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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정보통신

2011년 초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진원지는 ‘재스민 혁명’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튀니지. 지중해 연안의 이슬람 국가로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다. 그동안 세계 속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튀니지 시민들이 갑자기 길거리로 나와서 권리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들이 이처럼 ‘권리’를 외칠 수 있게 한 힘은 무엇일까. 바로 정보통신이다. 정보통신이 모래알처럼 흩어져서 살던 시민들에게 ‘연결(네트워크)’의 기회를 주었다. 가슴 속에 답답함을 서로 나누면서 거리로 나와 사회를 바꾼 셈이다. 사태는 이집트, 리비아 등으로 이어졌으며 점차 확산되고 있다. 정치학자들은 중동에서 촉발된 이러한 움직임이 100여 년만의 최대 사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름대로 사회적인 변화가 있었다. 중동 같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지식을 나누자’는 움직임이다. 2010년 10월 30일, 전국 29개 도서관에서 일제히 강연이 열렸다.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에서 KAIST 정재승 교수가 “10월의 마지막 토요일에는 지식을 기부하자”는 제안을 올렸고, 강의를 기부할 사람과 행사 진행을 기부할 사람들이 모여서 자발적으로 행사를 치렀다. 얼굴도 이름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트위터를 통해 만난 것이다. 이 행사는 이후 지식 기부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2010년 10월 30일 울산 울주도서관에서 ‘10월의 하늘’ 강의를 진행한 김승환 포스텍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와 정재승 KAIST 교수(네 번째)가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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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도 소셜미디어는 유용하게 쓰인다. 지난해 여름 강력한 태풍이 한반도를 휩쓸었을 때나 2011년 3월 최악의 지진과 쓰나미가 일본을 삼켰을 때도 위력을 발휘했다.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접속하면 여기저기서 방송보다도 빠른 ‘뉴스’가 올라와 있었다. “OO로에 나무가 쓰러져서 길이 매우 막혀요”, “OO역에 사고 났으니, OO 방향으로 가시는 분은 다른 교통수단을 사용하세요”, “OO에 대피소가 마련되어 있으니 OO로 오세요” 등 각 지역의 메시지가 올라왔고, 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았다.

정보통신이 가져온 소셜미디어 혁명은 이외에도 삽시간에 헌혈증을 모아서 난치병 어린이를 치료한 사례, 미아를 찾은 경우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영화, 음악만 빨리 다운받으면 될 줄 알았던 세상이 뭔가 빠르고 복잡하게 바뀌고 있다. 세상은 점점 ‘스마트’해지지만,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골치 아프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정보통신(IT) 분야에서 최근 1년간 사람들이 입에 오르내린 것들로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태블릿PC 등이 있다. 최근에는 TV 혁명을 이끌 것이라는 스마트TV도 화제다.

IT 기술의 변화가 빠르다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유독 최근 1~2년간 벌어진 일들을 뒤돌아보면 현기증을 느낀다. IT 기기를 좋아하는 ‘얼리 어댑터’뿐 아니라 전통적인 스타일의 피처폰(기존의 휴대전화)을 주로 사용했던 50~60대 ‘레이트(late) 어댑터’의 손에도 스마트폰이 들려있다. 지하철에는 타블로이드 무가지 대신 태블릿PC, 스마트폰을 들고 각종 뉴스를 읽는다.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도 빠르게 바뀌었다. 2년 전만해도 보통 인터넷 포털이 운영하는 각종 카페를 통해 온-오프라인 모임이 있었다. 또 가까운 사람들을 ‘1촌’이라고 부르며, 자기들끼리의 소셜네트워크를 만드는 형태의 미니홈피가 유행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인해 사이버 공간에서 그리고 오프라인 공간에서 사람들이 정보를 나누고, 만나고, 헤어지는 형태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러한 최근 1~2년 사이의 흐름을 ‘1.0시대’에서 ‘2.0시대’로 변한 것이라고들 한다. 1.0 시대에는 컴퓨터 속에 사회를 짚어 넣고, 그 안에서 많은 얘기가 오갔다면, 2.0 시대에는 사회 전체가 컴퓨터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서로 ‘접속’하면서 일상 전체가 IT화되어버린 셈이다.

