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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로봇, 트랜스휴먼 시대를 넘어 포스트휴먼 시대로

과학자들은 컴퓨터와 로봇의 인공지능 실현을 위해 인간의 인지, 추론, 판단 및 행동 원리를 연구해온 인지과학의 성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다양한 융합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방대한 인공지능과 콘텐츠를 로봇에게 부여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로봇과 외부의 대용량 컴퓨터를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정보통신 기술을 결합한 네트워크 로봇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고 환경변화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다.

마루와 소녀시대의 유리가 흥겹게 춤추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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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만물박사 인공지능 로봇, 노인들의 일상생활을 돕고 보살필 수 있는 생활지원 로봇, 노약자의 건강 검진, 응급 처치, 심리 치료 등을 수행하는 노인 케어 로봇, 주부의 가사노동을 덜어줄 가사도우미 로봇, 학생의 학습 및 여가생활을 도와주는 로봇, 선생님의 수업을 도와주는 교육보조로봇, 실내외에서 원하는 곳까지 자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로봇 말이다. 이 로봇들이 제품화되면 로봇은 우리와 같은 생활공간에서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간호사, 친구, 교사, 집사 등과 같은 익숙하고 친밀한 존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사용자에게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장치에 익숙해진 사람이 이 장치를 떼어내고 안내방송이 없어지면 큰 허전함을 느끼는 것처럼 사람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올 로봇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혼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때 우리는 어느 수준의 인공지능을 로봇에 탑재하는 것을 인정할 것인가 또는 인간의 지식이나 지능을 뛰어넘는 로봇을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 것인가? 그리고 로봇을 낮은 수준이더라도 인격체로 인정할 것인가? 로봇과 정이 들고 친해진 어린이들에게 “이 로봇은 고장 났으니 버리자”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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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신체의 일부를 잃거나 불의의 사고에 의해 신체 일부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아직 단순한 기능이긴 하지만 로봇 또는 IT 기기들이 인체와 연결되거나 인체에 삽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인간의 손과 다리를 대신하는 의수와 의족, 청각 기능을 대신하는 인공 귀, 인공 심장 등이 대표적인데, 가까운 미래에는 인간의 생체신호와 연결되어 더욱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고 시각, 촉각 등 감각까지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다. 또한, 인간의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신체기능이 약화되는 일반인들도 이러한 로봇과 IT 기기를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게 되는 트랜스휴먼 시대를 거쳐 영화 〈터미네이터 4〉의 마커스 라이트와 같은 존재가 활동하는 포스트휴먼 시대가 올 것이다. 여기서 마커스 라이트가 우리의 옆에 있다면 ‘이 존재는 인간인가 로봇인가?’는 혼란스러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네크워크 로봇이란?

