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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상에서 가
장 비싼 그

아···알았어···

다른 표기 언어 Ohhh··· Alright···
요약 테이블
제작시기 1964년
가격 $42,642,500(447억 4000만 원)각주1)
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1923~1997)
로이 리히텐슈타인, 〈아···알았어···〉, 캔버스에 유화, 마그나 물감 / 90.2×96.5cm

ⓒ Estate of Roy Lichtenstein - SACK, Korea, 2014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내 작업은 만화와는 달라요. 만화를 변형한 것도 아니에요.
내가 하는 일은 일종의 형태를 만드는 겁니다.
만화는 내가 만드는 방식으로 형태를 만들지는 않아요. 만화는 특정한 형식이 있지요.
하지만 그런 형식을 강하게 통합하려고 한 적은 없었어요. 목적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죠.
만화의 목적이 묘사라면 나의 목적은 통합입니다.
그런 면에서 내 작업은 만화와 같은 구석이 하나도 없습니다.
놓이는 장소도 다르고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런 차이가 안 느껴질 수도 있겠죠.”
-로이 리히텐슈타인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에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그림이 네 점 들어 있는데, 〈아··· 알았어···〉 역시 앞서 소개한 것들 못지않게 대단한 작품이다. 그림 가격은 앞서 나온 세 작품에 미치지 못하지만 2010년 이 그림이 경매에 낙찰될 당시에는 리히텐슈타인 작품 가운데 최고가였다. 그 전까지 최고가 작품은 2005년 1620만 달러(170억 원)에 거래된 〈자동차 안에서〉였다. 이 작품 거래 이후 그의 그림 가격은 계속 상승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에서 이 그림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꽃 모자를 쓴 여인〉, 〈잠자는 여인〉, 〈방이 다 보이는데!···아무도 없어!〉 등은 〈아··· 알았어···〉 이후 거래된 작품들이다.

〈아··· 알았어···〉는 통통한 입술과 짙은 눈썹, 풍성한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이 등장하는 영락없는 리히텐슈타인 스타일의 그림이다. 그가 예술적으로 정점에 있던 1964년에 그린 것이다. 게다가 이 작품을 처음 소장한 딜러는 미국 현대 미술 역사의 전설적 딜러인 레오 카스텔리다. 리히텐슈타인 그림으로서 비싼 가격에 팔릴 만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다.

전시 기록 또한 훌륭하다. 삼성그룹과 관련한 파문으로 유명한 〈행복한 눈물〉은 논란이 사그라진 직후인 2008년 5월에서 6월 사이에 미국으로 되돌아갔다. 이후 뉴욕의 세계적 화랑인 개고시언 갤러리에서 열린 ‘리히텐슈타인:여자들’이라는 전시에 〈행복한 눈물〉이 출품되었는데, 〈아··· 알았어···〉가 바로 그 전시에 함께 나왔다.

〈아··· 알았어···〉는 이 밖에도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에 런던의 대표적 현대 미술관인 헤이워드 갤러리, 스페인 마드리드의 유명한 궁전 미술관인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에서 차례로 열린 리히텐슈타인 특별전 ‘로이 리히텐슈타인:예술에 관한 모든 것’에도 나왔다. 소장 기록과 전시 기록이 이렇게 좋으면 가격이 당연히 올라간다.

이 그림에는 〈방이 다 보이는데!···아무도 없어!〉처럼 말풍선이 들어 있다. 말풍선 대사는 “오··· 올라잇···(아··· 알았어···)”이다. 대체 수화기 저편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기에 이 빨간 머리 여자가 “아··· 알았어···”라고 말하는 걸까? 이 그림의 소재를 빌린 만화 원본에는 남자가 “미안해, 낸시, 중요한 비즈니스 약속이 생겨서 오늘 데이트를 취소해야겠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그러자 여자가 남자한테 데이트 취소를 당하고도 쿨 하게 이해하는 척하며 “알았어···” 하는 것이다.

리히텐슈타인이 즐겨 그린 1960년대의 만화는 10대들이 주로 보던 것이다. 따라서 젊은 남녀의 연애 이야기가 주된 소재였다. 10대 청소년이나 성인이나 ‘완벽하고 낭만적인 사랑’을 꿈꾼다. 관객인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어찌 보면 이 작품은 우리의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그림이라 할 수 있다.