IT 전문가들은 이미 2.0시대는 끝나고 현재가 2.5시대, 그리고 3.0시대가 조만간 올 것이라는 말을 한다. 3.0시대를 정의하는 것이 아직은 이르지만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의 ‘스마트’한 것들이 더 많아지고, 이로 인해 예상 못했던 사회 현상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일단 생각해보자. 우리에게 급한 것은 스마트폰이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한순간에 일상을 접수하다!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2010년 말 현재 국내 스마트폰 보급대수가 500만 대에 이른다. 아이폰이라는 ‘괴물’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2009년 11월 이후 1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2011년 말이면 1100만 대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 활동인구가 대략 2500만 명 정도이니 2012년에는 웬만한 사람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있을 것이다. 도대체 스마트폰이 뭐기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스마트폰이 아직도 뭔지 모르겠다고?”
“복잡하게 생각하지는 마,
그냥 ‘손 안의 컴퓨터’이자, 전화기, 게임기, 저장장치 등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스마트폰이라는 말은 이제 휴대전화만큼이나 익숙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휴대전화의 한 종류이지만, 왠지 ‘스마트폰은 첨단이고 어려워’라고 생각하기 쉽다. 일단 널찍한 화면에 여러 가지 아이콘들이 있다. 뭔가 복잡하다. ‘작은 컴퓨터 같은데, 이거 사용하면 다 돈 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제품 가격도 비싸고, 통신료도 많이 내야 할 거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분명히 기존의 보통 휴대전화보다 기능이 많지만, 기능은 오히려 소비자가 사용하기에는 훨씬 편해졌다. 가격에서도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스마트’하다는 수식어가 붙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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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컴퓨터다? 그렇다.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손 안의 컴퓨터’라고 볼 수 있다. 20~30년 전 개인용 컴퓨터(PC)가 갖고 있던 저장 용량, 연산 속도 등을 뛰어넘는다고 볼 수 있다. PC 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엑셀, 한글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으니, 미니컴퓨터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스마트폰은 게임기다? 그렇다. 사실 컴퓨터의 핵심(?) 용도 중 하나는 놀고 즐기는 것이다. 컴퓨터를 사면 가장 먼저 사용하는 것이 게임 아니었던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게임은 다양하다. 바둑, 장기, 포커 등 보드 게임부터 비행기를 조종하고 사이버 애완동물도 키울 수 있다.

스마트폰은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다? 그렇다. 스마트폰의 용량은 대체로 수~수십 기가바이트 단위다. 웬만한 저장 장치 그 이상이다. 노래도 수백 곡 이상 저장해서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영화도 넣어 다닌다.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비행기에서 저장한 노래도 듣고 영화도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전자수첩이다? 그렇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지인들의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등을 쉽게 받아볼 수 있다. 일정 관리, 알람, 메모 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기능들이 집에 있는 PC와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다. 5년 전 만해도 비스니즈맨들이 들고 다녔던 개인휴대단말기(PDA) 기능을 모두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다~ 된다? 그렇다. 이처럼 컴퓨터, 게임기, 멀티미디어기기, 전자수첩 등 다양한 기능을 손바닥보다 작은 휴대폰에 집어넣었다고 ‘스마트’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 기능들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인터넷 망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 혁명’을 가져왔다.

교보문고가 스마트폰인 갤럭시S로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전자책을 내려 받는 횟수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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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는 인터넷에는 접속할 수 있지만 이동이 쉽지는 않다. 노트북컴퓨터라고 하더라도 무게가 적어도 1~2kg에 이른다. 언제나 꺼내서 사용하기에 그리 편한 것은 아니다. 간단한 기기인 PDA, 게임기, 전자사전 등은 PC와 연동한 뒤에 사용하거나 무선랜이 있는 지역에서 인터넷에 접속이 가능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통신망에 쉽게 접속해서 원할 때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는 통신망에 접속해 데이터를 사용하게 되면 엄청나게 비싼 요금을 내야 했다. 더러 신문 방송에서 “한 달에 수백만 원 데이터 요금 지급 파문”이라는 기사가 떴을 정도다.

스마트폰은 이러한 요금의 장벽을 무너뜨렸다.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HTC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을 팔 때 통신업체인 KT, SKT 등과 제휴를 하고 일정액만 매월 내면 무한대로 데이터 통신을 쓸 수 있는 요금제를 권장한다. 무선랜이 되는 곳에서는 무선랜을 사용하고 무선랜이 없거나 이동 중에는 통신회사의 네트워크에 비교적으로 저렴하게 접속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쯤 되면 스마트폰이 ‘그동안 나온 휴대전화 중의 한 종류’라고 보기보다는 ‘휴대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제품’으로 볼 수 있다. 단지 기능이 많기 때문에 스마트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일상을 스마트하게 보조해주기 때문이다.

