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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1954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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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75,122,500(788억 2000만 원)각주1) |
작가 |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1970) |
“나는 아주 큰 그림을 그린다. 역사적으로 큰 그림은 대개
아주 숭고하고 호화로운 주제를 다룰 때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큰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사실 아주 친근하고 인간적으로 다가서고 싶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아는 다른 화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작은 그림을 그리는 것은 당신을 화가 자신의 경험 바깥에 세워 놓고,
그 경험을 환등기로 비춘 풍경이나 축소 렌즈로 본 풍경처럼 보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림이 크면 당신은 그림을 내려다볼 수 없다. 그림 안에 있어야만 한다.”
-마크 로스코
1954년 마크 로스코는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의 큐레이터와 공동 기획으로 첫 미술관 개인전을 열었다. 〈넘버 1〉은 이 전시 때 로스코가 직접 고른 여덟 작품 중 하나였다. 로스코는 그렇게 고른 여덟 작품에 직접 가격을 매겼는데 이 작품이 두 번째로 비싼 작품이었다. 이 전시회에서 그는 미국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딜러이자 컬렉터인 시드니 재니스와 인연을 맺었다.
이 작품은 이듬해인 1955년에는 뉴욕의 시드니 재니스 갤러리에서 전시됐다. 시드니 재니스 갤러리는 사업가이자 미술품 컬렉터인 시드니 재니스가 1948년 세계적인 화랑들이 밀집한 뉴욕 57번가에 문을 연 갤러리다. 이곳에서는 미국 현대 미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전시가 많이 열렸다. 폴록이 첫 개인전을 연 베티 파슨스 갤러리 못지않게 시드니 재니스 갤러리도 미국 추상 표현주의의 발전에 공을 세웠다. 이 작품은 이렇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갤러리에서 추상 표현주의가 한창이던 1955년에 열린 로스코 개인전에 나온 것이기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이 밖에도 이 그림의 전시 기록은 훌륭하다. 시드니 재니스 갤러리 이후에는 워싱턴 코코란 갤러리, 워싱턴 국립 미술관, 뉴욕 휘트니 미술관 등에서 전시됐다. 특히 1998년 워싱턴 국립 미술관에서 열린 로스코 회고전 때에는 전시 작품 백열여섯 점 중 이 작품이 플래카드, 안내 책자 등 회고전의 모든 홍보물에 메인 이미지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중요한 전시에 수시로 나온 작품이 시장에 나오면 파는 딜러들은 흥분하게 마련이다. 소더비는 이 그림의 경매를 앞두고 이런 사실을 강조했다. 워싱턴 국립 미술관 회고전 당시 〈넘버 1〉이 들어 있는 전시 배너가 미술관 앞에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찍은 현장 사진을 경매 도록에 넣기도 했다.
〈넘버 1〉은 빨강, 분홍, 파랑 띠가 포개져 있다. 로스코는 붉은 계열이나 따뜻한 색을 좋아했는데, 이 작품에는 특이하게 붉은 톤과 대비를 이루는 파란 띠가 그림 하단에 들어가 무게를 잡고 있다. 이 그림을 비롯해 로스코의 대표작들은 크기가 엄청나게 크다. 로스코는 큰 그림이 작은 그림에 비해 더 친밀하고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그림을 그릴 때는 작가가 한 발짝 떨어져서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것 같지만, 큰 그림을 그릴 때는 작가가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감상하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1958년 뉴욕의 미술 대학인 프랫 인스티튜트 강의에서 남긴 말은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작은 그림은 소설과 같고 큰 그림은 드라마와 같아서 관객이 직접 그 그림을 해석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작가가 큰 작품을 작업할 때는 작가의 마음만 캔버스에 빠지는 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캔버스에 더 빠져들 수밖에 없다. 로스코는 페인트칠을 할 때 쓰는 큰 붓을 종종 사용했기 때문에 몸 전체를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그렸다고 한다.
이 작품을 위탁한 사람은 앤 매리언이라는 컬렉터로 소더비 회장이자 수석 경매사이던 존 매리언의 부인이다. 1982년에 50만 달러(5억 2460만 원)도 안 되는 값으로 구입한 작품을 7512만 2500달러(788억 2000만 원)에 팔았으니,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30년 동안 값이 엄청나게 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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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원화 환산 환율은 외환은행에서 제공하는 2014년 1월 1일~6월 30일의 평균환율(고시 회차 최종, 매매 기준 환율)을 따랐습니다.
글
출처
미술품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들을 정리하고 각 작품의 예술사적 가치와 비싸게 거래된 이유들을 소개한다.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내용과 각 작..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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