미래학자들은 NBIC 융합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2020년경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2030년에는 기계의 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기 시작하는 특이점에 도달하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져 시공간적 한계가 허물어질 것이다. 또한 2040년 인체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한 트랜스휴먼이 일반화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은 두 명의 퀴즈달인과의 퀴즈쇼에서 사회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애매모호한 문제에도 잘 답변해서 우승하였다. 직접적인 표현이 아닌 은유적인 표현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표현한 대화를 듣고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컴퓨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인공지능 분야의 획기적 발전을 알렸다. 전문가들은 가까운 시일에 대화 형식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검색 프로그램이나 최신 의학 정보나 가능한 치료법을 의사에게 자동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많은 회사에서 안내원들을 통해 운영하고 있는 콜센터가 컴퓨터로 대체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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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 ‘왓슨’이 사람과 퀴즈 대결을 벌이고 있다. 애매모호한 문제도 잘 맞혀 왓슨이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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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한국에서는 ‘URC(Ubiquitous Robotic Companion)’로 이름 지어진 네트워크 로봇 개념이 제시되었다. 기존 로봇 기술에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하여 새롭게 탄생한 개념이다. 예를 들면, 휴대폰의 기지국과 같은 곳에 대형 서버컴퓨터를 두고 이를 로봇과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함으로써, 로봇에게 다양한 지식과 인공지능을 제공하여 로봇의 부가가치를 올리는 방식이다. 즉, 로봇을 핸드폰과 같은 ‘운동기능을 갖는 이동통신 단말기’로 정의하고, 인터넷에 연결된 핸드폰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사용자가 얻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로봇에게 인공지능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의해, 2005년 세계 최초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마루’와 ‘아라’가 개발되었고, 2010년 1월 가사도우미 인간형로봇 ‘마루-Z’가 탄생하였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범재 박사팀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마루와 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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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를 서비스하는 마루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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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인지과학 분야에서 발견된 인간의 인지-추론-동작의 원리를 도입하여 자율성과 학습능력을 갖춘 인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네트워크 로봇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있으나, EU, 일본, 미국 등에서는 로봇기술을 정보통신기술(ICT)로 분류하여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로봇회사 아이로봇과 애니봇은 원격지에 있는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 제품을 선보였다. 원격지 사람의 영상과 음성 정보를 로봇에 탑재된 모니터와 스피커를 통해 제공하고, 로봇과 함께 있는 사람의 영상 및 음성 정보를 로봇에 장착된 영상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원격지 사람에게 보냄으로써 두 사람의 교류가 가능하게 하였다. 즉, 미국에서 열리는 회의에 한국에 있는 내가 직접 갈 수 없을 때 나를 대신할 수 있는 로봇을 보내 회의에 대리 참석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 계신 부모님을 직접 찾아뵙지 못하더라도 로봇을 통해 대화하고 보살펴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서서히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만든 두발로봇 마루Z의 손

국내에서 두발 로봇에게 집게형 손을 붙인 것은 마루Z가 처음이다. ‘그리퍼(집게)’ 방식의 단순한 구조지만 집게 밑에 작은 손가락을 하나 더 달아 주방기구 스위치를 조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집게의 길이는 7.5cm로 쟁반이나 음식바구니, 컵 등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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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선진국들의 인공지능 서비스로봇 개발