스마트폰만으로는 부족해, 태블릿PC

아이폰이 일으킨 스마트폰 열풍에 이어 수첩 또는 단행본 크기 정도의 태블릿PC가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2010년 상반기에는 IT 마니아의 기호품 정도로 여겼으나, 2011년에는 아마도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태블릿PC 유행 역시 애플이 시동을 걸었다.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IT 기기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던 2009년과 2010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라는 ‘신상’을 소개하면서 태블릿PC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2010년 4월 아이패드가 모습을 드러낸 뒤 소비자들은 열광하며 ‘구매 전쟁’을 벌였고, 아이패드는 2010년 10월에 진짜로 ‘혁신적인 발명품’ 1위에 올랐다. 스마트폰만큼 뜨겁지는 않았지만, 태블릿PC는 점차 ‘한번 가져보고 싶은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목록에 올라있다.

아이패드는 무선인터넷(WiFi)만 가능하면 근거리통신수단인 블루투스 키보드를 이용해 e메일로 문서를 주고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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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기업들은 대응 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애플의 대표적인 경쟁 기업인 삼성은 갤럭시패드라는 작품을 내놓고 세계 시장에서 아이패드와 일합을 겨루고 있다. HP, 델, 모토로라, 도시바 같은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모두 태블릿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1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 전시회인 CES에서 80종이 넘는 태블릿 제품이 출품됐다. 애플 역시 아이패드2를 상반기에 출시함으로써 태블릿PC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태블릿 PC 이용자 수는 2011년 180만 명에 이르고 2012년에는 38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전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을 2011년 4460만 대, 2012년 7080만 대로 전망했다.

태블릿PC를 ‘성인들의 또 다른 장난감’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노트북, 휴대폰, 게임기 사이에 끼어있는 하나의 아이템만은 아니다. 태블릿PC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시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자책 분야다. 그동안 PC를 통해서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려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으나 그리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2008년경부터 전자책 전용 단말기들이 나오면서 분위기를 잡더니 이제는 태블릿PC의 파도를 타고 전자책이 한 단계 도약할 태세다.

2011년 1월 27일 미국의 아마존은 2010년에 종이책보다 자사의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용 전자책을 더 많이 팔았다고 발표했다. 독자들이 종이책을 버리고 다른 매체로 이전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패드가 선보인 이후 전자책 관련 ‘어플’이 다수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인터파크, 교보문고를 비롯해 전자책 어플이 나왔다.

애플 아이패드의 어플 ‘아이북스’에 연결하면 내려받은 책이 책꽂이에 놓여있다. 책을 사려면 왼쪽 위 ‘스토어’ 버튼을 누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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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잡지와 신문의 변화다. 해외 유명 스포츠 잡지, 패션 잡지 등은 동영상과 컬러 화보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신문과 방송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신문이 점점 잡지의 형태를 띠면서 ‘데일리 매거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방송도 단순히 영상을 그대로 중계해주는 것이 아니라, 1분, 2분 등 짧은 영상과 기사, 하이퍼링크를 통해서 기존에 방송이 갖고 있지 못했던 심층성을 더했다.

더욱 눈여겨볼 점은 콘텐츠 유료화가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PC 기반 인터넷에서는 대체로 거의 모든 미디어들이 무료로 콘텐츠를 뿌린다. 뉴욕타임즈 등이 유료화 모델을 들고 나왔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 ‘인터넷=무료’라는 개념이 만연한 상태라, 몇몇 미디어 기업의 노력만으로 이를 뒤집지는 힘들었다. 그렇지만 철저하게 유료 전략을 쓰고 있는 애플은 아이패드 등을 내놓으면서 유료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태블릿PC 사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앞으로는 신문, 잡지, 책 관련 콘텐츠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는 태블릿PC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디어산업 전체의 기반을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아이패드와 아마존 킨들의 비교

애플 아이패드(태블릿PC)

애플 아이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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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장점 : 큰 화면(9.7인치)과 화려한 컬러, 터치스크린을 비롯한 편리한 조작. 이미지가 많은 단행본이나 잡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보는데 좋다. 독서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있다.
ㆍ단점 : LCD 화면이라 독서를 하다보면 눈이 빨리 피로해진다. 가격이 비싸고 손에 들기에 다소 무겁다(680g).

