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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상에서 가
장 비싼 그

수련 연못

다른 표기 언어 Le Bassin aux Nymphéas
요약 테이블
제작시기 1919년
가격 $80,471,000(844억 3000만 원)각주1)
작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
“작업에 푹 빠져 있네.
물과 반사광이 어우러진 이 연못 풍경이 여전히 나를 사로잡고 있지.
나 같은 늙은이가 표현하기에는 힘에 부치는 풍경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내 느낌을 옮겨 보고 싶네.”
-클로드 모네
클로드 모네, 〈수련 연못〉, 캔버스에 유화 / 200×42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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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는 서양 미술사 회화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미술 사조이면서 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친숙하고 인기가 많은 사조다. 인상파 화가들은 그 전까지 그림에서 가장 중시하던 사실적 묘사를 버리고 작가의 주관적 느낌을 강조했다. 특히 햇빛에 따른 색의 변화에 주목했다. 같은 사물이라도 시시각각 색이 바뀌고, 같은 색이라도 캔버스 위에서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한마디로 그들은 색채의 마술사들이었다.

인상파 화가들 중에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 유독 많다. 그중에서도 클로드 모네는 인상파 대표 화가로 내세우기에 가장 적격인 인물이다. 우선 ‘인상파’라는 이름이 그에게서 나왔다. 아직 ‘인상파’라는 말이 없던 시절 프랑스의 미술 평론가 루이 르루아가 인상파 화가들의 첫 전시회를 보고 혹평을 하며 ‘인상주의자들(Impressionists)’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표현은 모네가 1872년에 그린 〈인상, 해돋이〉라는 작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인상파 화가들은 당시 프랑스 미술가 협회가 개최하는 전시이던 살롱 전시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살롱 전시는 보수적인 아카데미 화풍의 그림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네를 비롯해 드가, 고갱, 르누아르, 세잔 등 인상파 화가들은 1874년에 자기들만의 독자적인 전시회를 시작했다. 그들은 1886년까지 12년에 걸쳐 이런 인상파 전시회를 총 여덟 차례 열었다.

그러는 동안 미술계의 조롱과 혹평에 시달리던 인상파 화가들이 점차 세간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마침내 1890년대 무렵에는 살롱에서도 인상파 화풍의 그림들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모네는 르누아르와 함께 비교적 일찍 명성을 얻어 1880년대 초반부터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 죽을 때까지 가난에 시달린 피사로 같은 인상파 작가에 비하면 모네는 행복한 화가였다. 살아생전 인상파와 자신의 작품이 결국 세상의 인정을 받는 것을 목격했고, 그림이 비싸게 팔리면서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워졌다. 인상파 화가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모두 누린 것이다. 또 르누아르는 나중에 인상파 그룹전에서 빠지고, 마네는 인상파의 선구자로 여겨지지만 정작 작가 자신은 인상파라고 생각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모네는 명실공히 인상파의 대표적 화가라 할 수 있다.

‘수련’ 시리즈는 모네가 후기에 집중적으로 그린 작품들로, 작품 수도 많고 인기도 있어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된다. 모네는 1883년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아담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 지베르니로 이사한 뒤 그곳의 자연을 주로 그렸다.

모네는 그림 그리는 것 못지않게 정원을 꾸미는 것도 좋아했다. 자신이 직접 집 앞까지 강물을 끌어다가 연못 정원을 만들어 놓고 관리를 위한 정원사를 두었으며 그곳에서 연못과 수련을 그렸다. 1895년부터 죽을 때까지 수련화를 계속 그려서 수련화 작품만 무려 이백 점을 남겼다.