리히텐슈타인이 즐겨 쓴 인쇄물 망점 스타일은 워홀의 실크 스크린과 마찬가지로 기계적인 맛이 있다. 마치 사람 손이 들어가지 않은 듯 기계의 차가움이 느껴진다. 그래서 작가의 손이 빠진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든다. 하지만 이것은 고도의 기술이다. 작가의 존재가 덜 느껴지기 때문에 관객들은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더 궁금해진다. 원래 말이 지나치게 많은 자의 말은 사람들이 주의 깊게 듣지 않지만, 아무 말 안 하는 듯 한마디 툭 던지는 자의 말은 오히려 주의를 끌게 마련이다. 리히텐슈타인이 만화를 베낀 것처럼, 작가의 손이 빠진 것처럼 보이는 이런 기법은 오히려 관객들로 하여금 ‘이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하고 주의를 기울이게 만든다. 이런 점이 팝 아트의 또 하나의 매력이고 리히텐슈타인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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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원화 환산 환율은 외환은행에서 제공하는 2014년 1월 1일~6월 30일의 평균환율(고시 회차 최종, 매매 기준 환율)을 따랐습니다.

이규현 집필자 소개

미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미술 시장에 대한 현장 경험을 동시에 갖춘 미술 전문가. 《조선일보》 미술 담당 기자를 거쳐 아트 마케팅 회사인 이앤아트를 설립하여 미술 전시 기획과 홍보, 아트 마케..펼쳐보기

출처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 저자이규현 | cp명알프레드 도서 소개

미술품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들을 정리하고 각 작품의 예술사적 가치와 비싸게 거래된 이유들을 소개한다.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내용과 각 작..펼쳐보기

