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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독과 랩독

2024-06-19 10:07

조회수 :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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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우이천 인근 벚꽃길에서 강아지가 봄날씨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워치독, 랩독, 가드독은 이미 언론학계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로 순서대로 풀이를 하면 정치와 자본 권력을 감시하는 '감시견', 권력자에게 귀여움을 받는 '애완견', 이미 권력자와 분리가 되지 않은 상태의 '경비견'으로 불립니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에서 이 단어가 쓰이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발단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4일 검찰의 '대북 송금' 의혹 추가 기소와 관련한 발언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는 "동일한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전혀 다른 판단을 해 상반된 결론이 났는데도 왜 이런 점에 대해 언론들은 한 번도 지적하지 않냐"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열심히 받아서 왜곡·조작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에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가 공동성명을 내고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망언을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려 7년 전 JTBC 뉴스에서 손석희 앵커가 언급한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대다수의 언론을 향한 말이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어필하면서 "전체 언론에 대한 근거 없고 부당한 비판인양 변질시킨 것도 매우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린 언론계를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언론인이 진정 약자 편에서 서고,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감시하는 도구로 사용돼 왔는지를. 그렇다면 권력의 정점의 선 대통령과 함께한 만찬 자리에서는 왜 웃음만 보이고, 국민들이 답답해하는 현안에 대한 질문은 없었는지. 유독 제1야당 대표를 향한 날 선 비판만 있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얼마 전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한 후배 기자를 만났습니다. 그는 푸념 섞인 말로 취임 3년 차에 기자회견을 단 두 번만 한 대통령을 향해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또 지난달 있었던 이른바 '김치찌개 만찬장' 분위기도 전했는데요. 당시 어떤 질문을 하려고 해도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만찬자리니 질문보단 즐거운 마무리를 부탁한다며 은은한 통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언론도 이후 상황을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모 언론사는 "우리가 소시오패스는 아니지 않나. 잔칫집 가서 국수를 내주는데 엎기가…"란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렇듯 언론은 권력의 감시보단 힘이 더 쎈 사람 앞에서 더 말을 못 하는 이른바 강자 앞에서 약하고 약자 앞에서 강해지는 '강약약강'의 모습이 아닌가. 성찰하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내년부터 해외연수 선발인원을 늘리고 해외중기·단기 연수를 신설하는 등 언론인 해외연수사업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만찬 장에서 언론인의 해외연수 인원을 세 자릿수로 늘리겠다는 발언 후 나온 계획이라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반성합니다. '기레기'란 단어에 발끈하기보다 내가 쓴 글에 얼마나 많은 고뇌와 성찰이 담겨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합니다. 
 
이진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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