1912년부터 모네는 이 그림처럼 가로 2미터가 넘는 대형 수련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 크기가 커지면서 스타일도 완전히 바뀌었다. 세밀한 묘사가 돋보이던 초기와는 다르게 대형 수련화를 그릴 때는 거의 추상화에 가까운 붓 터치로 색과 빛에만 중점을 둬서 그렸다. 모네의 대형 수련화는 그 자체로도 추상 표현주의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그의 변화된 스타일은 이후에 등장한 유럽 앵포르멜과 미국 추상 표현주의에도 영향을 주었다.

모네는 수련을 아주 많이 그렸기 때문에 작품들 사이에 질적인 차이가 많이 난다. 습작이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도 꽤 있다. 1926년 모네가 사망했을 때 그의 스튜디오에는 미완성 수련화가 많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가 남긴 수많은 수련화 중에서도 이 〈수련 연못〉은 특별하다. 그림을 완성하고 사인한 뒤 제작 연도까지 적어 넣었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있다. 게다가 이 그림을 완성한 1919년에 모네는 이 그림을 포함해 수련화 네 점을 시리즈로 그려서 각각의 작품에 사인을 하고 제작 연도를 적어 한 묶음으로 파리의 베르냉-죈 갤러리에 팔았다. 그 네 점 중 한 점은 지금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있다.

이 그림은 미국의 유명한 사업가이자 컬렉터인 어윈 밀러 회장의 손에 있었는데 그가 죽고 그의 아내까지 죽은 뒤 경매에 나왔다. 이런 소장 기록이 있기에 이 그림은 추정가(1800만~2400만 파운드, 371억~495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4092만 파운드(844억 3000만 원)에 낙찰될 수 있었다.

살롱 전시
국가가 주최하고 공인하는 권위 있는 전시로, 1725년부터 파리에서 열렸다. 처음에는 격년으로 열리다가 연례 전시로 바뀌었고 다시 격년으로 열렸다. 심사 위원이 인정한 작품을 공개적으로 전시했다. 전시되는 작품은 주로 신화, 역사, 이상적인 여인 누드 등 유럽의 전통과 역사를 소재로 한 것이었다. 그리는 방법도 고전적인 그림의 규칙에 맞는 아카데미 화풍의 작품이었다. 당시 이 전시에 작품이 걸리는 작가는 공인된 작가였던 만큼 살롱 전시는 파리는 물론 유럽 전역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강했다. 특히 1748년에서 1890년 사이에 가장 파워가 컸다. 워낙 유명한 행사라서 바닥부터 천장까지 빽빽하게 그림이 걸린 전시 풍경 자체를 그린 화가도 많았다.

하지만 변화하는 세상을 읽지 못하고 고리타분하게 과거의 공식에 맞는 아카데미 화풍 그림만을 인정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 19세기 후반부터 살롱의 대안이 되는 전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1863년부터는 살롱에서 낙선한 그림을 모은 ‘살롱 데 레퓨제(Salon des Refusés)’ 전시를 국가가 공식적으로 열었다. 또 인상파 화가들은 1874~1886년 사이 8회에 걸쳐 따로 자기들만의 전시를 했고, 1884년에는 독립 미술가 협회가 ‘독립 전시’라는 뜻의 ‘살롱 데 쟁데팡당(Salon des Indéqendants)’을 시작했다. 1903년에는 살롱이 너무 관료적이라는 생각을 가진 미술 작가들을 주축으로 ‘가을에 하는 살롱 전시’라는 뜻을 가진 ‘살롱 도톤(Salon d’Automne)’이라는 전시가 시작되었다. ‘살롱 도톤’에서는 인상파 화가들 작품은 물론 세잔, 마티스, 고갱, 피카비아, 레제, 모딜리아니 등 20세기 아방가르드 화가들의 작품을 대거 선보이기 시작했다. 살롱 도톤은 1944년 피카소에게 전시실을 따로 마련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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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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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William N. Eisendrath, ‘Water Lilies by Claude Monet’, The Bulletin of the City Art Museum of St. Louis, Vol. 42, No. 2, 1957, pp.18-19
  • ・ Henry S. Francis, ‘Claude Monet Water Lilies’, The Bulletin of the Cleveland Museum of Art, Vol. 47, No. 8, 1960, pp.195-196

