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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1974년~1977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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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51,761,000(543억 1000만 원)각주1) |
작가 |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909~1992) |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죽음을 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결코 떨쳐 낼 수 없다.
시간은 약이 되지 않는다. 몸을 움직이며 일에 집중할 때만 잊을 수 있다.”
-프랜시스 베이컨
17위에 오른 〈삼부작〉처럼 프랜시스 베이컨이 즐겨 그린 삼부작 작품이다. 작품 제목만 같은 것이 아니라 전체 크기도 그 〈삼부작〉과 똑같은 대작이다. 베이컨은 유럽 고전 미술에서 소재와 형식을 빌려 와 현대식으로 비틀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중세 유럽 종교화의 형식인 삼부작을 즐겨 사용했다.
그림에 뚜렷한 줄거리가 없고 색깔이 그리 어두운 것도 아닌데, 이 그림을 보면 왠지 어둡고 엄숙한 느낌이 든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에 있는 베이컨의 다른 그림들처럼 이 작품 역시 고통스러운 현대인의 모습을 그렸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 그림의 모델은 동성애자 베이컨의 애인 조지 다이어다. 조지 다이어는 1971년 파리 그랑팔레 전시장에서 베이컨의 역사적인 첫 회고전이 열리기 이틀 전 그들이 묵던 호텔에 혼자 머물고 있다가 자살했다(프랜시스 베이컨, 〈말하고 있는 조지 다이어의 초상〉 항목 참조). 베이컨은 조지 다이어가 살아 있을 때에도 그를 많이 그렸지만 죽은 뒤에는 더 많이 그렸다. 약 6년 동안 조지 다이어를 모델로 한 우울한 톤의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 역시 그가 죽은 후 그린 것이다. 베이컨은 조지 다이어의 자살로 크게 충격에 빠지고 죄책감을 가졌다고 한다. 이 그림은 그런 우울한 조지 다이어의 초상화 중 마지막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이컨은 이 그림을 끝으로 더 이상 조지 다이어를 모델로 한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이 그림에서 조지 다이어는 모든 패널에 등장한다. 해변에서 괴롭게 몸부림치고 있는 모습이다. 조지 다이어 주변이 거의 텅 비어 있어서 그의 존재가 더 외로워 보인다. 두 번째 패널이 특히 인상적인데, 조지 다이어가 몸을 낮춰 검은 직사각형 구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 그림을 그린 시기가 이미 조지 다이어가 자살한 뒤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두운 다른 세상’을 향해 스스로 몸을 던지는 모습처럼 보인다. 그러고 보면 첫 번째와 세 번째 패널의 검은색 비치파라솔도 여느 비치파라솔이 아니라 조지 다이어를 어둠의 세계로 이끄는 구멍일 수 있다.
이 그림이 조지 다이어를 소재로 그려진 것이긴 하지만 나체의 남자가 반드시 조지 다이어일 이유는 없다.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비극적인 인물로 빗대어 생각할 수도 있고, 외롭고 괴로운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조지 다이어는 베이컨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고, 괴로움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그 누군가일 수도 있다.
조지 다이어가 죽은 지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기에 그의 죽음을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소재로 그려 낼 수 있었던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베이컨은 특정 인물의 이야기를 담더라도 그 인물의 구체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보편적 현대인들의 정신 상태를 그려 낸 화가였다. 그래서 베이컨이 그린 소재가 그리스 신화나 로마의 교황, 자신의 애인 등 그 무엇이든 우리는 그의 그림을 보면서 일반적인 인간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것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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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원화 환산 환율은 외환은행에서 제공하는 2014년 1월 1일~6월 30일의 평균환율(고시 회차 최종, 매매 기준 환율)을 따랐습니다.
참고문헌
・ Christie’s London, 전후 및 현대 미술 이브닝 세일 도록, 2008년 2월 6일
글
출처
미술품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들을 정리하고 각 작품의 예술사적 가치와 비싸게 거래된 이유들을 소개한다.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내용과 각 작..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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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삼부작 –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이규현, 알프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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