아마존 킨들(전자책단말기)

아마존 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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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장점 : 전자잉크를 써서 종이책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책을 오래 봐도 눈이 덜 피로하다. 가격이 저렴하다. 한 손에 들기에도 가볍다(240g).
ㆍ단점 : 면이 작고(6인치) 흑백이다.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불편하고 독서 외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바보상자의 스마트한 변신

‘스마트’ 해진 휴대폰, 태블릿PC 그 이후는 무엇일까.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는 가전이라고 할 수 있는 TV다. 말 그대로 TV에서도 스마트폰에서처럼 간단한 작동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TV는 일부 IT마니아를 제외하면 거의 TV를 볼 때만 쓴다. TV야 말로 별 어려움 없이 남녀노소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다. TV처럼 쉽게 컴퓨터와 휴대폰이 갖고 있는 대부분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IT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TV는 TV 안에 PC의 윈도 같은 운영체제가 설치된다. 여기서 게임, MP3, 동영상재상 등의 기능뿐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이용과 웹서핑이 가능해진다. PC와 연결되지 않았더라도 TV 그 자체 또는 셋톱박스를 활용해 사이버 세상과 만나는 창이 된다. 이렇게 인터넷과 만난 TV인 스마트TV는 양방향 소통을 하기 때문에 브로드캐스팅과 내로우캐스팅이 동시에 만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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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기기가 만들어내는 ‘소셜’한 세상

스마트한 기기들이 가져온 변화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확산이다. 스마트폰 등장 이전에도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있었지만, 스마트폰 열풍을 타면서 급속 확장된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사이버 공간에서는 물리적으로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한다.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실제 친구와 손쉽게 소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전혀 몰랐던 사람들도 쉽게 사귈 수 있다. 말 그대로 사이버 상에서 사교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SNS라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대표적인 SNS다. 트위터는 2006년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인 오비어스사가 처음 개설한 사이트다. ‘새가 지저귄다’는 뜻을 사이트 이름으로 지어 사람들이 인터넷상에서 많은 얘기를 지저귀듯 나눌 수 있게 했다. 2010년 말 트위터 가입자 수는 1억 4500만 명에 이르렀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 가입자 수도 228만 명에 이른다. 2010년 한 해 동안 8.8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페이스북은 2004년 하버드대학교 학생이던 마크 저커버그가 설립한 SNS다. 2011년 초 회원이 6억 명이 이르는 세계 최대의 SNS며, 우리나라 가입자 수는 대략 200만 명에 이른다.

이 같은 SNS는 ‘끼리끼리’ 성격을 갖는 폐쇄적인 성격이 강한 기존 홈페이지, 커뮤니티 모임에 비해 훨씬 개방적이다. 원할 경우 자신이 구독하고 싶은 사람의 트위터, 페이스북을 보고 연결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사람의 트위터, 페이스북을 별도의 허락 없이 구독할 수 있다. 원할 경우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 오프라인 활동이 가능하다. 기존의 인터넷 카페와 메신저 기능 등이 절묘하게 엮임으로써 사람들을 묶어주면서 동시에 소통도 자유롭게 했다.

그런데 컴퓨터에서 시작한 SNS가 스마트폰을 만나면서 날개를 달았다. 말 그대로 고정적인 PC를 넘어서 이동성이 강한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게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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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트위터 가입자의 약 78%, 즉 10명 중 8명 정도는 스마트폰를 통해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통해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또는 화재나 지진 현장에서 즉시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모처에서 불이 날 경우, 스마트폰의 디지털 사진기로 사진을 찍고, ‘서울 OO동 빌딩에서 불났어요. 인근에 계신 분 참고하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된다. 이 메시지는 트위터 상에서 ‘퍼나름(알티)’ 되면서 순식간에 확산된다.

SNS는 단순히 취미생활이나 정보의 퍼나르기에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큰 영향을 주며 더러 정권도 바꾸기도 한다. SNS를 이용하다보면 ‘A형 헌혈증 급구’, ‘5살 아이를 찾아주세요’, ‘OO에 불났어요’라는 메시지를 종종 볼 수 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얘기가 스마트폰을 통해 전해지고, 사람들은 대응하기 시작한다. 헌혈증을 내겠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수술에 성공한 얘기, 실종된 사람을 찾았다는 얘기, 불났다는 정보를 보고 다른길로 돌아갔다는 얘기 등등 따뜻한 얘기가 쉽게 전해진다. 전통 언론에서는 하기 힘들었던 소통의 역할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SNS가 정치에도 영향을 준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 시절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동조자를 모은 것이 대표적이다. 2009년에는 이란에서 2011년 초에는 아프라카의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정권이 흔들리는 일이 일어났다. 보도 통제로 전통언론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스마트폰 등을 사용해서 시위 소식이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이란은 이로 인해 정권 붕괴 위기를 맞았고, 튀니지는 결국 ‘혁명’으로 이어졌다. 특히 튀니지의 경우 전체 인구의 18% 가량이 페이스북 가입자였으며, 이를 통해 전세계로 튀니지 사태가 확산됐다. 튀니지의 혁명 이후, 이집트, 요르단, 리비아 등에서도 유사한 일이 계속 일어나면서 스마트폰과 SNS의 힘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