이규현 집필자 소개

미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미술 시장에 대한 현장 경험을 동시에 갖춘 미술 전문가. 《조선일보》 미술 담당 기자를 거쳐 아트 마케팅 회사인 이앤아트를 설립하여 미술 전시 기획과 홍보, 아트 마케..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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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 저자이규현 | cp명알프레드 도서 소개

미술품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들을 정리하고 각 작품의 예술사적 가치와 비싸게 거래된 이유들을 소개한다.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내용과 각 작..펼쳐보기

전체목차
1.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위부터 100위까지! (2014년 기준) 1위. 폴 세잔,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2위. 파블로 피카소, 〈꿈〉 3위. 프랜시스 베이컨, 〈루치안 프로이트 초상 습작 삼부작〉 4위. 잭슨 폴록, 〈넘버 5〉 5위. 윌렘 드 쿠닝, 〈여인 3〉 6위. 구스타프 클림트,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I〉 7위. 에드바르 뭉크, 〈절규〉 8위. 재스퍼 존스, 〈깃발〉 9위. 파블로 피카소, 〈누드와 푸른 잎사귀와 흉상〉 10위. 앤디 워홀, 〈실버 카 크래시(이중 참사)〉 11위. 파블로 피카소, 〈파이프를 든 소년〉 12위. 알베르토 자코메티, 〈걷는 남자 I〉 13위. 앤디 워홀, 〈여덟 개의 엘비스〉 14위. 파블로 피카소, 〈고양이와 있는 도라 마르〉 15위. 구스타프 클림트,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II〉 16위. 마크 로스코, 〈오렌지, 레드, 옐로〉 17위. 프랜시스 베이컨, 〈삼부작〉 18위. 바넷 뉴먼, 〈블랙 파이어 I〉 19위. 빈센트 반 고흐, 〈가셰 의사의 초상〉 20위. 프랜시스 베이컨, 〈존 에드워즈 초상 습작 삼부작〉 21위. 클로드 모네, 〈수련 연못〉 22위. 재스퍼 존스, 〈부정 출발〉 23위. 앤디 워홀, 〈청록색 매릴린〉 24위. 파블로 피카소, 〈비둘기를 안고 있는 아이〉 25위. 티치아노 베첼리오, 〈디아나와 악타이온〉 26위.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물랭 드 라 갈레트〉 27위. 페테르 파울 루벤스, 〈유아 대학살〉 28위. 마크 로스코, 〈넘버 1(로열 레드와 블루)〉 29위. 마크 로스코, 〈화이트 센터〉 30위. 앤디 워홀, 〈그린 카 크래시(녹색의 불타는 자동차 I)〉 31위. 한스 홀바인, 〈다름슈타트의 성모(마이어 가족과 함께 있는 성모)〉 32위. 빈센트 반 고흐, 〈턱수염이 없는 자화상〉 33위. 티치아노 베첼리오, 〈디아나와 칼리스토〉 34위. 티치아노 베첼리오, 〈알폰소 다발로스 후작의 초상〉 35위. 치바이스, 〈송백고립도 전서사언련〉 36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침대 의자에 앉아 있는 누드(아름다운 로마의 여인)〉 37위. 토머스 에이킨스, 〈그로스 박사의 임상 수업〉 38위. 마크 로스코, 〈무제〉 39위. 왕몽, 〈치천이거도〉 40위. 프랜시스 베이컨, 〈말하고 있는 조지 다이어의 초상〉 41위. 윌렘 드 쿠닝, 〈가제트 형사〉 42위. 앤디 워홀, 〈그녀의 남자들〉 43위. 앤디 워홀, 〈인종 폭동〉 44위. 클리퍼드 스틸, 〈1949-A-넘버 1(PH-89)〉 45위. 