전체목차
1.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위부터 100위까지! (2014년 기준) 1위. 폴 세잔,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2위. 파블로 피카소, 〈꿈〉 3위. 프랜시스 베이컨, 〈루치안 프로이트 초상 습작 삼부작〉 4위. 잭슨 폴록, 〈넘버 5〉 5위. 윌렘 드 쿠닝, 〈여인 3〉 6위. 구스타프 클림트,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I〉 7위. 에드바르 뭉크, 〈절규〉 8위. 재스퍼 존스, 〈깃발〉 9위. 파블로 피카소, 〈누드와 푸른 잎사귀와 흉상〉 10위. 앤디 워홀, 〈실버 카 크래시(이중 참사)〉 11위. 파블로 피카소, 〈파이프를 든 소년〉 12위. 알베르토 자코메티, 〈걷는 남자 I〉 13위. 앤디 워홀, 〈여덟 개의 엘비스〉 14위. 파블로 피카소, 〈고양이와 있는 도라 마르〉 15위. 구스타프 클림트,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II〉 16위. 마크 로스코, 〈오렌지, 레드, 옐로〉 17위. 프랜시스 베이컨, 〈삼부작〉 18위. 바넷 뉴먼, 〈블랙 파이어 I〉 19위. 빈센트 반 고흐, 〈가셰 의사의 초상〉 20위. 프랜시스 베이컨, 〈존 에드워즈 초상 습작 삼부작〉 21위. 클로드 모네, 〈수련 연못〉 22위. 재스퍼 존스, 〈부정 출발〉 23위. 앤디 워홀, 〈청록색 매릴린〉 24위. 파블로 피카소, 〈비둘기를 안고 있는 아이〉 25위. 티치아노 베첼리오, 〈디아나와 악타이온〉 26위.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물랭 드 라 갈레트〉 27위. 페테르 파울 루벤스, 〈유아 대학살〉 28위. 마크 로스코, 〈넘버 1(로열 레드와 블루)〉 29위. 마크 로스코, 〈화이트 센터〉 30위. 앤디 워홀, 〈그린 카 크래시(녹색의 불타는 자동차 I)〉 31위. 한스 홀바인, 〈다름슈타트의 성모(마이어 가족과 함께 있는 성모)〉 32위. 빈센트 반 고흐, 〈턱수염이 없는 자화상〉 33위. 티치아노 베첼리오, 〈디아나와 칼리스토〉 34위. 티치아노 베첼리오, 〈알폰소 다발로스 후작의 초상〉 35위. 치바이스, 〈송백고립도 전서사언련〉 36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침대 의자에 앉아 있는 누드(아름다운 로마의 여인)〉 37위. 토머스 에이킨스, 〈그로스 박사의 임상 수업〉 38위. 마크 로스코, 〈무제〉 39위. 왕몽, 〈치천이거도〉 40위. 프랜시스 베이컨, 〈말하고 있는 조지 다이어의 초상〉 41위. 윌렘 드 쿠닝, 〈가제트 형사〉 42위. 앤디 워홀, 〈그녀의 남자들〉 43위. 앤디 워홀, 〈인종 폭동〉 44위. 클리퍼드 스틸, 〈1949-A-넘버 1(PH-89)〉 45위. 폴 세잔, 〈커튼, 주전자, 그리고 과일 그릇〉 46위. 카지미르 말레비치, 〈절대주의 구성 회화〉 47위. 제프 쿤스, 〈풍선 개(오렌지색)〉 48위. 잭슨 폴록, 〈넘버 19〉 49위. 빈센트 반 고흐, 〈조제프 룰랭의 초상〉 50위. 앤디 워홀, 〈코카콜라(3)〉 51위. 빈센트 반 고흐,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52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꽃 모자를 쓴 여인〉 53위. 파블로 피카소, 〈팔짱을 끼고 있는 여인〉 54위. 빈센트 반 고흐, 〈붓꽃〉 55위. 알베르토 자코메티, 〈크고 좁은 두상〉 56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두상〉 57위. 프랜시스 베이컨, 〈이노센트 10세 습작〉 58위. 프랜시스 베이컨, 〈삼부작〉 59위. 파블로 피카소, 〈피에레트의 결혼〉 60위. 파블로 피카소, 〈앙헬 페르난데스 데 소토의 초상〉 61위. 마크 로스코, 〈넘버 15〉 62위. 파블로 피카소, 〈정원에 앉아 있는 젊은 여인〉 63위. 장-미셸 바스키아, 〈더스트헤즈〉 64위. 앙리 마티스, 〈후면 누드 4〉 65위. 라파엘로 산치오, 〈젊은 사도의 두상〉 66위. 파블로 피카소, 〈요, 피카소〉 67위. 빈센트 반 고흐, 〈밀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촌부〉 68위. 렘브란트 하르먼스 판 레인, 〈양손을 허리에 대고 있는 남자〉 69위. 라파엘로 산치오, 〈뮤즈〉 70위. 마크 로스코, 〈넘버 11〉 71위. 리커란, 〈만산홍편〉 72위. 앙리 마티스, 〈뻐꾸기, 푸른색과 분홍색의 카펫〉 73위. 프랜시스 베이컨, 〈투우 습작 1번 두 번째 버전〉 74위.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근대 로마:캄포 바치노〉 75위. 파블로 피카소, 〈검은 팔걸이의자에 누워 있는 누드〉 76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잠자는 여인〉 77위. 프랜시스 베이컨, 〈거울에 비친 글 쓰는 형상〉 78위. 파블로 피카소, 〈창가에 앉아 있는 여인〉 79위. 바넷 뉴먼, 〈원먼트 6〉 80위. 앤디 워홀, 〈1달러 지폐 200장〉 81위. 클로드 모네, 〈수련〉 82위. 앤디 워홀, 〈자유의 여신상〉 83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방이 다 보이는데!···아무도 없어!〉 84위. 프란체스코 과르디, 〈베네치아:카르본 거리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리알토 다리〉 85위. 프랜시스 베이컨, 〈자화상〉 86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아···알았어···〉 87위. 구스타프 클림트, 〈카소네의 교회(사이프러스가 있는 풍경)〉 88위. 쉬베이훙, 〈세상이 평화로워 농사가 즐겁다〉 89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모자를 쓴 잔 에뷔테른〉 90위. 폴 세잔, 〈사과〉 91위. 파블로 피카소, 〈튤립이 있는 정물화〉 92위. 클로드 모네, 〈아르장퇴유의 철도교〉 93위. 앤디 워홀, 〈흰색 매릴린〉 94위. 파블로 피카소, 〈라팽 아질에서〉 95위. 파블로 피카소, 〈책 읽는 여인〉 96위. 빈센트 반 고흐, 〈꽃병에 꽂힌 해바라기 열다섯 송이〉 97위. 에드워드 호퍼, 〈위호켄의 동풍〉 98위. 구스타프 클림트, 〈아테제 호숫가의 리츨베르크〉 99위. 잭슨 폴록, 〈넘버 4〉 100위. 프란츠 클라인,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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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아···알았어···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이규현, 알프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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