팔로잉 76만 명, 팔로어 196만 명의 초대형 규모를 자랑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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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인 ‘블랙베리’를 사용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를 유권자와 소통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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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세상에서는 더 이상 PC, TV, 휴대폰 등 하드웨어의 경계를 그대로 두지 않는다. 어떤 하드웨어를 사용하더라도 소비자들은 같은 콘텐츠를 보고 공유하게 된 것이다. 또한 일방적인 메시지만을 전했던 ‘바보상자’가 양방향 소통을 통해 ‘인터넷+TV방송’을 하나로 엮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에 이어 일어난 태블릿PC 습격, 그리고 이제 시작되는 TV의 스마트한 변신은 사회적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처럼 쓰기 쉬운 장치를 통해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사회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는 특정한 순간 내 옆에 있는 아무 전자장치를 사용하더라고 인터넷에 접속이 되며, 세계 각지의 사람을 전자장치의 버튼 몇 번 누름으로써 사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최근의 변화를 IT3.0으로 이동하는 순간으로 부른다.

나는 연결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근대 철학자인 데카르트가 현재 살고 있다면 아마 이 명제를 기반으로 철학과 수학책을 다시 써내려 갔을지 모른다. 전문가들은 정보통신 기기와 네트워크를 통한 소셜미디어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시대를 바꿀 새로운 트렌드라고 말한다. 《소셜노믹스》의 저자인 에릭 퀼먼은 “정보통신기술이 연결해준 ‘소셜미디어’는 산업혁명 이후 최대의 변화”라고 해석했다.

소셜미디어가 얼마나 빨리 사회 속에 퍼져나갔는지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라디오가 5000만 명의 청취자를 확보하는 데 38년이 걸렸고, TV는 13년, 인터넷은 4년, 아이팟은 3년이 필요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이라는 소셜미디어는 1년 만에 2억 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퀼먼은 “페이스북이 국가라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나라”라고 말했다.

이쯤 되면 세계에서 ‘문명’이란 것을 접해본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퀼먼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30세 이하며, 이미 이 중 96%가 소셜네트워크에 가입되어 있다. 시간이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 이들이 중년에 접어들 때면, 어떻게 될까.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 든 연결된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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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은 상품이 오고갈 것으로 예상된다. TV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이 불과 10여 년 만에 소비자들의 쇼핑 방식을 바꾸었듯,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오가는 상품에 대한 각종 ‘뒷담화’, 즉 평가가 상품 구매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책, 신문, 잡지 등의 광고를 보고 고민하다가 ‘사야지’라고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서 현장에서 가격을 비교하고, 그 제품을 산 소비자들의 평가를 실시간으로 듣고 사게 된다. 생활 전체가 소셜미디어와 연관돼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제 전 세계가 시간적, 공간적으로 엮이게 된다. 그렇다면 정보통신이 만든 스마트한 세상에서 ‘스마트 하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고정적인 사고’를 버리고 ‘유연하게 생각하기’를 강조한다. 아버지가 했던 농사를 아들이 배워서 농사짓고, 같은 방식을 그 아들에게, 손자에게 대대손손 물려주면서 수천 년을 지냈던 농경사회와 달리, 하루가 1000년처럼 변하는 시대기 때문이다. 유연하게 변화하는 재주가 없으면 유연한 사람들에게 결국은 이용당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

역설적으로 이처럼 점점 피곤해지고 바빠지는 세상에 저항하기 위해서라도 소셜미디어의 패턴을 잘 알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모든 것을 ‘오프’하는 것도 ‘온’되어진 스마트 세상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않은 주장은 그냥 아무도 듣지 않는 그래서 무시해도 될 만큼 작게 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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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태 집필자 소개

1999년 고려대 과학기술학협동과정에서 ‘과학철학 및 과학사’를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2008년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9년 《전자신문》에 입사해 코스닥증권시장을 비롯해..펼쳐보기

출처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 | 저자이충환 외 | cp명과학동아북스 도서 소개

우리나라 대표 과학 매체의 편집장들과 과학전문 기자, 과학칼럼니스트, 연구자들이 모여 2010년부터 이슈가 됐고 앞으로 우리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과학기술 10가지..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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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스마트폰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 이충환 외, 과학동아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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