한국의 교육과학기술부와 로봇기반교육지원단은 로봇전문 회사 유진로봇과 다사로봇 등을 통해 유치원에서 교사의 수업을 도울 수 있는 교육보조로봇을 국내 유치원에 보급할 예정이다. 2011년 국내 대부분의 공립 유치원에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과거 로봇이 모든 지능을 갖춘 독립적인 존재로 교사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과감하게 버린 것이다. 전국의 유치원 교사들이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교육보조로봇을 통해 일정 수준 표준화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한 어린이들이 로봇과 함께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교사들이 정리할 자료들을 로봇이 정리할 수 있도록 하여 교사를 도와줌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은 로봇이 네트워크를 통해 유치원 내 교육용 서버컴퓨터와 연결되어, 다양한 교육 콘텐츠들을 전문기업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가 작성하여 제공할 수도 있다. 학생들의 유치원 활동 및 교육 정보를 교사가 학부모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가능해졌다. 또한, 어린이들은 일정 위치에 고정된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함께 율동하고 행동하는 로봇과 교육받음으로써 큰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일본의 도요타와 미쓰비시는 2013년부터 홀로 사는 노인들의 생활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로봇을 제품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당시 집 안에서 빗자루를 들고 식탁의자를 옮기면서 청소를 대신하고, 빨래들을 모아 세탁기에 집어넣고 세탁기를 동작시키는 등 실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또한, 두 회사는 일반가정에서 로봇을 사용하는 실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보완해 나가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서비스로봇을 출시할 때 안전성, 신뢰성 등을 테스트하고 검증하기 위한 전담 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들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올 날이 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인간보다 똑똑한 로봇이 탄생할 가능성도 크다. 이와 함께 사람의 생체신호를 사용하여 로봇을 움직이는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혼다는 사람의 머리에서 뇌파를 측정하는 다수의 EEG(Electro Encephalo Graphy) 및 NIRS(Near-Infrared Spectroscopy) 센서들이 장착된 헤드셋을 만들어 착용하고, 인간형 로봇 ‘아시모’에게 운동명령을 전달하는 모습을 2009년 선보였다. 사람이 오른손, 왼손, 혀, 발 등을 움직이는 생각을 하면 아시모가 이에 대응하는 동작을 하도록 하였다. 비록 간단한 운동명령을 수행한 것이고, 명령 수행을 위한 뇌파 신호처리를 위해 로봇보다 더 큰 컴퓨터를 사용하였지만 뇌파를 사용한 로봇 실시간 제어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혼다는 향후 발전될 뇌파 인터페이스 기술을 로봇, 인공지능 기기와 가전 기기 등의 제어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본 혼다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아시모가 계단을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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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와 피츠버그대학교는 원숭이 뇌에 인간 머리카락 굵기의 전극을 꼽고 원숭이의 한 팔을 로봇으로 대체한 후, 원숭이가 스스로 뇌파를 통해 로봇 팔을 움직여 눈앞에 보이는 마시멜로와 과일을 집어서 먹는 실험을 2008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전극은 원숭이 뇌의 운동명령이 전기적인 신호로 전송되기 시작하는 뇌의 동작 코텍스(Motion Cortex) 내 신경 경로(Neuronal Pathways)에 삽입되었다. 컴퓨터는 100여개 신경으로부터 출력되는 신호들을 처리하여 팔의 동작을 위해 유효한 정보를 추출하였다. 원숭이의 뇌파 신호를 직접 사용하여 로봇 팔을 움직인 것으로 이 기술은 사람을 위한 의수 개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미국 시카고 재활연구소에서는 이라크 전쟁 등에서 팔과 손을 잃은 군인들에게 로봇 기술을 활용하여 잃어버린 팔과 손을 돌려주기 위한 연구를 오랜 기간 진행해오고 있다. 특히, 신경과학, 의학, 로봇,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함께 융합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체의 손과 팔을 대체하기 위한 의수 기술, 근전도 신호(EMG)를 이용한 의수 제어기술, 인체 신경을 활용한 감각 재생기술 등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의수를 신체의 일부로 느끼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하였다.

인공 와우를 사용하여 청력을 보강하고, 인공심장을 사용하여 심장기능을 대체하며, 신체의 일부가 떨리는 증상을 보강하기 위해 전기적 자극을 뇌에 전달하는 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이미 의학 분야에서는 많이 이용되고 있다.

영국 레딩대학교의 케빈 워릭 교수는 자신의 왼쪽 팔 중간 신경계에 정보통신 디바이스(Utah Array/BrainGate)를 수술을 통해 삽입(Neuro-surgical Implantation)한 후, 자신의 운동 신경계를 컴퓨터, 의수 혹은 이동로봇과 직접 연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인체에 초음파를 사용하여 입력신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두 사람간의 전자통신에 대한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레딩대학교의 케빈 위릭 교수가 자신의 몸에 기기를 실제로 삽입한 후 실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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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레딩대학교의 벤 월리 박사는 생쥐 뇌세포의 일부를 초음파 센서를 장착한 이동로봇과 연결한 후, 초음파 센서에서 입력되는 정보를 뇌세포에 제공하고 뇌세포의 판단과 운동명령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로봇, ‘고든(Gordon)’을 개발하였다. 실제 실험을 통해 벽면이 나타나는 경우 충돌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도록 뇌세포가 로봇을 제어할 수 있음을 성공적으로 검증하였다. 뇌세포의 기억원리 분석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발표하였으나, 이미 뇌세포와 로봇의 직접적인 연결을 위한 연구는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레딩대학교 벤 월리 박사가 개발한 로봇 ‘고든’

생쥐의 뇌세포가 판단하고 명령하는 대로 움직이는 로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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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로봇의 경계는?