폴 세잔, 〈커튼, 주전자, 그리고 과일 그릇〉 46위. 카지미르 말레비치, 〈절대주의 구성 회화〉 47위. 제프 쿤스, 〈풍선 개(오렌지색)〉 48위. 잭슨 폴록, 〈넘버 19〉 49위. 빈센트 반 고흐, 〈조제프 룰랭의 초상〉 50위. 앤디 워홀, 〈코카콜라(3)〉 51위. 빈센트 반 고흐,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52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꽃 모자를 쓴 여인〉 53위. 파블로 피카소, 〈팔짱을 끼고 있는 여인〉 54위. 빈센트 반 고흐, 〈붓꽃〉 55위. 알베르토 자코메티, 〈크고 좁은 두상〉 56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두상〉 57위. 프랜시스 베이컨, 〈이노센트 10세 습작〉 58위. 프랜시스 베이컨, 〈삼부작〉 59위. 파블로 피카소, 〈피에레트의 결혼〉 60위. 파블로 피카소, 〈앙헬 페르난데스 데 소토의 초상〉 61위. 마크 로스코, 〈넘버 15〉 62위. 파블로 피카소, 〈정원에 앉아 있는 젊은 여인〉 63위. 장-미셸 바스키아, 〈더스트헤즈〉 64위. 앙리 마티스, 〈후면 누드 4〉 65위. 라파엘로 산치오, 〈젊은 사도의 두상〉 66위. 파블로 피카소, 〈요, 피카소〉 67위. 빈센트 반 고흐, 〈밀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촌부〉 68위. 렘브란트 하르먼스 판 레인, 〈양손을 허리에 대고 있는 남자〉 69위. 라파엘로 산치오, 〈뮤즈〉 70위. 마크 로스코, 〈넘버 11〉 71위. 리커란, 〈만산홍편〉 72위. 앙리 마티스, 〈뻐꾸기, 푸른색과 분홍색의 카펫〉 73위. 프랜시스 베이컨, 〈투우 습작 1번 두 번째 버전〉 74위.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근대 로마:캄포 바치노〉 75위. 파블로 피카소, 〈검은 팔걸이의자에 누워 있는 누드〉 76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잠자는 여인〉 77위. 프랜시스 베이컨, 〈거울에 비친 글 쓰는 형상〉 78위. 파블로 피카소, 〈창가에 앉아 있는 여인〉 79위. 바넷 뉴먼, 〈원먼트 6〉 80위. 앤디 워홀, 〈1달러 지폐 200장〉 81위. 클로드 모네, 〈수련〉 82위. 앤디 워홀, 〈자유의 여신상〉 83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방이 다 보이는데!···아무도 없어!〉 84위. 프란체스코 과르디, 〈베네치아:카르본 거리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리알토 다리〉 85위. 프랜시스 베이컨, 〈자화상〉 86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아···알았어···〉 87위. 구스타프 클림트, 〈카소네의 교회(사이프러스가 있는 풍경)〉 88위. 쉬베이훙, 〈세상이 평화로워 농사가 즐겁다〉 89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모자를 쓴 잔 에뷔테른〉 90위. 폴 세잔, 〈사과〉 91위. 파블로 피카소, 〈튤립이 있는 정물화〉 92위. 클로드 모네, 〈아르장퇴유의 철도교〉 93위. 앤디 워홀, 〈흰색 매릴린〉 94위. 파블로 피카소, 〈라팽 아질에서〉 95위. 파블로 피카소, 〈책 읽는 여인〉 96위. 빈센트 반 고흐, 〈꽃병에 꽂힌 해바라기 열다섯 송이〉 97위. 에드워드 호퍼, 〈위호켄의 동풍〉 98위. 구스타프 클림트, 〈아테제 호숫가의 리츨베르크〉 99위. 잭슨 폴록, 〈넘버 4〉 100위. 프란츠 클라인,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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