향후 2020년경이면 일상생활 속에서 로봇은 매우 친숙한 존재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무인운전 자동차도 상용화되고, 인간처럼 두 발로 걸으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간형로봇도 2030년경 상품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사람들은 더욱 힘든 노동을 싫어할 것이고, 일부의 인간이 그런 일을 한다고 해도 그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와 함께 로봇이 더욱 인간과 유사하고 친숙한 방법으로 똑똑하게 일을 처리하고 마무리하여 주길 기대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더 높은 수준의 지능과 지식이 로봇에게 제공될 것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입는 로봇 ‘하이퍼(HyPER)’는 기름의 압력을 이용하는 유압식 액추에이터 방식으로 만들어 졌다. 로봇의 관절 앞, 뒤로 연결된 실린더와 피스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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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다수의 과학자들은 로봇이 사람보다 많은 지식을 가질 수 있으나 사람과 같은 추론, 판단, 창조, 감성 능력을 갖추려면 아직도 매우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학자들은 2030년경 기계의 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 기술, 인지과학 기술 및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에 따라 로봇이나 컴퓨터가 인간보다 많은 지식과 우수한 지능을 갖추게 되면 우리는 로봇을 어떻게 생각하여야 할 것인가? 로봇이 인간보다 똑똑하다는 것을 체험하게 될 때 편리한 생활과 인간의 우월성 중 하나를 선택하여야 하지 않을까?

또한, 식생활과 의학의 발달에 따라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이미 평균수명이 90세에 육박하고 있다. 향후 평균수명이 더 길어지면 점점 퇴화되어가는 육체와 뇌의 기능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필요한 경우 인체의 일부를 정보통신 디바이스, 기계 혹은 컴퓨터 등으로 대체하는 것은 수명 연장 및 건강한 생활을 위해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건강한 뇌와 심장을 평생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육체는 로봇으로 대체할 수 없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영화 〈터미네이터 4〉에 출현하였던 ‘마커스 라이트’가 과연 탄생하지 않을 것으로 장담할 수 있을까? 과연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어디인가에 대해 대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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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로봇이 만드는 새로운 가치공간

인간은 인류학 분류상 호모 사피엔스로 정의된다. 향후에는 인체의 일부를 적절한 컴퓨터와 기계로 대체한 트랜스휴먼을 거쳐, 인체의 대부분을 컴퓨터와 기계로 대체한 포스트휴먼이 탄생할 것으로 미래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것을 새로운 인류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귀찮은 일상생활은 서비스로봇들의 도움을 받아 영위하고, 고령화 심화에 따라 인체의 기능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인체 대체, 증강을 위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다. 인간이 영생을 위한 욕망을 놓지 않는 한 이러한 시도는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이는 새로운 인간의 종을 정의하도록 강요할 듯하다.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성질과 능력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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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현실세계, 가상세계, 원격세계의 경계가 없어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미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컴퓨터 게임을 통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가상세계와 내가 지금 당장 갈 수 없는 원격세계를 일반인들이 마치 현실처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실감교류 인체감응솔루션이, 로봇, 가상현실, 정보통신, 인지과학 및 바이오 기술의 융합을 통해 개발될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개인용 컴퓨터 PC속으로 들어가 정보를 만지면서 작업하고, 전장에 직접 뛰어들어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며, 원격지의 많은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 함께 모여 악수를 하고 가상회의를 하고, 집에 홀로 계신 부모님을 위해 멀리 떨어져 있는 내가 직접 안마를 해드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생체신호와 연동되어 인간의 의도와 감정을 인식할 수 있고, 가상세계와 원격세계의 느낌을 그대로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고 생활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다. 새로운 가치공간은 우리가 영위하는 일상생활 공간을 혁신적으로 확장하면서 신개념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생활문화를 창조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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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범재 집필자 소개

1985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제어계측공학 학사학위를 받았고, 1987년과 1991년 각각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기및전자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1994년까지 벤처기..펼쳐보기

출처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 | 저자이충환 외 | cp명과학동아북스 도서 소개

우리나라 대표 과학 매체의 편집장들과 과학전문 기자, 과학칼럼니스트, 연구자들이 모여 2010년부터 이슈가 됐고 앞으로 우리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과학기술 10가지..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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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휴머노이드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 이충환 외, 과학동아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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